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하면 떠오르는 것이 뭘까요? 물론 지금은 창원으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그래도 마산은 마산입니다. 언젠가 가수 안치환이 공연을 와서 마산하면 똥물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고 했던 말이 저는 잊히지 않고 머리속에 남아 있습니다. 

지금은 똥물 수준은 아닙니다. 물이 많이 맑아져 고기가 뛰놀고 갯벌도 살아나고 그렇습니다. 그렇긴 하지만 내고향 남쪽바다 그 푸른 물결 눈에 보이고~라고 시작하는 명곡 "가고파"라는 노래가사가 무색할 만큼 마산의 바다는 물도 물이지만 야금 야금 육지로 변해져 버렸습니다. 그 푸른 물결 위에는 아파트가 서고 공장이 서고 그렇습니다.

뿐만이 아닙니다. 어디 앉아서 쉴만한 나무 그늘 하나도 아쉬운 곳이 마산입니다. 마산은 사람을 위한 배려가 없는 도시입니다. 나고 자란 곳은 아니지만 수십 년 동안 마산에 터를 잡고 살면서 마산을 두고 이렇게 이야기 하는 게 즐겁지만은 않습니다만 사실이 그렇습니다.

아무튼 그러다보니 마산에 살아도 사람들은 마산에 대한 자부심이 없습니다. 자부심까지는 아니라해도 애정이 별로 없습니다. 마산을
그렇게 삭막한 곳으로 만든 사람들이 누굴까요? 다 정치하는 사람들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놈의 돈만 된다면 간도 쓸개도 다 팔아먹을 지경입니다. 사람들은 또 잘 사게 해준다고 그러면 그 말에 속아 넘어가고 그 판입니다.
마산 시장들이 들어서 마산을 아주 몹쓸 곳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수밖에 없다고 마산이 싫다고 다른 곳으로 빠져 나간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마산 자랑을 하려고 글을 씁니다. 얼마 전에 지인들과 모여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한 사람이 비치로드 자랑을 늘어 놓았습니다. 비치로드라 해서 저는 처음에 무슨 외국에 다녀온 이야기를 하는 줄 알았습니다. 무슨 실크로드처럼 말입니다.

이야기인즉슨 구복 콰이강 다리를 건너가면 해안을 따라 둘레길을 잘 만들어 놓았다는 것입니다. 저는 어디 좋다는 데는 일단 가 봐야 합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집을 나섰습니다. 어시장까지 버스를 타고 나가서 다시 구복 가는 버스로 환승을 했습니다.

콰이강 다리까지는 종종 다녀봤습니다. 마산에서는 그나마 그곳이 바다 구경하기가 괜찮기 때문입니다. 다니면서 다리말고는 볼거리나 즐길거리가 별로 없어 아쉽다는 생각을 종종 했습니다. 그런데 해안을 따라 둘레길을 새로 만들어 놓은 것 입니다.

비치로드는 흙을 밟고 걸을 수 있는 오솔길이었습니다. 경사가 높지가 낮지도 않은 것이 걷기에는 편하고 좋았습니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중간중간 등산로가 있어서 등산을 해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그런지 등산복을 입은 사람들이 드문드문 눈에 뜨일 뿐 붐비지는 않았습니다. 

공무원들 일 못한다고 이래저래 동네북처럼 얻어 맞는데 공무원들도 보통은 넘구나 싶었습니다. 대한민국의 공무원 경쟁율이 그걸 말해주지 않습니까? (인정하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요^^) 길을 걸어가면서 그런 저런 우스운 생각도 하고, 전망대에 서서 바다를 보기도 하고 벤치에 앉아 쉬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딱 두가지가 아쉬웠습니다. 하나는 이름입니다. 무슨 비치로드입니까? 그보다는 '바다 둘레길' 뭐 이런 게 얼마나 정감있고 좋습니까. 딱 2% 부족한 발상이지요. 그리고 또 한가지는 비치로드라면 그야말로 길을 걸으면서 바다를 한 눈에 볼 수 있어야 제 격이지요.

그런데 나무에 가려서 바다가 제대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냥 산 오솔길을 걷는 기분이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다듬어가는 중이어서 당연히 간벌을 해서 제대로 된 바다 둘레길을 만들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우리나라 공무원들의 우수성을 믿으니까요.

이왕 시작한 거 진짜 폼나게 하면 좋겠습니다. 이름도 좀 예쁘게 바꾸고 바다라는 특징이 살아날 수 있는 둘레길이 된다면 제주 올레길 못지않게 마산의 명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아쉬움이 있긴 했지만 그보다는 즐거움이 컸습니다.

가보지 못하신 분들을 위해서 제가 이제부터 길을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즐겁게 눈구경하시고 기회가 되면 직접 걸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 길이 잘 다듬어져서 마산의 명소가 된다면 더없이 좋겠지만요.
 
 

 

 

 


구복에서 내려 걸어들어가면서 보는 바다 풍경도 아주 좋습니다. 콰이강 다리를 걸어서 들어가는 재미도 솔솔합니다.

