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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10

덕혜옹주, 영화를 이렇게 만들면 곤란하지요. 덕헤옹주를 봤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도대체 이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혼란스러웠습니다. 만약 덕혜옹주에 대한 역사적인 지식이 전혀 없었다면 오히려 영화를 보는 게 좀 수월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연신 눈물을 찍어내는 옆자리 아줌마의 모습이 그렇게 생뚱맞아 보이지도 않았을 거구요. 고종이 일제로부터 강제 하야를 당하고 덕혜옹주가 일본으로 건너가 어떤 일생을 보냈는지에 대해서 저도 그 내막을 속속들이 다 알지 못합니다. 다만 마지막 왕실 사람들이 얼마나 무기력했는지, 일본에 빌붙어 어떻게 안위를 누렸는지, 스스로 일본인의 모습으로 살았다는 그 정도의 지식만으로도 이 영화를 반감없이 보기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전지현이 주인공으로 나왔던 암살이라는 영화를 저는 극장에서만 3번을 봤습니다. 안옥윤의 삶과.. 2016. 8. 19.
소수의견, 재미있다? 재미없다? 지난 주 월요일 극장에 갔더니 상영관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영화는 연평해전이었습니다. 합성동 롯데 시네마에서는 월요일, 화요일은 소수의견을 아예 상영 자체를 하지 않더라구요. 비슷한 시기에 개봉이 된 연평해전과 소수의견의 개봉관 점유율이 이렇게 차이가 나는 까닭이 무엇인지 좀 궁금했습니다. 소수의견는 용산 사건을 다룬 소설을 영화화 했지만 그렇다고 용산 사건을 다루었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상황 설정이 비슷하다는 정도입니다. 하루 하루 벌어 먹고 사는 영세 상인들의 삶 터를 아무런 대책없이 강제 철거하는 과정에서 열 여섯 소년과 스무살의 의경이 목숨을 잃게 됩니다. 소년은 의경에게 죽고 의경은 소년의 아버지에 의해 죽습니다. 소년의 아버지는 정당방위를 주장하고 경찰은 소년을 죽인 것은 의경이 아니라 .. 2015. 7. 4.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를 영화로 만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을 꼽으라면 저는 지금도 주저없이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를 그 중에 하나로 꼽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인간의 삶에 내재된 운명같은 슬픔으로 인해 아렸던 마음이 지금도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그런 책이 영화로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슴이 설레였습니다. 한 편으로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감동이 반감되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도 마음 한구석에는 있었습니다. 영화는 어른이 된 제제가 소설가가 되어 자신이 쓴 책을 들고 고향 마을을 찾는 것으로 시작이 됩니다. 고향에서 보낸 유년 시절의 이야기가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속에서 펼져집니다. 훌쩍 자란 밍기뉴 앞에 서서 제제는 과거의 기억속으로 들어갑니다. 책을 읽으면서 상상을 했던 제제는 깡 마른 체격에 약간 까무짭짭한 모습이었는데 영화 속 제제는 .. 2014. 6. 2.
나를 돌아보게 했던 영화, 또하나의 약속 영화 또하나의 약속을 봤습니다. 그런데 굉장히 무덤덤하게 봤습니다. 얼마 전, 수상한 그녀를 보면서는 가벼움 속에 담겨져있는 반전- 나이 먹어감에 대한 비애랄까 세월의 무상함 뭐 그런 감정에 겨워 울컥 눈물이 났었는데... 겨울 왕국은 뻔한 내용임에도 화면 가득 담기는 장면들에 취해 유쾌한 마음으로 영화를 봤는데...또하나의 약속은 그냥 봤습니다. 감동과 비판을 동시에 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영화를 보는 이도 있었고, 영화가 시작하면서 부터 끝날 때까지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봤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저는 이 무덤덤함의 정체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이미 그런 세상이지 않느냐는 체념이나 포기 같은 것이 마음 바탕에 많이 깔려 있는 탓인 것 같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설명이 되지 않.. 2014. 2. 16.
최종병기 활, 나는 반전주의자다 요즘은 네티즌들의 입김이 영화 흥행을 좌우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여러모로 기대를 모았던 '7광구'는 네티즌의 악평으로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는 반면 '최종병기 활'은 호평에 힘입어 흥행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저도 두 영화 중에서 어느 것을 볼까 망설이다 인터넷에 들어가 영화평을 보고 결정을 했습니다. '최종병기 활'의 성공은 잘 짜여진 시나리오나 활이라는 흔한 소재를 역발상으로 끌어낸 참신한 아이디어, 그밖의 이유가 더해져서겠지만 훌륭한 캐스팅도 흥행 성공의 한 몫으로 꼽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배역에 맞아떨어지는 박해일과 류승룡의 이미지로 인해 영화에 몰입하기가 한결 수월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감상글을 쓰면서 "최종병기 활, 나는 반전주의자다" 라고 글 제목을 정했습니다. 전문가도 아니면서.. 2011. 8. 21.
