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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야기

4대강 사업~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by 달그리메 2010. 11. 27.

낙사모 회원들과 낙동강 사진전을 하러 다닌지가 6개월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여러가지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고 그러면서 세상 인심도 많이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세상에 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만큼 생각도 다양합니다. 어떤 생각이 옳고 어떤 생각이 틀리다가 아니라 서로 생각이 제각각 다릅니다.

마찬가지로 4대강 사업을 찬성하는 사람들과 반대하는 사람들 입장도 그렇습니다. 이번 함안 가야장터에서도 그런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유명한 장터들마저 시대의 변화속에 하나 둘 사라져가고 있는 가운데 그래도 함안 가야장은 5일장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사람이 많은 장터를 전시 장소로 정했지만,  사진전을 하기에는 자리가 여의치 않아 장터 맞은편 은행 앞에다 판을 펼쳐놓았습니다.

                  
 

                       어르신들이 4대강 사업에 대해 논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사진을 펼쳐놓고나니 지나가는 사람들이 사진을 많이 봤습니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일행인듯한 분들이 사진 앞에서 논쟁을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4대강 사업을 해야 한다 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 팽팽하게 맞섰습니다.

옆에서 어슬렁거리며 주워 담은 이야기를 간략하게 정리를 하자면 이렇습니다. 강물을 뒤집어 엎어주어야 물이 깨끗하게 흘러갈 수 있다, 아니다 강물을 깨끗하게 하기 위해서는 강을 엎어서 되는 게 아니라 강으로 유입되는 여러 갈래의 지류강을 살려야 한다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복잡하고 전문적인 이야기는 다 접어두고라도 물을 깨끗하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게 더 바람직한가에 대한 의견 대립은 낙동강 사진전을 하러다니는 입장과는 상관없이 듣기에 그닥 불편하지는 않았습니다. 그 정도 관심을 가지고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이니까요. 

그렇게 논쟁을 하시던 분들이 지나가고 이런 저런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사진을 봤습니다. 함안은 함안보를 설치한 곳이기도 해서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지 않을까 생각을 했는데 그런 분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분도 있었습니다. 

 
 

                 유모차에 타고 있는 아이, 할머니 등에 업혀있는 아이는 
              아마도 모래톱이 무엇인지 모를 것입니다.

              강가에서 모래성을 쌓거나 물장난을 하는 즐거움도 알지 못할 것입니다. 
  


전시를 하고 한참이 지난 후쯤 양복을 깔끔하게 차려입은 분이 사진전 하는 모습을 이리저리 돌아봤습니다. 가슴에 은행 뱃지를 단 걸로 봐서는 은행 직원 같았습니다. 사진전을 둘러보는 은행 직원을 보면서 혹시나 사진을 걷으라고 하지 않을까 좀 걱정이 되었습니다.

다가가서 "방해가 된다면 죄송합니다." 그랬더니 아니 괜찮다고 손사래를 쳤습니다. 그러면서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야기의 중심은 4대강 사업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진전을 하면서 가장 조심을 하는 게 있습니다. 찬성을 하는 분들에게 반대를 해야 한다고 그런 이야기를 거들지 않은 거지요.

왜냐하면 우리가 그렇게 이야기 한다고 해서 찬성하는 분들의 생각이 바뀌지 않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찬성하는 분들이 아무리 그럴듯하게 설명을 해도 반대를 하는 우리 입장이 바뀌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사진전을 하는 목적이 있다면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서이지 4대강 사업을 찬성하는 분들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서 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생각은 각자 알아서 하면 된다는~ 표현을 제대로 하자면 아주 불친절한 전시회를 하는 셈입니다.

은행 직원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4대강 사업을 하고 나면 앞으로 롤러를 타고 강을 따라 서울까지 갈 수 있는 시절이 올 거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강둔치의 예를 들었습니다. 처음에 그렇게 사람들이 반대를 했지만 지금의 한강 둔치가 서울 시민에게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야기를 했습니다.

4대강 공사가 끝나 생태학습관이 만들어지면 가족들이 놀러와서 구경도 하고 얼마나 좋냐는 이야기도 덧붙혔습니다. 그 생각이 틀렸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에 한강의 경우와 낙동강 혹은 4대강의 경우가 다른 것만 이야기를 했습니다. 한강은 근접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하기에 따라서 자연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잘 활용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는 거지요.

그런데 4대강의 경우를 보면 사람들이 거의 살지 않거나 외진 곳에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은행원의 말에 조금 더 반론을 하자면 모래톱을 다 없애 그 속에 살고 있던 무수한 생명체를 쫓아내놓고 생태 학습관을 만들어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무슨 생태를 보여 주고 설명하고 싶은 건가 하는 거지요.

전 구간을 6미터 이상 파내고 보를 설치하는 게 4대강 사업의 큰 틀입니다. 거기에 더해 근접성이 떨어진 곳에다 공원을 만들고 생태 학습관을 짓는다는 것입니다. 은행원 아저씨와 제 생각의 차이를 메꿀 수 있는 것은 논리적인 설명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쯤에서 이야기를 접었습니다.

4대강으로 인해 국민들간의 논쟁도 장난이 아닙니다. 곳곳에서 찬성과 반대의 목소리가 부딪치고 있습니다. 이 모두가 이런 중대한 국책 사업을 두고 아무런 합의나 논의없이 권력의 힘만 믿고 일방적으로 밀어부친 까닭이 아닌가 싶습니다. 4대강 사업 못지않게 더 큰 문제는 이렇게 분열되는 국민들간의 정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이번 전시회를 하면서 하게 되었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가 자연스럽게 아이들에게로 이어지듯이 
          강물도 있는 그대로 전해줄 수 있으면 더없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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