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구경만큼 재미있는 것이 시장 구경입니다. 시장에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삶이 있습니다. 풍성한 볼걸리 먹을거리가 더해져 안 먹어도 배가 부른 곳이 시장입니다.

 

시골 장터에 가면 그 지방의 삶이 한 눈에 보입니다. 그 곳에서 나는 특산물이 그렇고, 사람들 사이에 오고가는 말투가 그렇고, 파는 음식이나 사람들의 모습에서 지역 정서를 한꺼번에 다 느낄 수 있습니다. 시골 장이 아니라도 다른 지역 시장에 가면 이런 저런 꺼리가 더해져서 장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 색깔이 점점 엷어져갔습니다. 교통 수단이 발달하고 기본적인 생활 수준이 평준화되면서 먹고 사는 것들이 특별할 것도 없이 다들 비슷비슷해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장 어디를 가도 파는 물건들이 별다를 게 없습니다.

 

시골 5일장도 마을에 사는 사람들이 줄어들면서 예전같지 않습니다. 하나 둘씩 장이 사라지고 그나마 남아있는 장도 오전에 번쩍 서고 일찍 파장을 하는 번개장처럼 변해갔습니다. 간혹 장날이라고 마음먹고 찾아가도 이미 썰렁한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조영남이 불러서 더욱 유명해진 화개장터에 가더라도 이제 옛 맛은 하나도 없고 장사꾼들만 가득합니다. 관광객들을 상대로 만들어놓은 시장에서 사람 냄새 지역 냄새를 기대하는 것이 오히려 우스운 일인거지요.

 

그런데 장흥 토요시장은 경우가 좀 다릅니다. 아주 짭짤한 재미가 있는 곳입니다. 3일, 8일, 4일, 9일 이런 식으로 장이 서는 날을 정하지 않고 장날을 매주 토요일로 정했습니다. 주중에 다들 바쁜 현대인의 생활 싸이클 잘 고려해서 정한 것입니다. 장날을 잘 정해서 특화시킨 것만으로도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요인이 된 셈입니다.

 

어디를 가도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시장이지만 장흥 토요시장이 왜 유명한지는 직접 돌아보면 그 이유를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지난 주에 장흥을 알리는 팸투어를 진행하면서 제암산 철쭉산을 내려와서 토요시장을 들리는 일정으로 잡았는데 시장을 들른 사람들의 만족도가 대단했습니다. 다들 손에 시장을 본 물건들이 가득했습니다.

 

시장을 구경하는데 무슨 계획이 있겠냐마는요, 그래도 아는만큼 보인다고 정보를 알고가면 그만큼 알차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만큼 좋은 것이 없기는 하지만 인위적인 기획이 더해졌기 때문에 그만큼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색다름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바로 토요시장의 매력이기도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장흥 토요시장하면 이 술집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오랜 시간을 두고 자기만의 것을 고집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전통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곳에 가면 주인이 손수 빚은 60도가 넘는 소주를 팝니다.

 

60도가 넘는 소주 맛이 어떤가 상상이 가시나요? 한모금 넘겼더니 식도가 타는 것 같았습니다. 요즘 시중에서 파는 소주는 각종 잡물질들을 넣어서 마시기 좋게 제조를 한 것입니다. 입맛에 맞추기 위해 몸에 해로운 물질을 막 섞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곳에서 만드는 소주는 그야말로 청정 그 자체입니다.

 

슬이 아니라 약이라고 합니다. 물론 많이 마셔서 좋은 술은 없지만요. 특히 잇몸 치료에 특효라고 합니다. 소주를 입 안에 머금고 1분 정도 있으면 잇몸 염증이 사라지고 튼튼해진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독한 소주를 1분가량 머금을 수 있는 것도 능력이 아닌가 싶기는 합니다만~~^^

 

술을 빚는 주인장은 인심이 아주 넉넉합니다. 2만원 가량하는 소주 한 병을 사면 이것저것  덤으로 주시기도 합니다. 넓지 않은 가게 안에는 손수 담근 각종 술병들이 가득합니다.

 

자식들이 다들 박사 교수하면서 고생하지말고 편하게 사시라고 성화를 하는데 그래도 이렇게 사는게 좋다는 이야기를 저번에 들러서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에 갔을 때는 아쉽게도 문을 닫았더군요.

 

제가 이 가게를 떠올리는 것은 주인 어르신과 직접 소통을 했던 기억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눈으로 보는 것은 빨리 잊혀지고 손으로 만진 느낌은 오래 남는다고들 그러던데 그냥 눈구경만 하고 지나갔으면 금방 잊혀졌을텐데 말입니다. 시장을 그런 식으로 즐기는 방법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싶어서 꺼낸 이야기 입니다.

 

 

뭐니뭐니해도 맛있는 음식을 먹는 즐거움만한 게 있겠습니까~~!! 한우하면 유명한 곳이 곳곳에 있지만 장흥 한우도 아주 유명합니다. 토요시장에 가서 한우를 맛있고 즐겁게 먹는 두 가지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하나는 고기를 끊어서 고기구워드시는 집에 가서 직접 구워드시면 싸고 맛있게 드실 수 있습니다. 흔히 바닷가 근처에 가면 싱싱한 횟감을 시장에서 싸게 사서 초장집이라고 하는 곳에 가서 드시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또 하나는 3대 곰탕집이 있는데 이곳에 가면 곰탕과 소고기 수육을 먹을 수 있습니다. 가격도 비싸지 않고 직접 삶은 고기에 부추를 곁들여서 이 집에서 만든 특별한 양념장에 싸 먹으면 그 맛이 아주 좋습니다.

