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총선을 앞두고 후보들과 블로거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창원 '을' 후보 간담회를 하고나서 당리당략과 개인 감정에 얼키고 설켜있는 진보정당을 비판하는 글을 썼고, 이번 창원 '갑' 간담회 후기 글에서도 문성현 후보의 학벌주의에 대해서 강도 높게 비판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블로그에 올린 간담회 후기 글을 읽으신 분들이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참 쎄다~ 어떻게 그렇게 심한 글을 쓸 수 있느냐~ 그러면 상대방한테 욕을 먹지 않겠느냐~ 당사자들이 기분 나빠 하겠다~ " 등등의 말을 들어야 했습니다.  

생각을 해보니 비판의 대상이 되었던 후보들 속이 좀 쓰렸을지도 모르겠다 싶습니다. 하지만 그런 글을 썼던 것은 특별하게 무슨 의도나 개인 감정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더군다나 제가 정말 힘이 쎄서 그런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간담회를 하면서 든 생각과 느낌을 있는 그대로 옮겨 적었을 따름입니다.

창원 '을' 간담회 후보들 모습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도 있지만 사람이라면 원래 생겨먹기를 비판보다는 칭찬을 더 좋아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다보니 뒷담화는 잘 하지만 상대방을 두고 직접 잘못을 지적하는 일은 되도록 꺼리게 됩니다. 가만 있으면 본전은 하는데 나서서 손해 볼 일을 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블로거 간담회 후기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후보들의 장점을 부각시키는 글을 쓰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좋은 글을 쓰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블로거 간담회를 하면서 좋은 이야기만 계속 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나름 그런 고민을 해봤습니다.

세상 모든 이치가 그렇듯이 어느 한 쪽은 완벽하게 좋고 어느 한 쪽은 완벽하게 나쁜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칭찬 속에도 가시는 있고 비판 속에도 애정은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칭찬이든 비판이든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만들어 나가느냐 하는 개인의 역량 문제인데, 받아들이는 이에 따라 독도 될 수 있고 약도 될 수 있다면 큰 틀에서 칭찬이든 비판이든 서로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또 한편으로 비판 글을 쓰는 바탕에는 국회의원을 꿈꾸는 사람 정도라면
단 소리 한 마디에 즐거워하고 쓴 소리 한 마디에 기분 나빠할 정도의 깜냥은 아닐 것이며, 그 정도의 배포는 물론이고 비난과 비판을 구분할 정도는 충분히 될 것이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니라 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요.
 

그보다는 다른 의견에 대한 해명이 더 많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진보 진영 후보를 비판하면 결국 보수 정당 쪽은 손 안대고 코 푸는 꼴이 아니냐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블로거 간담회에 나와서 대책없이 비판을 당하게 되면 간담회를 안하는 것보다 못하지 않냐는 이야기를 합니다.

우리 사회는 지금 진보와 보수에 대한 인식이 조금 왜곡되어 있습니다. 진보는 좋은 것 보수는 나쁜 것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만약 지금과 같은 분위기에서 새누리당 후보를 강력하게 비판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쎄다 너무한 것 아니냐 이런 이야기는 쉽게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명박 욕만 하면 다 진보라는 우스개소리가 나올 정도로 몇 년 동안 잘못된 보수 세력에 치이다 보니 그런 생각들이 더 고착화된 면이 많습니다.

창원 '갑 ' 간담회 후보들 모습

정권교체라는 과제를 앞에 두고 다른 것을 돌아볼 겨를이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져 있습니다. 그런 분위기가 야권연대라는 기형적인 형태로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원칙적으로잘못 돌아가는 것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그 주체가 '닥치고 진보'여야 한다는 것에는 선뜻 동의할 수 없는 일입니다.

어떤 분이 블로거들이 너무 비판적이라면서 이런 이야기를 덧붙였습니다. "진보의 단점을 비판하기보다는 장점을 부각시키는 것이 지금 이 분위기에서는 더 맞지 않느냐?" 그 말에 담긴 절박함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진보라고 다 옳기만 할까요? 보수가 가지고 있는 문제나 한계 만큼 진보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저기서 야권 연대 혹은 단일 후보 경선이 삐그덕거리는 것을 보더라도 어렵지 않게 짐작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사람들은 진보에게 지지를 보내면서도 한편으로 진보를 바라보는 심기가 한없이 불편한 것입니다.

우선 급하다고 비판이나 성찰없이 오직 정권 교체에만 매달린다면 그래서 그들이 정권을 잡았을 때 모든 것이 바라는대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문제는 문제를 낳고 그러면서 결국 잘못된 역사는 반복될 수밖에 없을테니까요.

블로거 간담회를 통해서 하고자 하는 것은 어느 한 편에 서는 것이 아니라 보수든 진보든 바로 보고 제대로 평가하도록 유권자들에 좀 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생각에 천착하면 스스로를 돌아보고 객관적인 판단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잘한다~ 좋다~ 그런 칭찬 못지않게 비판도 성장을 위해서 필요한 것입니다.

앞으로 총선 때까지 간담회가 이어질 것입니다. 그때마다 후보들이 내세우는 비슷비슷한 공약을 소개하고 칭찬만 한다면 유권자들은 흥미를 잃고 간담회는 힘을 잃게 될 것입니다. 비난이나 비방이 아니라 정당한 비판을 통해서 유권자들이 제대로 판단하고 후보들은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가 된다면 간담회는 충분히 의미가 있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Posted by 달그리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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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선비(sunbee) 2012.03.04 13: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침의 이슬도 벌이 먹으면 꿀이 되고 독사가 먹으면 독이 되듯,
    비판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꿀로 만드는 사람, 독으로 만드는 사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