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사연이 있길래 이렇게 저 홀로 피어 있을까요...
아침에 눈을 떠 보니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이 비가 그치면~
가을 늦더위에 발목이 잡혀 서성거리고 있던 겨울이 성큼 다가오겠지요.
2011년 11월 18일,
그리고 연분홍빛 진달래꽃 한송이...
왠지 그닥 어울리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뜬금없이 무슨 진달래꽃이냐구요?
인터넷에서 퍼온 이미지 사진도 아니구요,
지난 봄에 찍어 두었던 사진도 아닙니다.
어제 친구랑 창녕 관룡사에서 용선대에 오르는 길가에 오롯이 피어 있었습니다.
햇살 가득한 봄 날 무리지어 조잘거리듯이 피어있는 진달래를 보면~
마음이 절로 화사해집니다.
겨울 문턱에서 저 홀로 피어있는 진달래꽃을 바라보는 마음도 그랬을까요?
가까이 다가가서 연분홍 꽃잎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자니~
마음 한 구석으로 애잔함이 생겨났습니다.
왠지 모를 슬픔같은 것도 느껴졌습니다.
살다보면 그런 마음과 종종 부대끼게 됩니다.
저 사람은 저래서 싫고 이 사람은 이래서 불편하고,
저 사람은 저게 문제고, 이 사람은 이래서 잘못되었고,
아~ 세상에 내 마음 같은 사람이 없어...
그러면서 마음의 문을 걸어 잠궈 본 적은 없는지요.
진달래꽃이 무리 지어 피어있었다면 어땠을까?
함께 갔던 친구와 환경파괴가 어떻고 이상기후가 어떻고~
아마도 그렇게 이야기를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달랑 한송이로 피어있는 철 잃은 진달래꽃을 보면서~
그 친구도 저도 아무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말없이 꽃잎을 들여다 봤을 뿐입니다.
세상에 내 마음 같은 이가 없어도
내 마음을 알아주는 이가 드물어도
때로는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아도 혼자는 행복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밤새 내린 비를 맞고 꽃잎이 떨어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내년 봄에 꽃무리 속에 재잘재잘 외롭지 않게 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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