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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3D 영화는 돈을 벌기 위한 속임수더라

by 달그리메 2011. 2. 5.

설날에 딸들과 함께 영화를 보러 시내에 나갔습니다. 괜찮다 싶은 영화가 없었기에 어떤 영화를 볼 지는 즉석에서 고르기로 했습니다. 합성동 CGV에 갔습니다. 생각보다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설날 특선이라고 크게 입소문을 타는 영화가 없는 탓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표를 끊기 위해서 주변을 살펴보니 매표를 하는 직원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참을 두리번거리니 딸들이 이제는 손님들이 기계로 직접 매표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젊은 사람들이야 능숙하지만 나이든 사람들은 기계를 다루는 일이 어색하고 서툽니다.  카드를 주면서 표 사는 일을 딸들에게 미루었습니다. 기계를 들여다보고 꾹꾹 누르는 일이 번거럽고 귀찮아서요.

조금 후 결제를 한 금액이 휴대폰에 39.000원으로 떴습니다. 어 계산이 잘못된 것 같은데~ 그랬더니 딸들이 맞다고 했습니다. 3D 영화라서 그렇다고 합니다.
언젠가 애니매이션 입체 영화를 너무 즐겁게 본 기억 때문에 가격이 좀 비싸도 그래 이왕 보는 거 명절날 즐겁고 재미있으면 좋은 거지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입체적이지 않은 영화를 입체 영화라며 13.000원 씩이나 받다니 지나가는 개가 웃을 일입니다.


영화 제목이 '걸리버 여행기'였습니다. 눈 앞에 어떤 장면이 펼쳐질지 상상만으로도 기대가 되었습니다. 영화 내용은 한마디로 유아용 수준이었습니다. 주인공이 여차저차해서 이상한 소인국에 떨어지게 되고 거기서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가 진행이 됩니다.


어차피 내용에 대해서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입체 영화니까 눈이라도 즐거우면 된다 싶었으니까요. 일반 영화보다 5천원이나 더 지불한 것은 그만큼의 즐거움을 누리는 대가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영화를 한참 보고 있는데 옆에 있는 딸이 저를 꾹꾹 찌르면서 "엄마 이 안경이 좀 이상한 것 같아 화면이 입체적으로 보이지가 않아" 그랬습니다. 그냥 못들은 척하고 영화를 보고 있는데 딸이 안경을 벗었다 썼다를 반복하다 아무래도 이상한 것 같다며 한 번 써 보라고 했습니다. 

안경이 이상한 게 아니었습니다. 저도 계속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입체 영화라던 걸리버 여행기는 글자만 입체적이지 화면은 하나도 입체적이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보니 입체 영화를 처음 본 딸이 안경이 이상하다고 생각을 한 것입니다. 영화를 시작하기 전에 화장실에서 입체적이지 않아도 되는 영화를 입체 영화로 만들어 영화비만 비싸게 받는다고 씩씩거리던 아줌마의 이야기가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었습니다.

보통 영화 관람료가 8천원 합니다 그런데 3D 영화는 13.000원을 합니다. 무려 5천원이 더 비쌉니다. 애니메이션 입체 영화는 그래도 볼만 합니다. 그렇지만 걸리버 여행기는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입체 영화로 볼 까닭이 없었습니다.

1~2천도 아니고 5천원씩이나 더 받는 입체 영화에 대해서 궁금증이 있습니다. 3D로 제작이 된 영화는 비싸게 수입을 하는 것인지, 그렇다면 정말 5천원이나 더 받아야 할만큼 비싸게 수입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우리나라에서 다시 3D로 만들어서 비싸게 받는 것인지, 5천원 씩이나 더 비싸게 받는 3D가 그냥 영화보다는 수입업자들 입장에서는 얼마만큼 더 이익이 되는지 등등 말입니다.

흥행에 성공을 한 아바타의 경우는 3D로 볼 것인지 관람객에게 선택의 여지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입체 영화로도 손색이 없었다는 평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완전히 아니올시다였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와서 생각을 해보니 이건 관객을 대상으로 완전히 사기를 치는 일이다 싶었습니다. 1인당 5천원이면 10만 명만 들어도 5억이 덤으로 들어오고 좀 더 나아가 관객이 백만이라면 안경 하나 뒤집어 쓰는 값으로 앉아서 무려 50억을 공짜로 버는 셈입니다. 관객들을 완전히 봉이라 여기는 짓입니다.

기계로만 매표를 하는 것도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관객에 대한 써비스는 무시하고 한 푼이라도 주머니에 있는 돈을 끌어내기 위해서 온갖 수작을 다 부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즐거울려고 영화관에 갔다가 쌩돈만 날리고 기분만 더러웠습니다.

진짜 돈이 아까워서 배가 아플 지경이었습니다. 기분 같아서는 소비자고발 센터에다 고발이라도 하고 싶은데 이런 예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영화에 대한 재미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효과도 제대로 나지 않는 입체 영화를 만들어 필요 이상으로 관람료를 올려받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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