 

 

 

 

 

 


연륙교를 지나 저도에 걸어들어가면 바다를 따라 이런 둘레길이 나 있습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거제도도 보이고 고성도 보이고 원전도 보이고 그렇습니다. 툭 트인 바다가 아주 아름답습니다. 마산에도 이런 좋은 곳이 있다는 게 기분이 좋았습니다.

 

 


버스를 타고 가면 차비 2천원이면 하루를 아주 즐겁게 보낼 수 있습니다. 여행이라는 게 꼭 많은 시간과 돈과 마음을 내야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공원이 잘 만들어진 창원시와 마산이 합쳐졌으니 삭막했던 마산에도 앞으로는 이런 좋은 곳을 많이 만들 거라 기대를 해 봅니다.

 

Posted by 달그리메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최원호 2010.10.29 10: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얘기 듣고 갔다 둘레길 입구를 못 찾아 다리만 보고 왔었습니다. 다시 한번 가 봐야겠네요.^^

    • 달그리메 2010.10.31 14: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다리를 지나 섬으로 걸어들어가면 안내가 아주 잘 되어 있습니다.
      좋은 사람하고 데이트하기 딱 좋은 길이던데요.
      최원호님도 그리 한번 해 보셔요~하하^^

  2. 임종만 2010.10.29 13: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간만입니다 ㅎㅎ
    존곳에 갔다왔네예
    말만들었지 아직 가보지 않았습니다.
    기껏 가 본곳이 그 다리너머 횟집이 전부지요 ㅋㅋ

  3. 김홍근 2010.10.29 14: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2번 갔다 왔는데 정말 좋았으요 마산시에서 수고 많이 하셨고요 간벌 이야기인데 둘레길은 그늘이 있어야 하는데 바다구경 한다고 나무를 많이베어 그늘이 없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점 유념하셔야 됩니다.

    • 달그리메 2010.10.31 09: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가보셨다니 더 잘 아실거라 생각합니당~
      제가 말하는 간벌은 바다 쪽 나무를 다 베자 그런 게 아니구요.

      바다쪽에 있는 굵고 좋은 나무는 그대로 두고 작고 지저분한 나무를 조금 정리정돈 해주면 한결 시원하고 좋을 것 같다는 거지요.
      경사진 쪽으로 그늘과 그다지 상관이 없는 나무가 너무 빽빽하게 들어서 있더군요.

      이제 우리나라에서 숲을 가꾼다는 것은 나무를 많이 심거나 그대로 두는 게 아니라 다듬는 작업을 말하는 것 같아요.
      조금만 손을 본다면 아주 훌륭한 길이 될 것 같았습니다.

  4. 워싱턴미수니 2010.10.31 06: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김홍근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바다가 툭트이게 보이면 시야가 시원해서 좋지만 바닷가 나무들이 하는 역할이 꼭 있지 싶구요. 제가 사는 근처의 비치로드들도 숲속에 있다 싶은데 한 발짝만 나가면 바다가 열려서 꼭 나니아연대기찍는 거 같아요. 옷장에서 한발만 디디면 나니아왕국이 나오듯 말예요. 물도 많이 맑아졌군요...상식적인 선에서 공무가 집행된다면 보통 사람들의 상식적인 시각으로 볼때 왠만하게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가 싶어요. 상식이 통하는 사회! 너무 어렵나요?ㅎㅎㅎ

    • 달그리메 2010.10.31 09: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마산도 이제 물이 정말 많이 맑아졌지요.
      그럼에도 왠지 막삭하고 그런 느낌은 있답니다.
      미순님이 학교 다닐 때 모습은 지금하고는 많이 달랐을 거라 짐작을 합니다만.

      기회가 되면 창동에 있는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술집을 돌아다니면서 블로그에 올릴까 싶은데...
      재미있겠지요.^^

  5. 워싱턴미수니 2010.10.31 06: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참! 여기 바닷가 마을이랑 강릉쪽 마을 전통가옥이랑 비슷한 게 있는데요..해송이 멋진게 같구요..집집마다 천장쪽에 서까래가 있더라구요. 지붕이 높아서 지지하려고 만들었나 싶기도 하고..나쁜 기운을 가로막으려고 했나 상상도 해봤는데 어쨌든 친구네 집이 있는 동네 오픈하우스가 있어서 집집마다 돌아다니다 보니 바닷가 마을 건축이 비슷하다 싶더라구요.그냥 생각나서 주절절!

  6. 2010.10.31 14: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7. 염좌 2010.11.02 09: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산책로네요. 집근처에 저런 길이 있다는건 아주 큰 복이겠어요. 집값도 오르고~ㅎㅎ
    비치로드라는 명칭이 좀 어색해 보였는데 의외로 '~둘레길''~산책로'라는 식상한 이름보다 오히려 신선해 보이기도 합니다~

    • 달그리메 2010.11.02 20: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둘레길~ 산책길~ 이런 이름이 식상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네요.
      저는 비치로드라는 이름이 어색했는데~
      그렇다면 더 삼빡한 이름이 없을까요?
      공모를 해도 좋을 것 같은데...

  8. 지용근 2011.02.11 11: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딥니까 어찌가야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