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그런 사람이 있듯이 저에게도 참 고마운 분이 있습니다. 얼마 후면 그 분 생일이 다가옵니다. 무슨 선물을 할까 곰곰이 생각을 해봤습니다. 받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현금이 가장 좋고 그 다음이 상품권이라고 하더라구요. 문화상품권 같은 것도 무난하구요. 사실은 저도 현찰이 가장 좋긴 합니다.^^
고민 끝에 결정을 했습니다. 손수 목도리를 짜서 선물을 하기로~뭐니 뭐니 해도 선물은 정성이 최고 아니겠습니까! 그래도 현찰이 좋다고 우기시는 분들도 있으시겠지만서도요. 동네 뜨개질집에 실을 사러 갔습니다. 이리저리 골라봐도 색깔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이왕 하는 거 삐까번쩍 한번 멋있게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일부러 시간을 내서 부림시장에 있는 큰 뜨개질집으로 갔습니다.
역시나 실이 많았습니다. 이것 저것 한참을 골랐습니다. 비슷비슷한 것 같지만 느낌이 조금씩 다르니까요. 한참만에 드디어 실을 골랐습니다. 너무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색깔이었는데 무척 흡족했습니다. 돈을 계산하고 밖으로 나오는데 유리창에 이런 글들이 붙어 있었습니다. 주인님이 손재주도 훌륭하지만 센스도 약간 아니었습니다. 재미있어서 올려봅니다.
사장님의 센스가 유행에도 아주 민감합니다. |
시적 감각도 아주 훌륭합니다. |
뜨게 보감 안에 우리네 인생이 몽땅 다 녹아들어 있습니다. |
실을 사들고 온 그날 하루 날밤을 꼬박 세웠습니다. 이틀쯤에 거의 완성을 했습니다. 팔, 다리, 허리, 어깨 등 온 몸이 쑤셨지만 흐뭇했습니다. 뜨개질집 사장님이 뜨개질이 여자한테 참 좋은데 말하기가 그렇다는 건 제 생각이지만 완전 뻥입니다. 뜨개질 오래하면 골병듭니다.
그건 그렇고 야심차게 정성을 뜸뿍 담아 준비하려고 했던 목도리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결론적으로 말을 하자면 그런 보람도 없이 목도리는 쓰레기통 신세가 되었습니다. 다 뜨고 보니까 실이 너무 뻣뻣해서 목에 두르니 마치 깁스를 한 것 같았거든요.
결정적인 실수를 한 것이 실 색깔을 선택하는데 너무 공을 들인 나머지 실 질을 등한시 했던 거지요. 뒤늦게 살펴보니 실은 메이드 인 루마니아였습니다. 그래도 실은 메이드 인 코리아가 좋은디 말입니다.
다시 뜨기를 포기했습니다. 백화점에 쌓여있는 물건 중에 하나를 정성껏~ 고를 참입니다. 아무리 선물은 정성이기로서니 폼도 좀 나야 되지않겠습니까~요^^ 완성품을 자랑스럽게 블로그에 올리려고 했는데 대신에 뜨개질집에서 찍은 재미있는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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