니르바나로 가는 길 ~ 좋은 연극 한편 소개합니다 블로그를 하다 보면 가끔 좋은 일도 있습니다. 지난 5월 19일, 부산에 계시는 거다란님의 초대로 연극을 한 편 보게 되었습니다. 연극 본 소감을 블로그에 올려주는 대신에 거금 2만원씩이나 하는 입장료를 주지 않고 공짜로 봤거든요. 그런데 그만 이런저런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다 지금까지 감상글을 쓰지 못한 채 한 달이 훌쩍 지나가 버렸습니다. 거다란님을 볼 때마다 무슨 외상값 떼먹은 것처럼 찔렸는데 오늘에사 드디어 갚게 되어서 무척 홀가분한 마음입니다. 지방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그런 게 좀 있습니다. 지역 문화에 대한 자존감이랄까 자부심 같은 게 부족합니다. 지역에서 하는 게 뭐 그리 좋을까봐서~ 혹은 지역에서 만든 게 다 그렇지 뭐~ 그런 식으로 말입니다. 그런 까닭에는 지역을 제대로 챙기지 않는 국가 .. 2011. 6. 30.
'아프리카의 눈물' 극장판이 아쉬웠던 이유 텔레비전을 두고 흔히들 바보상자라고 합니다. 근데 조금만 관심 있게 살펴보면 알뜰시장에서 헐값에 좋은 물건을 골라내는 것처럼 실한 프로그램도 많습니다. MBC 한학수 PD가 만든 다큐멘터리'아프리카의 눈물'이 그런 프로그램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아프리카 하면 가난, 굶주림, 사막 이런 것들이 먼저 떠오릅니다. 유명 배우들이 나와서 하루에 얼마면 굶어 죽어가는 아프리카 아이들을 살릴 수 있다는 광고가 그런 인상을 강하게 심어놓은 것 같습니다. 끼니 때가 되면 밥을 먹고, 어둠이 찾아오면 잠을 자고, 사랑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런 일상은 사람이 사는 어느 곳인들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어디에서 태어나 살아가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나 모습은 제각각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아프리카의 눈물'을 통해서 본.. 2011. 4. 5.
'조용한 남자' 저는 이렇게 봤습니다 '조용한 남자' 영화 시사회에 다녀왔습니다. 시사회에서 영화를 본 블로거들의 소감 글을 읽어보니 열악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작품을 완성한 감독에 대한 칭찬과 격려 그리고 재정적인 지원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분위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좀 다르게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조용한 남자는 서울에서도 만들기 힘들다는 독립영화를 지역, 그것도 문화의 불모지라고 할 수 있는 창원에서 어렵게 만든 아주 기특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우선 칭찬을 보냅니다. 독립영화는 이번에 본 '조용한 남자'를 포함해서 4편을 봤습니다. 처음으로 본 것이 그 유명한 '워낭소리'입니다. 그리고 다음에 본 것이 작품성과 흥행성에서 다같이 성공을 했던 '똥파리'였습니다. 이 영화를 보기 위해 독립영화 전용 극장이 있는 부산 서면까지 찾아.. 2011. 2. 26.
3D 영화는 돈을 벌기 위한 속임수더라 설날에 딸들과 함께 영화를 보러 시내에 나갔습니다. 괜찮다 싶은 영화가 없었기에 어떤 영화를 볼 지는 즉석에서 고르기로 했습니다. 합성동 CGV에 갔습니다. 생각보다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설날 특선이라고 크게 입소문을 타는 영화가 없는 탓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표를 끊기 위해서 주변을 살펴보니 매표를 하는 직원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참을 두리번거리니 딸들이 이제는 손님들이 기계로 직접 매표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젊은 사람들이야 능숙하지만 나이든 사람들은 기계를 다루는 일이 어색하고 서툽니다. 카드를 주면서 표 사는 일을 딸들에게 미루었습니다. 기계를 들여다보고 꾹꾹 누르는 일이 번거럽고 귀찮아서요. 조금 후 결제를 한 금액이 휴대폰에 39.000원으로 떴습니다. 어 계산이 잘못된 것 같은데~ .. 2011. 2. 5.
변태들의 한바탕 축제~ 페스티발 관람기 얼마 전에 공짜로 영화표 두 장이 생겼습니다. 같이 갈 사람이 없을까 몇군데 전화를 돌렸더니 이런 저런 사연으로 다 거절을 하더군요. 쩝쩝!! 그렇다고 굳이 혼자 못갈 것도 없습니다. 무슨 영화를 볼까 인터넷을 뒤졌습니다. 저는 폭력물이나 호러 이런 영화는 딱 질색입니다.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 이런 것도 별로 따지지 않습니다. 그냥 즐겁게 웃다 나오는 코미디 영화가 제일 좋습니다. 그런 취향에 걸맞는 영화를 담방에 찾았습니다. 페스티발이라는 영화였습니다. 섹시 코미디 영화로 18금이었습니다. 저는 특히 코미디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딱 제 스타일이니까요. 평점이 10만점에 9점 우아~ 코미디 영화에 작품성까지 있으면 굉장하겠구나 싶었습니다. 더 이상 갈등없이 페스티발을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평일 낮.. 2010. 1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