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을 재.보궐 선거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김해에서 있는 선거라 창원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 투표권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옆에서 보고 있자니 하도 갑갑한 생각이 들어서 오지랖 넓게 몇자 글을 올립니다. 김해 을 선거구는 지역이지만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전국적으로 관심이 되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굳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아실 겁니다.
국무총리에서 낙마한 김태호 전 경남 도지사가 하필이면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에다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그러자 야권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묻혀 있는 김해에서 어찌 한나라당에 자리를 내어 주는 쪽을 팔 수 있겠느냐며 우여곡절 끝에 야권 단일화을 이끌어냈습니다.
김해에서 그냥 괜히 한나라당에 자리를 내어 줄 수 없다고 사람들이 생각하는 게 아닙니다. 아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일이지만 김태호 후보가 노무현 대통령을 오죽 씹어 돌렸습니까? 그런 사람이 봉하마을에 찾아가 노무현 대통령 무덤 앞에서 절을 하는데 정치라는 게 바로 저런 거구나 싶어서 헛웃음이 절로 나왔습니다.
이번 선거는 야권 단일화만 하면 이변이 없는 한 승산이 있다고들 했습니다. 야권 단일화를 만들어 냈을 때 다들 박수를 보냈습니다. 초반 여론 조사에서도 우세하게 나왔습니다. 그런데 선거를 며칠 남겨두지 않은 지금은 막판 뒤집기가 가능하다는 여론 조사가 나오고 있습니다.
선거 운동 과정을 지켜보면서 느낀 점을 좀 이야기하면 그렇습니다. 당 입장에서 보자면 이런 저런 당리당략이 없지 않을진대 오로지 승리를 해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어렵게 어렵게 이끌어 낸 결과였습니다. 그런만큼 이봉수 후보로서도 그 책임이 막중하다 할 수 있습니다.
경남신문과 경남도민일보 인터넷 신문에 달려있는 김태호 후보의 배너 광고입니다 |
그런데 이봉수 후보 어째 좀 갑갑합니다. 그렇게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인터넷 선거 운동에 대한 무지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금보다 훨씬 인터넷이 급되지 않은 시절부터 세상과의 소통을 인터넷을 통해서 한 분입니다. 기존의 언론과 구분되는 블로그의 역할에 대해서 누구보다 강조를 했습니다.
경남블로그공동체에서 이번에 후보들에게 블로거 간담회를 제안한 걸로 압니다. 한나라당 후보가 블로거 간담회에 응할지는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봉수 의원은 블로거 간담회를 당연하게 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무시 내지는 거절을 했습니다.
지난번 지방선거 때 바쁜 일정을 쪼개 블로거 간담회에 응했던 김두관 도시사 후보와는 비교가 되는 모습입니다. 그 간담회를 통해 블로거들의 움직임이 많은 영향력을 미쳤다는 것은 다 알려진 일입니다.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는 지금 다른 매체와 함께 인테넷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다음에 들어가보니 배너 광고에 김태호 후보가 있더군요. 뿐만 아닙니다. 경남도민일보 홈페이지 오른쪽 위에도 김태호 후보 광고가 있고 경남신문 홈페이지에도 같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광고료는 득표율 15%만 되면 다 돌려받을 수 있는 돈입니다. 그런데도 이봉수 후보는 랄라룰루~ 그야말로 태평세월입니다. 인터넷 배너 광고는 아무 데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야권 단일 후보인데 그런 것은 해서 뭐하냐 따놓은 당상인데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인터넷 태통령이라 일컬었던 노무현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자처하면서 어째 그런 마인드 조차 없다는 것은 참 이해하기 힘든 일입니다. 요즘은 모든 것이 인터넷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세상물정을 너무 모르신다고 해야 하나요.
