얼마 전 합성동에서 있었던 일 입니다. 볼 일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버스를 탔습니다. 입구에서 마이비 카드를 찍고 안쪽으로 걸어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버스 안이 소란스러웠습니다. 여자의 비명소리가 들렸습니다. 더 이상 안 쪽으로 들어가는 것을 포기하고 무슨 일인가 싶어 버스 안을 살폈습니다.

어떤 남자가 자리에 앉아있는 여자 승객을 막 덮치려고 하자 여자 승객이 고함을 지르고 옆에 있던 다른 남자 승객들이 남자를 뜯어 말리는 광경이 눈 앞에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소동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남자는 말리는 다른 손님들에게 달려들면서 고함을 질렀습니다. 보아하니 남자는 술에 취해 인사불성 지경이었습니다. 

손님들이 기사 아저씨에게 경찰에게 연락을 하라고 했습니다. 기사 아저씨는 경찰에 전화를 했습니다. 신고를 해놓고 제법 시간이 흘렀는데도 경찰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급한 손님들은 중간에서 내리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뒤쪽에 있던 여자 승객들은 앞쪽으로 이동을 하고 술에 취한 남자는 바닥에 주저앉아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습니다.

 
카메라를 꺼내서 사진을 찍기가 뭐해서 휴대폰으로 대충 찍었습니다.
경찰을 기다리다 쓰러져 있는 취객의 모습이 멀리서 보입니다


또 한참 시간이 흘렀습니다. 바쁜데 차가 출발하지도 못하게 왜 경찰이 오지 않느냐고 재촉을 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흘러 나왔습니다. 그 와중에 나이가 좀 드신 남자 분이 앞으로 나와서 일장연설을 했습니다. 자기도 술을 마셔봐서 아는데 좀 이해를 해 달라는 것 입니다.

그러면서 다음에는 이런 일이 생기면 절대 경찰에 연락을 하지 말고 바로 차에서 끌어내려 놓으면 된다고 그럽니다. 여기까지 들었을 때 저는 시간이 지체되면 손님들이 불편할까봐 그런 이야기를 하는 줄 알았습니다 .

그런데 듣고 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경찰에 연락을 하면 경범죄로 몇십 만원의 벌금을 물게 되는데 괜히 신고를 해서 아깝게 벌금을 왜 물게 하느냐고 술을 마시다 보면 이럴 수도 있지 않느냐고 그럽니다.


제가 술을 마시지 않기 때문에 잘 모르겠지만^^ 술을 마신다고 해서 다 그런 건 아니라고 봅니다. 자신이 술을 즐겨 마신다고 해서 취객의 잘못한 행동까지 그런 식으로 두둔하는건 아무 짝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건데 말입니다. 

아무튼 15분이 지나 20분이 가까워 올 즈음에 경찰 아저씨가 도착을 했습니다. 경찰이 도착을 했을 때는 고함을 지르던 취객도 지쳤는지 바닥에 쓰러져 누워 있었습니다. 취객을 차에서 내려놓고 피해자가 없는지 조사를 했습니다.

승객들은 빨리 출발했으면 싶은 마음에 피해는 없으니 빨리 출발이나 하자며 재촉을 했습니다.
경찰과 취객이 내리고 난 후 밖을 내다보니 경찰이 취객을 향해 "아저씨 자꾸 이러면 어떻게 합니까 한 두번도 아니고" 그럽니다.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고 상습범으로 이미 경찰 아저씨도 알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날 취객 한사람 때문에 손님들이 지체한 시간이며 겪은 소동이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술이 취하면 그럴 수도 있지 않느냐며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그런 생각이 자꾸 이런 일을 반복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고보면 우리 사회는 참 술에 관대한 것 같습니다.

 

 

Posted by 달그리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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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크리스탈 2011.02.13 02: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해자가 없고 초범이면 훈방조치할껄요....
    하지만 한번은 벌금을 내야 버릇을 고치지 않을까요...

    울집 남편 음주운전 한번 걸리더니 그 뒤로는 술먹으면 차 버려요... ㅎㅎㅎ

  2. 정부권 2011.02.13 20: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취객을 위해서도.... 일벌백계로 다스리는 게 옳을 듯.
    훈방하면 다음에 또 그럴 걸요. 별거 아니네, 이러면서 말이죠.
    오히려 자기가 벌인 범죄행각을 자랑삼아 떠들어대겠죠.
    저도 남자라 남자들 심리를 대충은 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