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같은 일이 현실에서 일어났습니다. 천만이 넘는 관객들이 해운대라는 영화를 보면서 그야말로 영화속의 이야기로만 여겼을 겁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일은 아니지만 지척에 있는 일본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 사람들의 충격은 더 컸습니다.
불바다가 된 일본의 쓰나미 현장 모습입니다 |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는 절박한 순간에 한류 열풍을 걱정하던 MBC가 많은 원성을 샀습니다. 구경 중에 가장 재밌는 것이 강 건너 불구경이라는 말이 있듯이 자신의 일이 아닌 것에 무심한 건 인간의 심리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아무리 그렇기로서니 이번 일을 대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이들이 적은 글을 옮겨 보면 이렇습니다.
나는 일본의 지진에 대해 정말 아주 아주 잘 되었다고 생각을 많이 한다.
개들은 너무 잘 살고 너무 나댄다.
그래서 한번쯤은 엄청난 피해를 입어줘야 된다.
내가 일본을 싫어하는 이유는 옛날에 우리나라에게 엄청난 고통과 시련을 주었고
축구 경기(아시안 게임)때도 플래이를 더럽게 해서 내가 너무 싫어한다.
또 다른 글을 옮겨 보겠습니다.
일본이 지진이 났던 것에 대해 나의 심정이 잘됐다 꼬시다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아빠와 나는 기분이 좋았다.
지진을 보니 8.8강도인데 조금 약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쎄게 오면 기분이 더 좋았을 것 같다.
일본이 지진이 나고 일본이 멸망을 하면 기분은 좋지만
일본이 우리나라를 가로 막고 있어서 우리나라가 지진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일본이 남아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이런 생각을 하는 아이들은 다 옮기지 않았지만 많았습니다. 글을 보면서 저는 그냥 말문이 막혔습니다. 뿌리 깊은 반일 감정이 아이들 생각을 그렇게 만든 거라면 할 말은 없지만 사람의 목숨 앞에서 조차 이 정도로 삭막한 생각을 가진 아이들이 저는 무서웠습니다.
자연의 위력이 어쩌고 자연 보호가 저쩌고 그런 이야기 따위는 일체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이야기들이 구차하게 느껴졌지 때문입니다. 제가 한 이야기는 지극히 간단했습니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는데 일본이나 중국 사람들이 한국 사람들은 다 죽어야 해~ 아 기분좋다 꼬시다~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면 마음이 어떻겠냐고 물었습니다.
세상에 널려있는 수백 수천가지의 불행은 어떤 사람에게는 오고 어떤 사람에게는 오지 않고 그런 법이 없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이 아무 말도 못했습니다. 내가 다른 사람들의 아픔을 위로할 줄 알아야 내 아픔에도 다른 사람의 공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일본에 대한 우리나라의 역사적인 감정이 어떻고 이런 말도 지금 이런 상황에서는 별로 어울리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는 미덕이 뭔지를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더 많이 보여주어야할 것 같습니다. 보여주지는 못할 망정 아이들의 이런 삐뚤어진 마음이 어른 탓이 아니길 바랄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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