김태호 후보는 그야말로 몸을 낮추고 무릎을 접은 채 물밑에서 소리없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게 김태호 후보의 진정성이라고 믿는 사람은 많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것이 치밀한 선거 전략일지라도 사람들의 마음은 그런 것에 동요를 합니다. 그래서 사람의 마음은 간사하다고 그러지 않나요.
경남도민일보에 실린 자료입니다
블로거 간담회를 무시 또는 거절하고 인터넷 홍보는 전혀 하지 않은 위에 더해 다른 온라인 수단도 제대로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경남도민일보에서 4월 22일 보도한 내용인데요, 오히려 김태호 후보가 전반적으로 낫다고 그럽니다.
이 기사에 따르면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는 자체 홈페이지(taehois.com)도 만들었고 게시판에는 글이 하루 평균 30~40건 올라오며 글당 조회 수도 평균 60회 내외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기사는 "홈페이지 활성화는 성공한 편"이라고 평가를 했습니다.
이봉수 야권 단일 후보는 어떨까요? 완전 낙제 수준입니다. 김태호 후보와는 달리 이 후보 홈페이지는 아예 국민참여당에 '더부살이'를 하고 있답니다. 국민참여당 홈페이지의 서브 홈페이지로 만들었는데 게시판에 글이 하루 20여 건 올라오며, 조회 수는 평균 90회라는 것입니다.
저는 잘 할 줄 모르지만 김태호 후보는 SNS(Social Network Service)도 활용하고 있다네요. 기사를 보면 21일 오전 현재 페이스북 친구는 626명으로 빠르게 늘고 있으며 개설 초기에는 김태호 후보 명의로 하루에 몇 건씩 글이 올라왔지만, 최근에는 바쁜 선거 일정 때문인지 하루 1건도 글을 빠듯하게 올린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트위터도 활용하는데요 그를 따르는 팔로어가 1770명이 넘는답니다.
이봉수 야권 단일 후보는 여기서도 여전히 갑갑합니다. 이봉수 후보는 그 잘 나가는 페이스북도 하지 않습니다. 후보 개인이 운영하는 트위터가 있기는 하지만 팔로어 수도 적고 개점 휴업 상태랍니다. 대신 미투데이라는 SNS를 사용하지만, 그것은 앞에 홈페이지와 마찬가지로 후보의 미투데이가 아니라 국민참여당 미투데이랍니다.
이를 두고 경남도민일보 기사는 '국민참여당=이봉수'라는 전략이 엿보인다고 했습니다만, 제가 보기에 이것은 그냥 듣기 좋은 립서비스일 뿐인 것 같습니다. 김해 을에 국민참여당 기반이 단단한 것도 아니고 또 야권 단일 후보로 포장하고 소개하는 것이 훨씬 득일 텐데, 그렇다면 일부러라도 '국민참여당'을 앞세우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지요.
게다가 인터넷과는 무관하지만 사람들 입에서 이봉수 의원이 너무 자신만만해 한다, 뻣뻣하다는 이야기가 돌기도 합니다. 텔레비전 간담회가 끝났을 때 사람들의 그런 지적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그렇게 보여져서는 안됩니다. 왜냐하면 정치는 이미지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야권 단일화만 되면 승리를 장담할 수 있을 거라 믿었던 초반 분위기가 역전된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사람들의 동정표만을 기대하고 선거전을 좀 더 치밀하게 하지 못한 것도 한 몫을 한 것은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자고로 선거라는 것은 뚜껑을 열어봐야 그 결과를 아는 법입니다. 자만은 스스로 무덤을 파는 짓입니다. 그래서 할 수 있는 만큼 모든 것을 다해야 하는 것이 선거운동입니다. 99대 1로 압승을 한다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기든 지든 최선을 다해야 후회가 없는 법입니다.
만약 이번 선거에서 이기면 본인이 잘나서 이긴 것이고, 선거에 지면 김해 사람들이 못나서 졌다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기를 바랄뿐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명예를 지키고 싶어하는 김해 분들을 위해서라도 마지막 까지 유종의 미를 거두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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