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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마음도 학교를 다녀야 다스려질까요?

by 달그리메 2010. 9. 13.
얼마 전 동네 마트에서 저녁 찬거리를 사서 나오는데 아줌마들이 전단지를 나누어주고 있었습니다. 마트 앞이야 워낙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곳이다 보니 이런 저런 영업들이 성행을 합니다. 습관적으로 전단지를 받아들고 주변에 있는 쓰레기통에 버리려다 말고 무심코 눈길을 주었습니다.

정토 불교 대학에서 신입생을 모집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불교 대학 신입생 유치 전단지라~ 생각해보니 그도 재미있는 일이었습니다. 그 유명한 법륜 스님이 강의를 하는 대학이랍니다. 법륜 스님은 아줌마들에게는 스타 스님으로 통합니다. 

아프고 괴로운 부분을 쿡쿡 잘도 찔러주기 때문인지 한창 방송을 탈 때는 가는 곳마다 아줌마들이 구름같이 모여들었습니다. 작년에 창원에 왔을 때 저도 가서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전단지를 들여다보고 있자니 그때 들었던 내용이 생생하게 떠올랐습니다.


 

법륜 스님이 말하기를 인간이 겪는 불행은 다 ~때문에 라고 그랬습니다. 남편 때문에, 자식 때문에, 돈 때문에, 건강 때문에...그 때문에가 참 많기도 합니다. 그런데 괴롭다 혹은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은 무엇이나 누구 때문에가 아니라 다 사람의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했습니다. 내가 괴로움에 빠져 헤어나지 못한다면 그것은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리지 못한 탓이 크다고 했습니다.

사실 그 말이 담고 있는 뜻이 대단히 어렵거나 이해하지 못할 정도는 아닙니다. 다 알고 있는 이야기이지요. 몰라서 실천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아무 문제가 아닌지도 모릅니다.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게 큰 일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해서 지금도 괴로움의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좀 엉뚱한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사람의 마음에서 사랑과 욕심을 내려놓으면 무서울 게 없다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마음 중에 사랑과 욕심을 빼버리면 그게 신이지 사람이냐고 이야기 할지도 모르겠지만요. 아무튼 인간은 평생 사랑과 욕심에 참 많이도 휘둘리면서 사는 것 같습니다

사랑은 인간에게 가장 큰 즐거움의 원천이기도 하지만 또한 고통의 뿌리이기도 합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남편에게 아이들에게 바라는 게 많습니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어떤 기대를 하거나 나한테 잘 해주지 않는다고 내가 괴로운 법은 없습니다.

사랑하는 만큼 기대가 크고 기대하는 만큼 채워지지 못하니 내 마음이 괴롭습니다. 행복도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서 비롯되지만, 불행 역시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 인해 만들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법륜 스님이 이름을 날릴 때 오고갔던 유명한 질문과 답변이 있습니다.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데 너무 괴롭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어떤 아줌마가 이런 질문을 던졌는데 법륜 스님의 답변이 아주 재미 있었습니다. 아마도 법륜 스님의 유명세는 이 질문과 답변의 공이 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질문에 대한 답이 대충 이랬던 걸로 기억을 합니다. "집에 들어오면 내~편이요, 밖으로 나가면 남~편이다. 불쌍한 중생 나 말고 다른 사람이 구제해 주어서 고맙지 " 그리 여기면 속이 편하지 않겠냐고 했습니다. 하하하^^입니다. 그야말로 말이야 쉽지요.

질문을 했던 그 아줌마는 법륜 스님의 답변을 들으면서 밖에 나가면 남의 편이고 안에 들어오면 내 편이라고 남편을 그리 여기게 되었을까요? 부부라는 게 실재로 그런 존재라 하더라도 그렇게 받아들이는 일은 거의 신의 경지에 이르러야 가능하지 않을까 싶거든요. 

교회나 절에 가면 사람들은 해 달라는 게 그리도 많습니다. 돈을 벌게 해 달라, 건강하게 해 달라, 좋은 대학 붙게 해 달라, 승진하게 해 달라... 그런데 욕심으로 가득한 마음을 비우게 해 달라, 범사에 감사한 마음을 갖게 해 달라 그런 기도는 잘 하지 않습니다.

아침에 또다시 눈을 뜨서 세상을 볼 수 있다는 것, 자신의 손으로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 가고 싶은 곳을 마음대로 갈 수 있다는 것, 인간에게 있어 그 이상의 축복은 없을 겁니다. 그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이지를 깨달을 수 있으면 우리는 충분히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법륜 스님의 말씀이 작은 울림으로 다가왔던 기억도 났습니다.

사람들은 괴로움에서 벗어나 보려고, 좀 더 행복해지려고 온갖 노력을 다 합니다. 정토 불교 대학에 들어가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마음을 다스리고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아마도 그 대학은 서울대학보다 더 유명한 대학이 되겠지요.

대학을 만들어서라도 중생들의 괴로움을 구원해주고 싶어하는 그 뜻이 갸륵하다고 해야
하나 싶은 생각을 불교 대학 신입생 유치 전단지를 보면서 했습니다. 뭐니 뭐니 해도 스스로 깨닫고 다스릴 수가 있다면 최고로 좋은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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