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일이 하루하루 다가오면서 선거전도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이런 저런 선거를 수없이 치렀지만 이번 선거는 조금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블로거 간담회를 통해서 후보들을 조금 더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았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지금은 어디를 가도 온통 선거 이야기입니다. 후보들은 자신을 뽑아주면 지역을 위해서 이런저런 일을 하겠노라고 공약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거리에 내걸린 현수막과 선거 홍보물들을 보고 있노라면 여러가지 생각을 해 보게 합니다.
매번 선거 때마다 후보들이 나서서 이렇게 많은 지역 개발과 발전 공약을 내세우는데 과연 지역은 점점 더 살만한 곳으로 변하고 있는 것일까? 그 물음에 대해 지역에 살고 있는 어느 누구도 그렇다고 쉽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양산 민주통합당 송인배 후보
그렇다면 지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이 있음에도, 그들이 나서서 지역 발전을 부르짖음에도, 왜 이렇게 수도권과 지역의 격차가 커지기만 하는 것일까에 대한 궁금증을 양산시 블로거 간담회에서 민주통합당 송인배 후보에게 물었습니다.
송인배 후보는 빙빙 돌리지 않고 핵심을 그대로 말했습니다. "국회의원들이 지역을 위해서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이 수도권 의원들과 정책 대결이 되어야 하는데 부산 경남 국회의원들은 그런 자리에서 끽 소리를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서민들의 가장 큰 원성을 산 게 종합부동산세 폐지입니다. 종부세 폐지는 부자들의 감세 정책으로 단순히 부동산을 많이 소유한 사람들이 세금을 적게 내는 것이라고 알았는데 더 큰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동안 종부세로 거두어진 일정 부분의 재정이 강남이나 분당 목동 등의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교부금으로 내려가게 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종부세가 폐지되면서 자연히 지방으로 내려가던 재정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종부세 폐지는 서민들뿐만이 아니라 지역민들에게도 피해가 가는 문제인데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힘있는 정당이 꼭 필요하다고 목청을 높였던 지역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새누리당이 종부세를 폐지하려고 했을 때 수도권 의원들을 상대로 지역을 위해서 싸운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었을까?
지역민에게 해가 되든 독이 해든 철저하게 당론을 따르는 것이 국회의원들입니다. 그러면서 죽자 살자 지역을 위해서 이 한 몸 바치겠다며 지금 선거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예산을 따내서 지역에 뭐 하나 해주면 두고두고 자신의 실적으로 내세우기 바쁜 것이 지역 국회의원들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후보들이 큰 소리를 치는 바탕 이면에는 그런 속내가 깔려 있습니다.
더 기가 막힌 것은 그런 진실을 유권자들이 모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부산 경남 사람들은 새누리당 후보라면 뒤도 안 보고 찍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무조건 덩치 큰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지역을 위해서 한 푼이라도 예산을 더 받아오고 더 발전시켜줄 수 있을 거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습니다. 큰 빽이 뒤에 있으면 일없이 든든해하는 말랑말랑한 유권자들을 상대로 새누리당 후보들은 끊임없이 세뇌를 시키고 있습니다.
이런 저런 지역 공약을 많이 하기로 유명한 마산 회원 안홍준 후보
힘이 쎄다는 것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좋은 일을 할 때도 나쁜 일을 할 때도 이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어느 당을 지지하고 어떤 후보를 지지하든 그것은 개인의 자유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힘이 쎈 사람들이 반드시 좋은 일에만 그 힘을 쓰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제대로 선택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수도권 사람들이 지방 이전을 했을 때 수도권에서 누릴 수 있는 문화적인 혜택을 70~80% 정도는 누릴 수 있어야 수도권과 지역의 균형이 어느 정도 맞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 수도권과 지역의 문화 수준의 차이가 과연 얼마나 될까요? 문화뿐만이 아니라 모든 것이 수도권에 집중이 되어 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지역에서 번 돈조차 고스란히 수도권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습니다.
적어도 지역을 위해서 일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후보들이라면 이 문제의 절실함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역을 위해서 일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그런 문제 앞에서 당당하게 수도권 의원들과 맞짱을 뜰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진정하게 지역을 위하겠다는 말을 할 수 있는 게 아닐까요.
혹자들은 정치라는 것은 대중을 상대로 하는 사기라는 말을 하더군요. 그 말이 다 맞다고 공감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 부정할 수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사기를 치는 사람이 백 번 나쁘겠지만 사기를 당하는 사람한테도 그 책임이 없다고 말하지는 못합니다. 맹목적인 새누리당에 대한 사랑이 지역을 망친다는 생각을 양산 송인배 후보와의 간담회을 통해서 새삼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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