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갱블 베스트 블로거 투표가 21일로 막을 내렸습니다. 저녁에 갱블에 들어가서 보니 1등 2등 3등 순위 다툼이 치열했더군요. 고맙게도 저는 열 표나 얻었습니다. 투표 결과 내용을 보고 있자니 좀 씁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투표를 시작하고 다음날 제가 블로그에 '갱블 블로거 투표와 10대 가수 가요제'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글의 요지가 그랬습니다. 10대 가수 가요제의 취지는 선의의 경쟁을 통해서 그 해 가장 훌륭한 가수 한 명을 뽑아 상을 주는 좋은 행사였다, 그런데 본래의 의도가 변질되어 형평성과 공정성의 문제가 제기되면서 가요제 행사가 사라지게 되었다.
그런 예를 들어가면서 블로거들 끼리 경쟁을 시키고 순위를 매기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다음에서 하는 영업적인 의도가 다분한 수상제도를 갱블에서 그대로 따를 필요가 있는가?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갱블 베스트 블로거 후보를 선정하는 기준도 객관성이 없고 투표 방법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했습니다.
또 갱블이라는 메타블로그의 특성상 다양성을 인정하는 측면에서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 기준을 정해 일부러 우열을 가리기보다는 다함께 하는 행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제 글에 대해서 주최측에서 이러이러하다는 입장을 밝히는 댓글을 달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투표는 진행이 되었습니다. 그러려니 했습니다. 초반에는 별 문제가 없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투표 마감일 하루 전날인 20일 저는 우연히 갱블에 들어가서 희한한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1등 2등 3등을 달리는 세 사람의 득표수가 마치 시소를 타듯이 엎치락 뒤치락 했습니다. 그것도 아주 짧은 시간에 말입니다. 한쪽이 올라가면 다른 후보 쪽에서 올라가고 다른 후보가 올라가면 또다른 후보의 표가 올라가고 그런 시소 타기는 저녁 무렵까지 계속되었습니다. 결과 1등 2등 3등의 득표수는 다른 후보와는 월등하게 차이가 났습니다.
누가 어떤 식으로 투표를 하는지는 저도 알 길이 없습니다만, 한 사람이 하루에 한번만 투표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상황에서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 세 후보가 몰표를 받는 것이 저는 너무 신기했습니다.
1등 2등 3등의 득표수와 가장 적게 받은 사람들의 득표수가 무려 100표가 넘게 차이가 났습니다. 결론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자면 그렇습니다. 과연 열 명의 후보들이 100표가 넘게 차이 날만큼 블로거의 실력도 차이가 날까 하는 겁니다. 제가 보기에는 허은미님 블로그나 커서님 블로그가 훌륭하기는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실비단님 블로그나 김용택 선생님 블로그도 우열을 가릴 수 없을만큼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투표 결과 100표가 넘게 차이가 났습니다. 과연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요? 주최측도 이번 투표의 문제점이 무엇이었는지를 잘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 부분에서는 저하고는 비교가 되지 않을만큼 전문가들이기 때문이지요.
이런 투표를 통해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었으며, 얻은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1등 2등 3등을 한 블로거들은 정말 기쁜 마음으로 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 저는 차라리 저를 포함한 열 표도 받지 못한 꼴등들에게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그리고 부족한 저에게 귀한 표를 던져 주신 열 분에게 드리고 싶은 고마운 마음을 사회나 다른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블로그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말로 대신하겠습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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