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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야기

갱블 블로거 투표와 10대 가수 가요제

by 달그리메 2010. 12. 15.

달력을 들여다보니 12월도 얼마 남지가 않았네요. 그러고 보니 올 한해도 이룬 것 없이 또 그렇게 흘러갑니다. 해마다 이맘 때면 이런 저런 모임도 많고 행사도 많고 그렇습니다. 송년 모임이라고 가보면 사실 별 것도 없습니다. 한해의 끄트머리에서 그저 술 마시고 노래 부르고 그러면서 별시리 잊을 것도 기억할 것도 없는 마무리를 그럭저럭 하고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합니다. 그게 살아가는 모습이겠지요.

제 어릴 때 기억으로는 연말이 되면 마음이 무척이나 붕 떴습니다. 어린 나이에 무슨 모임이 있어 오라는 곳이 많아서는 아니구요~ 무엇보다 텔레비젼 특집 프로그램이 풍성해 볼거리가 많아서입니다.

연말에는 텔레비전 방송국에서 가수 탤런트 코미디언들을 대상으로 상을 주는 프로가 있었습니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중에서도 제 기억에 MBC에서 하는 10대 가수 가요제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했습니다. KBS에서 하는 가요대전은 10대 가수 가요제에 늘 밀렸습니다.

10대 가수에 뽑힌다는 자체가 가수로서는 그야말로 가문의 영광이었습니다. 해마다 연말이 되면 누가 10대 가수 안에 들 것인지 사람들은 각자 어림짐작을 하고 자신의 예상이 얼마나 맞아 떨어졌는지를 두고 겨루기도 하고 그랬던 기억이 납니다.10대 가수 가요제의 하일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10명의 가수 중에 한사람을 가수왕으로 뽑는 것이었습니다. 이 순간을 제야의 종소리가 울리기 직전 국민들이 긴장을 하고 지켜 봤습니다.

 

지금은 날씬하지만 통통했던 이은하
 

지금은 통통하지만 날씬했던 혜은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이었는지 제 기억을 더듬어보겠습니다. 중학교 다닐 때로 기억을 하는데 그 무렵 최대 라이벌은 혜은이와 이은하였습니다. 반에서 이은하 좋아하는 아이들과 혜은이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서로 편이 갈라졌습니다. 저는 그때 혜은이 편이었는데 다행히도 혜은이가 두번 가수왕을 거머지는 바람에 어린 마음에 우월감을 느끼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생각해보면 정말 아무런 근거도 없는 그런 감정이었습니다.대상을 받았던 사람으로는 '피리부는 사나이'의 송창식이 있었고 '쨍하고 해뜰 날'의 송대관도 기억이 납니다. '만남'을 불렀던 노사연도 대상의 주인공이었습니다. 더 이전에는 남진 나훈아의 대결도 볼만했다고 하는데 그 시절은 제가 좀 어렸습니다. 혜은이 이후로는 조용필의 독주 시대가 계속되었지요.

그런데 MBC 10대 가수 가요제는 더 이상 예전의 영광을 이어가지 못하고 가요대제전으로 바뀌었습니다. 물론 가수왕도 없어졌습니다. 10대 가수 가요제에서 가수왕이 되는 영광을 누리는 기회도 가수들에게는 함께 사라졌습니다.

10대 가수가 영향력이 커지다보니 문제가 생겼습니다. 너도 나도10대 가수가 되기 위해 실력이 아니라 로비를 치열하게 한다는 소문이 무성해지면서 10대 가수를 선정하는 기준이 객관성을 잃게 되고 사람들의 관심으로 부터 점점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오히려 진짜 잘 나가는 가수들은 연말이면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하는 것으로 자신의 명예를 지키는 경우가 생겨났으니까요. 올해는 이효리와 비가 그런 선언을 했지요.   사실은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10대 가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부터입니다. 그러고 보니 사설이 너무 긴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갱상도 블로그 일명 '갱블'은 경남 도민일보에서 전국적으로 보기 드물게 성공적으로 운영을 하고 있는 메타 블로그입니다.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100명이 훨씬 넘는 블로그가 연결이 되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갱블에서 연말을 맞이하여 10명의 블로거를 추천받아서 투표를 통해 올해 가장 활약이 뛰어난 블로거 세 사람에게 작은 성의를 표한다고 합니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그러고 보니 10명 후보 중에서 한 명의 가수왕을 뽑는 10대 가수 가요제하고는 그런 면에서는 조금 다른 것 같군요.

