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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야기

국립공원에서는 낙동강 사진전을 하면 안되나요?

by 달그리메 2010. 11. 5.
함양 상림은 늦가을 단풍이 아름답기로 아주 유명합니다. 낙사모 회원들이 지난 주에 상림에서 낙동강 사진전을 했습니다. 북부 경남에 자리하고 있는 함양이나 거창은 물이 맑고 계곡이 깊습니다. 단풍놀이도 겸하고 사진전을 하면 좋을 것 같은 곳으로 회원들이 이구동성 함양 상림을 꼽았습니다.

올해는 유난히 변덕스러운 날씨 탓에 단풍 시기를 맞추는 것도 쉽지가 않습니다. 10월 하순이면 단풍이 아름다울 거라 생각을 했건만 정작 도착을 해서 보니 상림 숲은 이제 막 물이 들기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멋들어지게 물이 든 단풍 숲에서 사진전을 하면 좋기는 하겠지만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평일이라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그래도 오고가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사진을 전시하기 시작했습니다. 계속하다보니 사진을 전시하는 방법에도 노하우가 생겼습니다. 어느 장소에다 어떤 식으로 사진을 깔면 보기도 좋고 효과적일지 척 보면 압니다. 이론보다는 역시 경험이 최고입니다.

                    
                    

 

함양이라는 지명 속에 든 "양" 이 볕이라는 뜻이랍니다. (저도 어디서 주워 들었습니다만 ^^ )볕이 잘 드는 곳에는 먼저 단풍이 물들고 져서 바닥에 뒹구는 낙엽들이 가을이 깊어짐을 느끼게 했습니다. 낙엽 속에다 사진을 펼쳐놓고 보니 강 풍경하고 묘한 대조를 이루면서 잘 어우러졌습니다 

자연속에서 인간이 누리는 바가 참으로 큽니다. 그것이 강이든 산이든 나무든 풀이든 그렇습니다. 우리가 지금 지키고자 애쓰는 것은 다만 강뿐만이 아니라 모든 자연이라해야 맞을 것 같습니다.

 
                  
                  
 


전시해 놓은 사진을 이른 단풍 구경을 온 사람들이 많이들 봐 주셨습니다. 모두를 위해서 하는 일이지만 그래도 관심을 가져주시면 고맙고 보람을 느끼고 그렇습니다. 편하게 봐주시는 분들을 보면서 우리도 덩달아 마음이 편하고 즐거웠습니다.

그런데 그런 시간이 길지 않았습니다. 상림 관리소에서 사진전을 못하게 했습니다. 상림이 국립공원이라 전시회를 하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 못하게 하면 안하면 됩니다만 그래도 좀 거시기했습니다. 국립공원이라면 훼손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국민들이 함께 누리고 즐기고 공유하는 장소가 아닌가 싶어서 말입니다.

어디를 여행하면서 종종 느끼는 거지만 우리나라는 문화재나 국립공원 등을 보호하는 차원을 넘어서 너무 신주단지 모시듯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진을 찍지 마라, 만지지 마라, 앉지 마라 그런 곳이 참 많습니다. 보호해야 할 것과 함께 누리면서 공유해야 할 구분이 없다는 것이지요.

보호 차원에서 그런다면 더 우습습니다. 국립공원은 그렇게 보호를 하면서 온 나라 강은 아무렇지도 않게 파헤쳐도 된다는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강도 다 정비해놓고나서 사람들한테 보호해야 한다면서 그냥 쳐다보라고만 할 게 뻔합니다. 자연과 사람을 격리시켜 놓는 것이 자연을 보호하는 일은 아닌데 말입니다.

4대강을 정비하고 나면 강은 그야말로 강건너 불구경입니다. 강과 더불어 느끼고 누리고 만지고 하는 일은 절대로 할 수 없을테니까요. 자연과 인간은 따로가 아니라 하나입니다. 함께 어우려지고 공존해야 하는 까닭도 그 때문입니다.

하지 말라는 짓을 부득부득 우기면서까지 할 수가 없어서 사진을 펼쳐놓고 1시간만에 거뒀습니다. 거둬놓고 낙사모 회원들은 아직 채 물들지 않은 상림 숲을 어슬렁거리면서 가을의 풍취를 즐겼습니다.

                  
                  

 

 
                  

 

                 
 


10월 가을은 이렇게 저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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