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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야기

4대강 사업~우리가 모르는 진실이 있다

by 달그리메 2010. 10. 21.
어디에서 사진전을 할 것인가 낙사모 회원들의 의견을 모으는 과정에서 경남도청에서 낙동강 사진전을 열자는 이야기를 별로 어렵지 않게 했습니다. 도청 앞에서 하는 게 뭐 어때서~ 그러겠지만 만약 이달곤 후보가 경남도지사가 되었다면 좀 망설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너무 다행스럽게도 김두관 도지사가 당선이 되었습니다. 아시다시피 4대강 사업을 정면으로 반대하고 나선 몇 안 되는 후보 중에 한 사람이 김두관 도지사였습니다. 그 빽 덕분에 도청 앞에서 전시하는 것 쯤이야 싶은 마음이 아무런 걸림없이 자연스럽게 생겼습니다. 아무리 쿨한 척 한다고 해도 우리나라에서 큰 소리 치고 살자면 그 놈의 배경을 무시할 수는 없는 건 엄연한 사실입니다.

김두관 도지사가 당선됐다고 해서 낙동강을 지켜낼 수 있을 거라거나, 4대강 사업에 영향을 미칠 거라고 큰 기대를 했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심리적인 견제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고 마음으로라도 든든한 후원자를 얻었다고 사람들은 생각했습니다. 


 

 

경남도청 전시회에서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시의원과 도의원을 만나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건 도청에서 사진전을 열었다는 것 못지 않게 의미있는 일이었습니다. 사진전을 하면서 만난 시의원 도의원은 노창섭 이종엽 의원이었습니다.

우연히 지나가다 사진전 하는 것을 보고 많은 관심을 가지시길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이 분들도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앞장서 알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종엽 의원은 전날 4대강 사업의 문제점에 대해 사람들에게 직접 연설을 했다고 했습니다.

 

 
 

              이종엽 노창섭 의원이 사진 앞에서 일부러 포즈를 취해주셨습니다
              


이종엽 의원의 이야기는 대충 세 가지였습니다. 흔히들 알고 있는 것처럼 4대강 사업이 생태계나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지적했습니다. 이 부분는 너무나 많이 이야기가 됐기 때문에 새삼 할 것도 없습니다.
또 한 가지는 문화재 손실을 들었습니다. 도로를 내거나 공사를 할 때 유물이나 유적을 발견하면 조사과정을 거쳐 정상 발굴이 될 때까지 공사를 중단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4대강 사업은 마치 100미터 달리기를 하듯이 허겁지겁 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문화재가 발견되면 그런 정상적인 경로를 통해서 조사를 하고 발굴을 할 시간 여유가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편법을 쓰게 되고 그 과정에서 손실되는 문화재가 어마어마하게 많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한 가지가 기름 문제였습니다. 다른 이야기는 지나가는 풍문으로라도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기름 이야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이야기인즉슨 4대강 사업을 최대한 단시간에 끝마치기 위해 작업을 하면서 드는 기름을 밖에서 충당하는 것이 아니라 강에다 기름 탱크를 묻어두고 즉시 즉시 공급을 한다고 했습니다. 그로 인해 강 주변의 오염이 심각하다는 것입니다.

이종엽 의원은 태안 기름 유출 사고를 예로 들면서 만에 하나 기름이 유출되는 사고가 일어나면 끝장이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태안 사고 때는 온 국민들이 달려들어 기름을 닦아냈는데 강에 기름이 유출되기라도 한다면 누가 감당할 수 있겠냐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 사실은 전시회를 했던 당일 한겨례에 실린다고 했습니다.

그런저런 문제보다 더 큰 것은 4대강 사업을 하면서 기본 원칙이 아무 것도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오로지 단기간에 공사를 끝내야 한다는 일념하에 편법과 무원칙이 난무한다고 했습니다. 반대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아예 듣지도 않으려고 합니다.

 
 

                                글도 남겨주시고 사진첩도 사 가지고 갔습니다


말로는 원칙이 통하는 세상 어쩌구저쩌구 하면서도 원칙이 없는 게 4대강 사업이라고  했습니다. 그것은 달리는 경주마가 오로지 앞만 보고 달리는 것 외는 주변에 있는 것은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공사를 임기 안에 끝내야 한다는 강박에 왜 그렇게 사로잡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4대강 사업이 꼭 필요하다면 국민적인 합의를 통해 원칙을 지키는 공사를 한다면 이렇게까지 문제가 될까 싶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외국의 경우는 한 가지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수십 년을 계획하고 공사를 하는 경우도 허다하지 않습니까.

제가 올린 낙사모 글을 보고 미국에 계신 워싱턴미수님이 답글을 달았습니다. 미국에서는 동네에 있는 나무 한 그루를 자를 때도 주민들의 의견을 묻고 한 사람이라도 반대를 하면 자르지 못한다고 합니다.

다리만 놓으면 5분도 안 걸릴 거리를 주민들이 반대를 해서 40분 넘게 걸어다닌다고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온 나라 강을 뜯어고치면서 반대하는 국민들의 의견은 안중에도 없는 대한민국이 대단하다고 했습니다.
 
우물쭈물하는 가운데 되돌아가기에는 너무 멀리 와 버린 게 아닌가 싶은 걱정이 앞서는 전시회였습니다. 먹고 살기도 팍팍한 세상에 강 때문에 온 나라가 골병이 드는 것 같습니다. 골병이 드는 나라에 사는 국민들이 행복할 수 없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만요. 아무튼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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