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1 장춘사, 그래도 고맙다 함안 무릉산에는 장춘사라는 절이 있습니다. '무릉산 장춘사' 이름만으로는 중국 어디에 있는 엄청난 절간 같지만 이름에서 풍기는 것과는 달리 작고 소박합니다. 장춘사 가는 길은 걸어야 제 맛입니다. 좁다란 오솔길을 따라 한참을 걷다보면 조촐하게 서 있는 장춘사와 마주하게 됩니다. 처음 장춘사를 찾았던 게 언제였던가! 기억도 어슴프레합니다. 그 때는 절간들이 지금보다는 덜 화려했고 덜 복잡했고, 욕심이 덜 묻었던 시절이라 장춘사라서 특별히 조용하고 고즈늑하다 그리 느낀 것 같지는 읺습니다. 그런데도 기억에 남아있는 장춘사는 그냥 좋았습니다. 이유없이 그냥 좋은 게 가장 좋아 거라 하지요. 좋아하는데는 이유가 없어야 한다데요. 아무튼 그냥 좋은 장춘사를 그 후로 드문드문 찾았습니다. 처음 장춘사를 찾았던 그 .. 2023. 4. 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