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잠시 바람을 쐬러 목포에 갔습니다. 옛날 같았으면 창원에서 목포까지라면 '잠시 바람을 쐬러'가 아니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게 더 적합하겠지만 요즘은 워낙 길이 좋아 그리 말하기도 좀 뭐합니다.
목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유달산입니다. 한쪽으로는 바다가 보이고 또 한쪽으로는 시가지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유달산을 바지런히 오르며, 도심 한가운데 이렇게 아름다운 산을 가지고 있는 목포 사람들은 참 복도 많다 싶어 부러웠습니다. 유달산 입구에 서 있는 이상한 동상을 발견한 것은 산을 둘러보고 내려오는 길에서였습니다. '어 저게 뭐지?' 싶어서 가까이에 가서 자세히 봤습니다.
뒤에서 본 동상의 모습입니다. 이때만 해도 좀 이상한 폼이다 저는 그리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옆에 있는 사람이 꼭 성추행하는 장면 같잖아~ 그러면서 웃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그런 것도 같았습니다.
앞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서 보니 이런 모습이었습니다. 앞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막 웃어댔습니다. 쪼맨한 것들이 완전 무아지경이구만~ 여자애 표정으로 보아하니 성추행은 아니고~ 그런 이야기가 오고 갔습니다.
사진에 제대로 담기진 않았지만 자세히 보니 두 어린이의 표정이 더 야릇했습니다. 남자 아이는 좀 음흉해 보이고 여자애는 해벌쭉 웃고 있습니다.
두 어린이 상을 조금 멀리서 찍어봤습니다. 아무리 봐도 참 난해한 폼입니다. 그 옆에는 어린이 헌장탑이 있습니다. 참 부조화스러워 보였습니다.
가까이 가서 읽어보니 도대체 무슨 뜻인지도 모를 글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전 시교육위원 이돈채라는 사람이 세웠다는 비석글은 아이들 모습만큼이나 난해합니다. 처음에는 엄마 아빠 사랑해요 하면서 아이들 말투로 시작했다가 끝에 가서는 세계속의 내고향 목표의 아침이여~라며 근엄한 어른의 말로 끝이 납니다.
유달산하면 전국적으로 유명한 산입니다. 그래서 관광객들도 끊이질 않습니다. 담긴 뜻이 뭐 그리 큰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들 모습을 두고 짓궂은 상상을 하게 하는 동상을 꼭 이렇게 두어야 하는지~~쩝쩝!! 목포시 교육청에서 이 글을 보고 어찌 했으면 좋으련만... 글쎄요 제가 경상도 사람이라서 계속 뭐라 하기도 그렇고 아무튼 좀 거시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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