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방학이라 서울이나 다른 지역에서 내려온 대학생들과 어울릴 기회가 있었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이야기를 두루 하면서 분위기가 무르익자 한 학생이 대뜸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요즘 대학생들 참 무식합니다." 그러자 옆에 있던 학생이 그 말에 공감한다며 맞장구를 쳤습니다.  

자신들을 두고 스스로 무식하다고 하는 대학생들은 절대 무식하지 않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식할수록 자신이 무식한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을 하니까요. "요즘 대학생들 참 무식합니다"라는 말을 곱씹어보며 지난 달 25일 부산 민주공원에서 천정배 의원과 블로거 간담회를 했던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20대 국회의원을 꿈꾸다.

천정배 의원은 누구보다 정권교체에 대한 희망이 컸습니다. MB 정권을 독점 탐욕 세력이라 규정하고 반드시 몰아내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물론 의욕만으로 정권교체가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정권교체를 할 수 있을만큼의 힘이 만들어져야 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당위가 있어야 합니다.


사람들은 솔직히 민주당의 정체성에 대해서 반신반의하는 심정이 큽니다. 그동안 민주당이 보여주었던 구태의연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과연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당으로 환골탈태할 수 있을까에 대한 미심쩍음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천정배 의원에 따르면 그런 시선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지난해부터 민주당은 당개혁특위를 만들어 당 개혁에 몰두를 해 왔다고 했습니다. 구체적인 개혁안의 면면을 살펴보면 민주당의 고민과 노력의 흔적을 나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20대 국회의원을 만들어보겠다는 내용이 개혁안 중에서 전국구 개혁안에 들어 있습니다.



똑똑한 바보 그 이름은 20대.

20대 국회의원 만들기와 "요즘 대학생들 참 무식합니다" 하는 말을 겹쳐서 생각을 해봤습니다. 이 두 가지의 말 속에는 묘한 아이러니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요즘 대학생들 참 똑똑합니다. 외국물을 먹는다는 것은 예전에는 특별하지 않으면 언감생신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유학을 다녀온 학생들을 두고 소위 엘리트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대학생들은 당연한 코스처럼 교환학생이다 연수다 하며 외국을 다녀옵니다.

허리띠 졸라매 가며 부모들이 사교육에 투자한 양으로 보더라도 요즘 학생들 공부 엄청 많이 합니다. 지적인 측면으로 보자면 국회의원을 하기에 손색이 없을 정도로 충분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한편으로 요즘 대학생 참 무식하다는 말에 공감을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갈고 닦는 목적이 아주 분명합니다. 오로지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만 배우고 익힙니다. 그러다 보니 두루 배우고 고루 경험하지 못한 탓에 세상물정을 이해하는 힘이 약합니다.

좀 나을 거라고 생각되는 이른바 명문대학에 다니는 학생들도 그런 면에서 보자면 무식하기는 매한가지라고 합니다. 경영학과에 다니는 학생이 지금 현재 일어나고 있는 경제 문제에 대해 모르거나 아예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습니다. 교대생들이 교육 문제에 무심한 것도 마찬가지라고 했습니다. 이처럼 젊은이들의 사회 무관심은 우리가 짐작하는 이상으로 정도가 심각합니다.

20대는 가해자이자 피해자다.

우리나라 20대를 두고 흔히들 정치 무관심의 세대라고도 합니다. 그리고 요즘 유행하는 말로 3포 세대라고도 합니다. 연애와 결혼과 출산을 포기한 세대를 그렇게 칭한다고 합니다. 정치 무관심의 세대라는 말 속에서는 20대가 사회에 대한 가해자라는 느낌이 묻어나고 3포 세대라는 말 속에는 사회로부터의 피해자라는 느낌이 묻어납니다.

요즘 대학생들이 세상살이에 무식한 이유를 정형화된 모범생을 원하는 사회 구조에 원인을 두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런 구조 속에서 학생들이 점점 무심해지고 무식해진다는 이야기를 학생들 스스로 했습니다. 무심함이 무능한 사회를 만들고 무능한 사회가 20대를 무기력하게 만든다는 측면에서 보자면 20대의 무관심 속에는 사회와 개인의 책임이 묘하게 얽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블로거 간담회를 하고 있는 천정배 민주당 최고위원


20대 이제는 그들이 바뀌어야 한다.

이러고 저러고 그 책임을 따지기 이전에 이제 20대는 변해야 합니다. 그래야 자신들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대해서 등을 돌리면서 한편으로 자신을 그렇게 만든 책임을 사회에 돌리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며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그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한 때 20대는 사회 개혁의 주도적인 역활을 했습니다. 386세대라면 누구나 그런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이만큼 사회가 변할 수 있었던 것도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불의에 맞섰던 젊은이들의 열정과 희생이 한 몫을 했습니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그런 의지와 용기가 세상을 바꾸는 밑거름이 됩니다. 이제는 젊은 세대에서 그런 열정을 찾기가 어려운 시대가 돼버린 것 같습니다.

3포 세대의 절망에 대한 출구를 찾아야 하는 것은 그들입니다. 그들을 위해서 예전 같았으면 꿈도 꾸지 못했을 20대 국회의원 만들기를 정치권에서 나서서 멍석을 깔 모양입니다. 무관심하고 무기력한 20대 30대를 위해 민주당에서 내놓은 젊은 국회의원 만들기에 대해서 사람들은 어떤 기대를 할지 궁금합니다. 누구보다 당사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잘 써먹었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달그리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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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윤기 2011.08.12 15: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대 국회의원? 젊은층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2. 투쟁 2013.08.27 21: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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