그런데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우선 10명의 후보를 추천을 받았다고 하지만 100명이 훨씬 넘는 블로거 중에서 10명의 블로거를 뽑는 기준이 참 그렇습니다. 갱블에 연결된 모든 블로그들이 나름 색깔이 있기 때문에 우열을 가리는 것 자체가 좀 우습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중에서 활약을 많이 한 블로거가 있기는 하겠지요. 그러나 그런 블로그조차 다함께 어우러져 있기 때문에 빛이 나는 것이지 저홀로 빛이 날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꽃이 예쁘냐는 보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다르지 예쁜 꽃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말하자면 장미가 더 예쁜가 백합이 더 예쁜가 아니면 쑥부쟁이가 더 예쁜가 그런 질문하고 같은 거겠지요. 무엇보다 메타블로그의 특징은 조화가 아닐까요. 

제가 보기에는 유림님이나 괴나리봇짐님 그리고 파비님 선비님 동백나무님 김천령님 저녁노을님 임마님 등등 추천을 받지 못했지만 훌륭한 블로거님들이 열심히 좋은 내용을 한 해동안 꾸준하게 올렸습니다. 지금 후보에 올라온 10명과 다를 게 아무 것도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차라리 이런 투표를 하기보다는 연말에 하루 날을 잡아서 갱블 블로거들 모이자 해서 서로 얼굴도 보고 망년회를 하는 게 훨씬 보람이 있지 않을까요? 이렇게 투표를 하게 되면 시상식이라고 모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습니다. 

 

저라도 후보에 들지 않으면 쭈볏해서 참석하기가 그렇겠다 싶으니까요. 훌륭한 3명의 블로거에게 작은 정성을 표하는 것도 좋겠지만 작은 기념품이라도 서로 나누어 가짐으로써 갱블 블로거로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는 것도 좋지 않을까 그런 거지요.

참고로 이야기를 하자면 투표라는 것도 그렇더군요. 마음만 먹으면 아는 사람을 동원해서 하루에 얼마든지 자기 이름에다 표를 던질 수도 있겠더라구요. 저는 한표 밖에 받지 못해서 쪽팔릴 수도 있겠지만 차마 자천을 하거나 그러고 싶은 마음은 생기지 않더라구요. 왜냐하면 손이 오그라들기도 하지만 그 짓을 왜 할까 싶으니까요.

물론 상은 열심히 한 것에 대한 칭찬이기도 하고 앞으로 좀 잘 하라는 격려의 의미가 있기는 합니다. 주최측의 그런 의도를 충분히 이해를 합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갱블은 다른 곳에서 하는 방식이 아니라 좀 남 다르게 해도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그것이 훨씬 도민일보다운 발상이지 않을까 싶은 거지요.

연말이면 다음이나 각종 매체에서 우수 블로그에 왕관을 씌우고 상을 주고 그러는 거 솔직히 다 영업이지요. 보이지 않는 경쟁을 시켜서 결국 득을 보는 건 자기들입니다. 그네들도 결국은 장사를 하고 있으니까요. 도민일보 측에서 그런 것을 다 계산을 해서 하는 일일 수도 있겠다 싶기는 합니다.


물론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제 생각이 다 옳다고 믿는 건 아닙니다. 저하고는 얼마든지 다른 의견을 가지신 분도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10대 가수 가요제의 영광은 사라졌지만 다함께 즐기는 축제로 바뀌어서 얻은 것도 많다는 게 소견입니다만, 연말을 맞이하여 옛추억도 더듬어 볼겸 그냥 주저리주저리 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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