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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야기

낙사모가 도민일보에 실렸습니다

by 달그리메 2010. 10. 25.

낙사모가 오늘 경남 도민일보 종이 신문에 실렸습니다. "유쾌하게 상식을 말하고픈 개인이 뭉쳤다" 제목이 아주 그럴듯 합니다. 지난 5월 달에 낙사모가 꾸려지고 딱 20번째 전시회에 도민일보 이승환 기자님이 취재를 하러 왔습니다. 도청 잔디밭에 앉아서 대표님이 격려차 사온 족발에다 맥주를 걸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즐겁게 나눴습니다.

 

 

아침에 기사를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대목이 있었습니다."경남 낙사모가 여는 사진 전시회는 불친절하다" "불친절"이라는 단어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겁니다. 그럼에도 제가 이 단어가 마음에 들었던 것은 낙사모의 성격을 제대로 표현했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기사에도 나와 있듯이 낙사모 회원들은 사진전을 하면서 4대강 사업이 이렇습니다 저렇습니다~ 그런 말을 하지 않습니다. 사진을 많이 봐 주십사 부탁을 하거나 설명을 하지도 않습니다. 말 그대로 참 불친절 합니다. 그런 불친절함에는 다 까닭이 있습니다.

반드시 해야 한다거나 하지 않으면 안 된다거나 그런 것을 요즘 사람들은 부담스러워합니다. 아무리 옳은 일이라 해도 목소리가 커지면 목소리를 내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힘이 듭니다. 힘이 들면 자연히 불편해집니다. 이 불친절함이 전시를 하는 사람도 사진을 보는 사람도 다 편하게 한다는 것을 알기에 그렇게 합니다.

낙사모를 처음 꾸리면서 어떤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더도 덜도 말고 있는 그대로를 알려주면 그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4대강 사업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거나 막지 않으면 안 된다거나 그런 사명감 따위는 없었다는 것이지요. 더 정확하게 표현을 하자면 사명감을 가진들 4대강 사업을 멈추게 할 수 없을 거라는 정도는 알고 있다는 이야기도 됩니다.

다만 4대강 사업에 대해서 무관심 하거나 모르고 있는 사람들에게 알리는 역할이 굳이 말을 하자면 목적이었습니다. "그때 내가 그것을 알고 있었다면 지금은 많은 것이 달라졌을텐데... "뭐 그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처럼 모르고 있는 사람들에게 알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 편안한 마음이 낙사모를 끌어오는 가장 큰 힘이었습니다. 낙사모 활동을 하기 이전에는 저도 강에 대해서 무심했습니다. 그냥 그렇게 흐르는 게 강이구나~ 그 정도로만 생각을 했습니다. 낙사모 활동을 하면서 강을 알게 되었고 나아가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더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그 또한 개인적으로는 보람이었습니다.

 

             낙사모 카페지기 염좌님과 이승환 기자님이 인터뷰를 하는 모습입니다
                                    염좌님은 한 카리스마 하십니다 


"무엇이 당신을 화나게 하는가?" 그날 이승환 기자님이 낙사모 회원들에게 던진 공통 질문입니다. 기사를 읽다보니 염좌님, 천부인권님, 실비단안개님, 파비님은 참 멋있게 이야기를 했더라구요. 그때 저는 이종엽, 노창섭 의원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을 찍느라고 듣지 못했거든요.

자리로 돌아오니 이승환 기자님이 세상에서 나를 화나게 하는 일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아무 생각도 없이 "없는데요" 그랬습니다. 그건 진심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기사를 읽다보니 다른 사람들한테 가식적이라고 엄청 욕먹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가 나는 일이 없기야 하겠습니까마는 저는 그냥 그렇게 생각합니다. 화를 낸들 뭐할까 세상이 다 그런 것을...처음부터 그런 생각을 한 것은 아니지만 그런 화가 다 부질없다는 생각이 언제부턴가 스르르 들었고 그러면서 아무 생각이 없어져 버렸습니다.

"세상이 어떻든 개인이 먼저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변화가 모이면 세상도 자연스럽게 변하겠지요." 제가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된 데는 여러가지 요인이 작용을 했겠지만 그 중에서 영향을 끼친 감동적인 글귀가 있었습니다.

"나는 처음 세상을 바꾸려고 했다. 그런데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나라를 바꾸려고 했다. 그 또한 불가능 했기에 사회를 바꾸려고 했다. 사회를 바꾸지 못하자 가정을 바꾸려고 했다. 가정조차 바꾸지 못하고 마지막에 나 자신을 바꾸었다. 나 자신을 바꾸자 세상이 바뀌었다."

 


12월 말까지 사진전을 계속 할 계획입니다. 사진전을 한다고 해서 나라가 바뀌지 않는다는 것쯤은 알고 있습니다. 아무 것도 바꿔내지 못할지라도 적어도 낙사모 활동을 통해서 미약하나마 제 자신을 바꾼 건 있습니다. 그보다 더한 보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마지막 남은 기간 동안도 동료 블로거 그리고 아고라 분들과 함께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습니다. 아울러
별로 하는 것도 없는 낙사모를 도민일보에 대문짝만하게 실어주고 격려해주셔서 많이 많이 고맙습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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