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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야기

길거리에서 담배 피우는 여자 이상한가요?

by 달그리메 2011. 7. 21.

길거리를 가다 아주 재미있는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생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앳되 보이는 여자가 사람들이 오고가는 거리 한가운데서 아주 자연스럽게 담배를 피우고 있었습니다. 그런 장면을 두고 '재미있는 광경'이라고 표현을 한 건 아니구요. 거리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젊은 여자를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참 재미 있었습니다.

마치 이상한 사람을 보듯이 힐끔거리는 사람도 있었구요. 가던 길을 멈추고 돌아보는 사람도 있었구요. 나이 지긋한 분들은 세상 정말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담배를 피우고 있는 여자보다는 주변 사람들의 표정을 더 유심히 재미있게 봤습니다,

어르신 말마따나 세상이 참 많이 좋아지긴 좋아졌습니다. 남자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져서 여자들이 술마시는 것도 흉이 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술 마시는 여자들을 두고 힐끔거리거나, 뒤를 돌아보거나, 수군거리거나 그런 일은 없어졌으니까요.

그런데도 유독 여성들 그것도 젊은 여자들의 흡연을 대하는 사람들의 인식은 예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외국인이거나 나이가 지긋한 여성에 대해서는 그러려니 하는 분위기입니다만, 젊은 여자의 흡연에 대해서는 여전히 무척 인색합니다.

물론 카페나 술집에서는 이미 여자들이 자연스럽게 담배를 피우더라구요. 그런데 문제는 길거리에서 입니다. 노상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여전히 금기 사항처럼 되어 있습니다. 딱히 그러면 안된다는 규정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그러다 보니 여성분들이 담배를 피우기 위해서 가장 손 쉽게 찾는 공간이 개인적인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공중 화장실입니다. 공중 화장실에 가보면 여자 화장실이 참 지저분합니다.

 


남자 화장실에는 들어가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짐작컨대 남자 화장실보다 여자 화장실이 훨씬 더 지저분하지 않을까 싶거든요. 남자분들 여자 화장실이 깨끗할 것이라는 환상은 버려도 좋을 듯^^ 

여자들이 사용하는 공중화장실에 가보면 여성 흡연자들에게 날리는 경고문이 많습니다. 흡연 적발시 경범죄로 벌금을 먹이겠다는 문구도 있구요, 상가 화장실인 경우 업주나 종업원이 담배를 피우다 걸리면 영업정지를 시키겠다는 엄포성 문구도 붙어 있더라구요.

그럼에도 공중 화장실에서의 여성 흡연은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좁은 화장실에서 특히 요즘 같이 무더운 여름날 화장실 여기저기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면 화장실 안 공기가 숨이 확 막힐 지경입니다. 담배 냄새도 여간 불쾌하지 않구요.

남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피우면 괜찮고 다른 사람들이 보는 길에서 피우면 이상한 짓이 되고 그런 건 좀 우습지 않나요. 흡연은 개인 취향의 문제이지 범법행위는 아니니까요. 그야말로 세상이 많이 달라졌는데 흡연 여성들도 이제는 오래된 고정관념이나 뭐 그런 것에서 좀 자유로워져야 하지 않을까 싶거든요.

그런 면에서 보자면 길거리에서 당당하게 담배를 피우던 젊은 아가씨가 화장실에 쭈그리고 앉아 담배 피우는 여자들보다 훨씬 더 용기있고 멋있는 여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할까 궁금합니다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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