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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딴에 이야기

모산재, 사람과 자연의 공존을 꿈꾸다

by 달그리메 2014. 4. 29.

합천하면 사람들은 가장 먼저 해인사를 떠올립니다. 철쭉이나 억새로 유명한 황매산도 봄 가을이면 많은 사람들이 찾습니다. 그런데 합천에는 이 곳 말고도 아주 멋진 곳이 있습니다. 영암사지를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모산재입니다. 특별한 안목이 없어도 뿜어져 나오는 기운이 예사롭지 않다는 걸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신령스러운 산이 바로 모산재입니다.

 

지자체에서는 다들 자기 고장에 있는 자연을 관광 상품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관광 상품으로 내세우는 것이 대부분 꽃 군락지이거나 걷기에 편한 길을 만들어서 사람을 끌어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모산재는 좀 특이합니다. 합천군에서 모산재를 어떤 명소로 만들고 싶어하는지를 알면 특이하다는 말 뜻을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기운이 쎈 모산재를 전국적으로 특징이 있는 명소로 만들고 싶은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산을 오르는 등산객들을 위한 곳이 아니라 국선도를 하는 사람들이나 도를 딲거나 기를 느끼고 싶어하는 혹은 몸과 마음을 비우고 힐링이 필요한 사람들이 찾는 명소로 만들고 싶어합니다. 

 

그런 작업의 시작을 이번에 했습니다. 평범한 사람들보다는 기운을 잘 느낄 수 있는 사람들과 탐방을 하면서 모산재의 기를 직접 체험해보는 것 입니다. 그 일을 '해딴에'가 맡아서 진행을 했습니다. 전국에서 유명하다는 국선도 고수들과 풍수 전문가를 섭외해서 풍수 팀 국선도 팀으로 나누어서 모산재를 돌아봤습니다.

 

 

모산재를 오르기 전에 준비 운동을 하는 모습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국선도를 해 본 적이 있습니다. 5만원 주고 깔깔한 도복 사서 입고 딱 두 번 해보고 그만두었습니다. 제 적성에는 국선도보다는 아무래도 요가가 더 맞는 것 같았습니다. 뭐든지 자기에게 맞는 인연이 따로 있는 모양입니다.  

 

파란색 옷은 초보입니다. 파란색 옷을 벗으면  미색 옷을 입게 됩니다. 국선도를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미색 옷을 입은 사람들도 인정을 해주는 경지라고 합니다. 그 다음이 까만 하의와 흰 상의를 입게 되는데 말하자면 고수입니다. 사진으로 봐서 왼쪽에서 두번째 분이 최고수라고 했습니다.

 

 

모산재는 바위로 이루어진 산입니다. 온 산을 다 돌아도 흙을 밟을 수 있는 곳이 별로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경사가 심하고 길이 제대로 나 있지 않습니다. 바위에 밧줄을 매달아 붙잡고 걸어올라가야 하는 곳이 많고 가파른 계단으로 이어지는 길도 있습니다. 여느 산처럼 예사롭게 생각을 하고 오르다가는 엄청 고생을 하게 됩니다. 

 

모산재를 오르다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것이 돛대바위입니다. 모양이 배에 있는 돛을 떠올리게 합니다. 모산재에는 돛대바위처럼 여러가지 모양을 떠올리게 하는 바위들이 많습니다. 보는 이의 마음에 따라 다양한 모양으로 상상할 수 있는 재미가 있습니다.

 

돛배바위 앞에서 시범을 보이고 있는 고수들의 모습입니다. 서울이나 울산, 경기도 등 전국에서 오신 국선도인들은 모산재가 다들 처음이라고 했습니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보는 경치는 물론이고 바위에서 느껴지는 범상치 않은 기운에 다들 감탄을 했습니다.

 

 

푸른색 도복을 입은 분들은 좀 더 안정된 자리에서 수련을 하고 있습니다. 국선도라는 것이 단전호흡과 권법을 통해 기를 얻거나 닦는 작업이라고 하는데 긍극의 목적은 마음 수련에 있는 것 같습니다.

 

무엇인가를 얻거나 가다듬기 위해서는 자신 안에 있는 것을 비워내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은 일입니다. 채우는 것보다 비우는 것이 훨씬 어려움에도 사람들은 끊임없이 채우는데만 마음을 쓰고 기운을 쏟고 있습니다. 