 

 

이번에 가서 새롭게 본 것인데 다우리 음식거리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다문화가정이 점점 늘어나면서 전통문화라는 개념이 달라지고 있는 요즘의 새태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손님이 그리 많아 보이지는 않았지만 이런 기획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참 색다르고 좋아보였습니다.

 

 

토요시장에 맞추어 문화벼룩시장도 운영을 하다고 합니다. 넷째주 토요일에 맞추어 문화벼륙시장이라는 것도 꼭 한 번 구경을 해보고 싶습니다. 이런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장흥군이 참 부럽고 좋았습니다.

 

 

다우리 음식거리, 특산품 전시판매장, 토산품 장터 그리고 각종 공연이나 행사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광장은 이곳을 제대로 된 시장으로 만들기 위해서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를 한 눈에 느낄 수 있는 것들입니다.

 

광장 무대에서는 오후가 되면 노래자랑이 열리기도 합니다. 시장이 다만 물건을 사고 파는 곳이 아니라 먹고 마시고 보고 든는 오감을 통째로 즐길 수 있는 관광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장흥 토요 시장은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장흥 토요시장에서 가장 내세울 만한 것 중에 하나가 무산김입니다. 사람들은 흔히 김을 몸에 좋은 건강식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자연 그대로의 김은 훌륭한 음식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생산 제조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손쉽게 관리하고 수확하기 위해 약품처리를 하는데 시중에 나와있는 김은 대부분은 이런 과정을 거쳤다고 보면 됩니다.

 

그런데 장흥군에서는 이 곳에서 생산되는 모든 김은 약품처리를 하지 않고 무공해로 생산하는 곳으로 정하고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설명을 듣고 함께 간 일행들이 산 물건 중에 김이 없는 사람들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경상도 쪽에서는 흔하지 않는 것이 키조개입니다. 키조개라는 이름은 껍데기가 옛날 잡곡에 섞여 있는 돌을 골라내는 키를 닮아서 키조개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흔히 부르는 명칭에도 그런 의미가 담겨있는지에 대해서 예사롭게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설명을 듣고 신기해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키조개라는 이름도 이름이지만 키조개 맛이 아주 별미입니다. 말걸리와 키조개전과 한우전을 시켰는데 키조개전을 먹어본 사람들은 한우전에는 젓가락질을 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야들야들 한 것이 입에 들어가 사르르 녹았습니다.

 

 

경상도에서보다는 전라도에서 더 흔한 것 중의 하나가 갑오징어입니다. 일반 오징어보다 살이 연하고 두툼해서 오징어보다는 훨씬 귀한 대접을 받습니다. 살까 말까 한참을 망설이다 결국 안 샀습니다. 들고다니면서 사진을 찍기가 불편할 것 같아서요.

 

살듯 말듯 망설이다 그냥 돌아서자 파는 할머니가 사진 찍은 값 내놓으라고 등뒤에다 고함을 지르십니다. 그런데 그 말투가 참 정겹습니다.

 

 

홍어 돼지고기를 김치에 싸서 먹는 홍어 삼합은 마니아 층이 형성되어 있는 국민 음식입니다. 그런데 장흥에 가면 장흥 삼합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장흥에서 유명한 한우와 키조개를 버섯에 싸는 먹는 것입니다. 먹어보지는 못했지만 다음에 가면 꼭 먹어봐야겠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장흥에서 만든 하늘수라는 막걸리입니다. 햅쌀 70% 묶은 쌀 30%로 만들었습니다. 이 막걸리가 왜 대단한가 하면 100% 국산쌀로 만든다해도 대부분은 묶은 쌀로 만들지 햅쌀로 만드는 경우는 드뭅니다.

 

김해 봉하마을 막걸리가 햅쌀 100%로 만드는데 그 다음으로 제가 본 것 중에 하늘수 막걸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음식은 90%는 좋은 원료가 결정하기 때문에 저는 원료의 중요성에 대해서 늘 강조합니다. 하늘수 막걸리 맛도 참 좋았습니다. 장흥에 가시거든 꼭 드셔보시기 바랍니다.

 

     

 

감태장아찌를 직접 담아서 팔로 나온 할머니~ 엿을 파는 나이롱 각설이 아저씨~ 장흥 시장을 돌아보는 등산복 차림의 아지매들~이런 저런 사람들이 뒤섞여 장흥시장은 잘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런저런 모습들이 또한 우리네 삶이 아닌가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장흥 토요시장 화장실을 소개합니다 센스~~~~만점이요~~~~~!!!

주말 어디를 갈까 망설이는 분들께 장흥 토요시장을 권합니다. 바로 근처에는 산책하기 좋은  편백숲 우드랜드도 있습니다. 편백숲에서 나오는 피톤치드를 흠뻑 마시고 시장으로 가는 겁니다.

 

시장에 들러 키조개 전 시켜놓고 막걸리 한잔 걸쳐도 좋고, 이것 거것 맛있는 음식을 맛봐도 좋고, 흥이 있는 사람은 노래를 한 곡 불러도 좋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무산김이나 키조개, 갑오징어 등을 사서 와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외 좋은 물건이 아주 아주 풍성합니다. 가족이나 지인들과의 주말 여행 장흥 토요시장을 강추합니다~~^^

 

 

Posted by 달그리메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