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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야기

해표 보성 녹차유는 완전 사기더라

by 달그리메 2010. 12. 29.

자뻑을 좀 하자면 제가 요리를 좀 합니다. 저는 제 요리 실력이 훌륭한지 잘 모르겠는데 먹어본 사람들이 다들 잘한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합니다. 그래서 그런 줄 알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음식 재료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음식은 몸에 들어가서 독이 되거나 약이 된다는 생각을 아주 심하게 하는 편입니다. 

며칠 전 저녁 밥상에 생선 몇마리를 올렸습니다. 생선 이름은 조기입니다. 조기를 굽기 위해서 먼저 후라이팬을 달구었습니다. 그래야 생선이 달라붙지 않고 잘 구워집니다. 달구어진 후라이팬에다 기름 몇 방울을 떨어트렸습니다. 기름 제목은 보성 녹차유였습니다. 녹차가 좋다는 것은 이미 다 알려져 있는 일입니다. 음식재료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맛을 내는 양념의 질이 좋아야 한다는 것을 저는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상표를 보고 누가 99.55% 콩기름이라고 생각을 할 수 있을까요?


녹차의 건강~ 뭐 이런 글귀가 기름병 껍데기에 붙어 있었습니다. 무척 흡족했습니다. 그런데 그 글귀를 보는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 녹차로 이 정도의 기름을 짤려면 도대체 얼마만큼의 녹차가 필요하단 말이지?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녹차유의 정체에 대해서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기름병을 들고 성분을 찬찬히 살피기 시작했습니다. 성분을 확인하다 말고 그만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녹차 함유량이 전체 1%였기 때문입니다.

저를 경악시킨 건 녹차가 1%라는 사실이 아닙니다. 나머지 99%가 국산콩도 아닌 수입콩으로 만들어져 있었다는 것입니다. 
잘 알다시피 수입 옥수수와 콩은 대부분이 GMO 식품입니다. 저는 두부도 비싼 돈주고 일부러 국산콩으로 만든 것만 사 먹습니다.

가축들 사료로 쓰기에도 찝찝한 유전자변형 식품을 99% 사용하고 어떻게 몸에 좋은 녹차유 운운할 수가 있을까요? 정말 열이 뻗쳤습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근데 더 가관이었습니다.

1% 녹차유 중에서도 진짜 녹차는 그 절반에 미치치 못하는 45%를 사용하고 나머지는 다시 콩기름 55%로 적혀 있었습니다. 언뜻보면 마치 녹차를 45% 사용한 것처럼 보입니다. 
아주 교묘합니다.

그러니까 진짜 녹차는 1%라 아니라 0.45% 라는 것 입니다. 
0.45% 녹차를 사용한 엉터리 기름을 두고 배짱도 좋게 이렇게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국내산 보성녹차 성분이 함유된 프리미엄 오일입니다. 보성 녹차유에 함유된 녹차 추출물이 생선 육류의 냄새를 줄여주어 원재료의 맛을 살려줍니다."

99.55%를 수입콩으로 만든 기름을 두고 이렇게 표기를 하는 것이 과연 가당키나 한 일일까요? 0.45%의 녹차유 성분이 생선과 육류의 냄새를 줄여주어 원재료의 맛을 살려주는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 있기는 할까요?

 

                     보성 녹차유가 좋은 이유를 아주 당당하게 늘어놓았습니다.


저는 이 보성 녹차유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건강에 좋은 녹차유라는 겉포장만 보고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고 요리에 사용을 했습니다. 이 선물을 제게 준 분도 그냥 콩기름을 선택하지 않고 보성 녹차유를 선택한 것은 순전히 상표 때문이었을 겁니다.

그처럼 찬찬히 살펴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포장만 보고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거나 선택하는 사람들도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얼마 전에 그런 일이 있었지요. 포도씨유가 100% 포도씨가 아니라 다른 기름이 섞여 있다는 논란이 있었는데 식약청에서 과학적으로 증명하지 못하고 결국 사건이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보성 녹차유의 경우 성분을 100%로 녹차라고 표시해 놓고 속인 것이 아니라 1%라고 표시를 했기 때문에 무죄다 그렇게 생각을 할 수 있겠지만 제가 보기에는 이건 거의 사기 수준입니다. 차라리 콩기름이다 그렇게 밝히고 파는 게 맞습니다.

저는 이 사실을 확인한 순간 바로 기름을 버렸습니다. 기분이 나빠서 사용할 수가 없었습니다. 시중에 나가면 몸에 좋은 100% 올리브유나 포도씨유 카롤라유 등등 좋은 기름들이 흔하고 흔한데 GMO가 의심되는 콩을 99% 넘게 사용한 기름을 찝찝하게 먹을 까닭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식품들 이런 식으로 상표를 악용하는 사례가 너무 많습니다. 이런 것은 정말 법적으로 규제를 해야합니다. 그런데도 이런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사람을 위해서 법이 존재한다면 이런 말도 안되는 법은 바뀌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기업윤리가 잘 지켜지는 것도 아닙니다. 있는 놈이 더한다고 버젓이 유명 메이커 달고 장사하는 대기업이 더합니다. 해표는 식용유 회사로서는 손에 꼽히는 유명 기업으로 알고 있습니다. 양심이라고는 손톱만큼도 없는 것이 우리나라 기업들입니다.

집에 혹시 해표 보성녹차유가 있으면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알고 먹는 것이야 상관이 없겠지만 속고 먹는 일은 없어야겠지요. 물론 다른 식품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이런 사기 행각이 근절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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