 

수련을 통해 몸과 마음을 비우고 가다듬어 마침내는 무념무상의 경지에 이르는 것이 인간으로서는 결코 간단한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런 방향으로 몸과 마음이 향해 있는 사람들이라 그런지 제 눈에는 다들 남 다르게 보였습니다.

 

 

바위 끝에 매달려 동작을 하는 것을 최고 고수님이 바라다 보고 있습니다. 내려다 보이는 마을이 아득하합니다. 해가 뜨고 지는 일상에 매여 살아가는 범인의 눈에는 바위 끝에 매달려 있는 모습과 저 멀리 아득하게 자리잡은 마을의 풍경이 겹쳐지며 묘한 감흥을 주었습니다. 

 

 

이번에 오신 국선도인들 중에 의외로 여자분들이 많아서 놀랐습니다. 옷을 갈아입지 않았을 때는 그냥 평범한 아줌마들이었는데 옷을 차려입고 동작을 하는 모습은 또 다른 분위기를 느끼게 합니다. 모산재에 있는 평평한 바위 위에서 하는 동작들이 아주 힘이 있고 자유로워 보였습니다.

 

 

이곳이 모산재에서 가장 명당 자리입니다. 오목하게 들어앉아 있습니다. 그냥 봤을 때는 바위산보다 폼이 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바위산에서 흙이 있는 곳이 바로 명당 자리라고 합니다. 이 곳에서 기운을 느꼈다는 고수들이 있었습니다. 그 기운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어떤 느낌인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 도리가 없겠지요~~!!

 

 

 

국선도에서 왜 칼을 사용하냐고 물었더니 예전에는 국선도가 개인의 심신을 가다듬는 일 뿐만이 아니라 전쟁이 났을 떄나 나라가 위기에 처해졌을 때는 나라를 구하는 일에 직접 나서기도 했는데 오늘날 그 정신을 살리자는 의미로 칼을 사용한다고 했습니다.

 

 

모산재에서 단원들이 수련을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 분은 국회 방송에서 근무를 한다고 했습니다. 국회의원이나 정치를 하시는 분들 국선도 사범이라고 합니다. 정치를 하면서 혼탁해진 몸과 마음을 국선도를 통해서 정화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정치인에 대한 이미지가 부정적이다보니 정치인들이 국선도를 한다고 하면 국선도의 격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의 경우도 생긴다고도 하는데 생각해보면 참 재미있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한 이야기입니다.

 

 

순결바위 앞에서 시범을 보이고 있습니다. 순결하지 못한 사람들이 바위에 들어가면 나오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오는데 지금은 순결이라는 개념이 퇴색되어 오히려 다이어트 바위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퉁퉁하면 들어가서 나오지 못하니까요.

 

그런데 이 바위는 진짜 순결바위가 아니라 가까 순결바위입니다. 조금만 내려가면 진짜 순결바위가 있는데 간이 큰 사람만 들어가 볼 수 있습니다. 왜 그런지는 직접 눈으로 확인을 하시면 됩니다~~^^

 

 

국사당 앞에서 시범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사당은 태조 이성계가 등극을 위해 천지신명께 기도를 올렸던 곳입니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가장 신령스러운 곳을 찾아서 정했다면 이 곳이 얼마나 명당 자리인지는 미루어 짐작이 됩니다.

 

 

모산재를 둘러보고 영암사지로 돌아와 몸을 풀고 있습니다.

 

 

사람들마다 제각각 자연에 대한 생각과 자세가 다릅니다. 자연을 두고 욕심을 채우는 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반면에 자연은 자연 그대로 보전되어야 한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저는 자연과 인간은 더불어 공존해야 한다는 쪽 입니다.

 

자연를 벗어나 인간의 삶이 유지될 수 없고, 다만 자연으로서 홀로 존재하는 것도 무의미 할지도 모릅니다. 인간으로부터 보호받은 자연은 인간의 삶에 유익한 존재가 되고, 자연으로부터 혜택을 받은 사람들은 자연을 보존하는 것으로 서로 공생공존하는 관계가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는 사람들의 발길이 제한되어야 하는 게 맞습니다. 명소로 알려지면 사람들이 몰려들어 훼손이 되어버리는 지금의 현실에서 보자면 어떻게 자연과 인간이 서로 공존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자연과 인간 사이에 가로놓여 있는 것 같습니다.

 

합천군은 모산재가 널리 알려져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기를 바라지는 않았습니다. 명소가 되는 것이 다 바람직한 게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대신에 모산재가 지닌 특징을 살려 인간에게도 이롭고 산도 제대로 보존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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