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0일 어제 아침, 겅남도민일보를 펼쳤더니 1면에 자리를 잡고 있는 김두관 " 홍지사 완장질 말라"는 기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김두관 전 도지사가 작심한 둣 홍준표 도지사를 비판했다.' 시작이 그랬습니다. 내용을 쭉 읽어내려가니 김두관 전 지사가 홍준표 지사에게 구구절절 할 말이 많은 듯 했습니다.
홍 지사의 최근 행보에 대해 "도를 넘어섰다. 단지 무상급식 지원 중단 논란 뿐만이 아니라 홍지사가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위해 김두관 도정 자체를 무조건 무시하면서 바람직한 정치 행정의 도의를 벗어나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경남 도민 역시 갈등의 소용돌이 속에서 불행해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기사를 읽어내려가다 이 대목에서 갑자기 열이 확~ 났습니다. 저 뿐만이 아니라 아마도 짐작컨대 많은 분들이 그러했을 것이라 싶습니다. 지나간 과거사를 굳이 꺼집어내서 니가 옳니 내가 옳니 할 것 까지야 없겠다 싶더라도, 경남 사람들이 갈등의 소용돌이 속에서 불행해지고 있다고 스스로 말하고 있는 작금의 사태에 대해서 그 근원을 김두관 전 지사에게 돌리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팩트라는 것입니다.
김두관 전 지사도 이 점을 깊이 인지하고 있는 지라 서두부터 "아무리 설명하고 사과를 해도 저에 대한 섭섭함과 노여움이 풀리지 않을 것이다. 도민에 대한 죄송함과 송구스러움은 평생 안고 가야 할 것"이라고 사죄부터 하고 들어갑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사람들의 심리는 좀 그렇습니다. 지금이 좋으면 과거에 대해 너그러워 집니다. 반대로 지금이 나쁘면 과거에 대한 잘못을 몇 곱절로 씹을 수밖에 없는 옹졸함이 인간의 마음 구석에는 있습니다. 경남 사람들을 그야말로 마치 떡주무르듯이 마음대로 주무르고 있는 홍준표 지사에게 속절없이 당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분노는 어쩌면 김두관 전 지사가 짐작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크고 깊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상황에서 잘못했다 미안하다 그런 말들이 뭐 그리 곱게 들리겠습니까. 오히려 아무 말도 안하는 게 더 상책이지 싶습니다. 아무 말도 안하면 안한다고 더 괴씸해할지도 모르겠지만요. 그런데 기사의 많은 부분은 경남도민에 대한 미안함이나 우려보다는 홍지사에 대한 개인 감정들로 가득합니다. "행정 연속성이 사라지고 의도적인 김두관 지우기가 도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거가대교 재구조화 문제며, 무상급식 문제, 보호자 없는 병원 등 여러 정책에 대해서 좋은 것은 자기 덕분이고 잘못된 것은 모두 김두관 탓으로 돌리고 있다는 내용들로 이어집니다. 그러면서 마지막 부분에서 홍지사를 두고 안하무인이라는 평가를 합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입장에서 할 말은 있는 법이니까요.
김두관 전 지사에만 촛점을 맞추어서 열심히 기사를 읽다가 문득 머리속으로 떠오르는 궁금함이 있었습니다. 도대체 경남도민일보는 왜 이런 기사를 썼을까 하는 겁니다. 누구를 위한 기사이며. 무엇을 의도하고 쓴 글인지 도무지 짐작이 되지 않는 겁니다.
그렇다면 이 기사를 접한 도민들의 심정은 어땠을까요? 홍준표 도지사에게 받고 있는 지금의 상처들이 조금이나마 위안을 받을 수 있었을까요? 아니면 김두관 전 지사에게 들었던 섭섭한 마음이 그럭그럭 누그러졌을까요? 그도 아니면 이 기사로 말미암아 잘못 돌아가고 있는 도정이 좋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손톱만큼이라도 품을 수 있었을까요? 그렇다고 홍준표 지사가 아~ 내가 정말 잘못한 점이 많았구나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라도 되었을까요?
그야말로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거나 도움이 되지 못하는 기사입니다. 그런데 이런 내용의 기사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11월 7일자 1면 기사도 이런 내용과 연결이 되어있습니다. "민심은 뒷전 대권만 보이는 꼬리잡기 싸움" 이라는 제목으로 경남 전 현직 도지사들의 진흙탕싸움을 내보내면서 김태호, 김두관, 홍준표 세 사람의 꼬리물기식 흠집내기를 아주 자세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김태호, 김두관, 홍준표 세 사람의 공통점이 무엇일까요? 도지사 자리를 바탕 삼아 자신의 영달을 위해 제각각의 방식으로 경남 사람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준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의 싸움박질을 경남 사람들이 과연 지금 보고싶어 할까요?. 아마 누구도 보고 싶어 하지 않을 겁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그래서 어쩌라구요? 입니다.
정치판이야 원래 그렇고 그렇다고 치더라도 물고 뜯는 싸움질을 이렇게 몰아 비추어서 무엇을 얻겠다는 것인지 참 궁금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글을 올리는 까닭은 다만 경남도민일보의 두 꼭지 기사에 대해 비판을 하기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혹시~ 설마~ 기우겠지만요. 행여나 그런 계획을 하고 있는 건 아닌가요? 세 사람이 다 거물급이니 만큼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도민일보가 김두관에 이어 홍준표, 김태호에게도 공평하게 상대방을 헐뜯을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해서요. 우리는 정말로 더 이상 경남도민일보 지면을 통해서 이런 웃기는 싸움을 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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