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월이면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 산이나 바다, 강입니다. 요즘처럼 더운 날씨에는 물이나 에어콘이 없는 곳으로 여행을 하기가 어려울 지경입니다. 젊었을 때는 산이고 바다고 강이고 다 좋았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바다보다는 계곡이 좋고 계곡보다는 에어콘이 있는 곳이 더 좋아집니다. 그렇지만 어린 아이들이 있으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방학이 되면 내키지 않아도 어딘가 한 두번쯤 가야 여름을 무사히 날 수가 있지요.
대부분 물놀이 장소가 좀 단조롭습니다. 그러다보니 잔뜩 싸가지고 간 음식으로 배부르게 먹고 물에 발 한 번 담그고 또 먹고 그러기를 반복하다 돌아오게 됩니다. 좀 더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뭔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여름휴가 때 함안에 가면 물놀이뿐 아니라 다른 것들을 한꺼번에 누릴 수 있는 곳이 함주공원입니다. 7월 19일부터 8월 14일까지 이곳에다 물놀이장을 개장합니다. 규모가 큰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이 안전하게 물놀이를 하기에는 딱입니다.
8월 한 달 동안은 아이들을 위하여 무료 영화도 상영합니다. 요즘같이 열대야가 심한 밤이면 저녁이라도 집에 있기가 쉽지 않지요. 근처에 있는 분들은 아이들과 함께 공원에 나와서 영화도 보고 더위를 식히고 가족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놀이장 앞에는 이렇게 프리마켓이 열립니다. 함안에서 생산된 농산물들을 팔고 있습니다. 소농인들이 모여서 만든 협회 주관으로 지금은 물놀이장 개장 때만 열고 있지만 앞으로는 주말 상설장으로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었습니다.
나무로 만든 도마도 보이고 여러가지 잡곡들도 보입니다. 이 곳에서 이것 저것을 샀습니다. 쥐눈이 콩 2봉지, 감자 한 소쿠리, 단호박 4개를 샀더니 아주 푸짐했습니다. 특히 쥐눈이 콩은 한 봉지에 4천원을 했는데 다른 곳보다 훨씬 싼 것 같았습니다.
한 쪽에는 커피와 과일주스를 팔고 있었습니다. 커피은 순한 맛, 중간 맛, 진한 맛으로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가격이 2천원으로 비싸지 않고 맛도 괜찮았습니다. 과일 주스도 함께 팝니다. 직접 생산한 메론으로 만든 주스는 설탕이나 다른 것을 전혀 넣지 않아 원래 그대로의 단맛이 아주 시원하고 단백했습니다.
나무 그늘 아래 마련해 놓은 야외용 카페에 앉아 분위기를 잡고 차와 주스를 시켜서 마셨습니다. 농민들 입장에서는 농산물을 팔아서 좋고 공원을 찾은 사람들에게는 둘러보는 즐거움이 있어 좋습니다. 물놀이장만 있다면 좀 썰렁했을텐데 프리마켓이 있어 더 풍성한 느낌이었습니다.
함주공원 안에 있는 분수가 보기만해도 아주 시원합니다. 사람들은 이 곳 어디에 연꽃테마파크가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습니다. 그런데 물놀이장에서 연꽃테마파크 찾아가는 길이 멀리 떨어져 있지 않지만 잘 보이지 않습니다.
검색을 해서 왔는데 어디로 갈지 몰라 길을 묻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이 곳에다 연꽃테마파크 찾아가는 안내판을 쌈박하게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잘 만들면 그것도 좋은 상징물이 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저도 연꽃을 보러가기 위해 처음에는 길을 찾다 몇 바퀴를 돌았습니다.
요즘은 연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식용으로 심기도 하고 지자체에서 관리하기가 수월해서 그런지 여기저기 많이 심더라구요. 그런데 함안 연꽃테마파크는 규모가 상당합니다. 온통 연꽃천지입니다. 물놀이장 온 가족들이 이 곳에 들러 꽃구경도 하고 가족 사진도 찍으면 물놀이만 하는 것보다 훨씬 다양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경치가 좋은 곳에는 사진작가들이 가장 먼저 찾아듭니다. 이 곳에도 연꽃을 사진에 담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벌이나 사람이나 꽃을 좋아하는 것은 매한가지인 모양입니다. 연꽃은 벚꽃처럼 한꺼번에 피었다 지는 꽃이 아니기때문에 아주 오랫동안 볼 수 있어 좋습니다. 연꽃은 여름 내내 피고지면서 튼실한 열매를 맺습니다.
물놀이도 하고 연꽃도 보고 프리마켓도 둘러봤다면 차를 타고 이동하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낙화놀이로 널리 알려진 이수정을 둘러보는 것도 좋습니다. 늘어진 버드나무와 배롱나무꽃들이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좋은 배경이 되어줍니다.
오래된 나무 그늘을 따라 다리를 건너 올라가면 그럴듯한 정자가 나옵니다. 정자 이름이 무진정입니다. 정자를 밖에서 안으로도 들여다보는 것도 좋지만 안에 들어가 앉아서 바라보는 바깥 풍경은 또 다릅니다.
차를 타고 멀리 떠나면 좋을 것 같지만 막상 가보면 특별할 것도 없이 사람들만 바글바글한 경우가 많습니다. 오고 가느라 지치기도 하구요. 그래서 어디를 가느냐도 좋지만 어떻게 즐기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하지요.
물론 때로는 멀리 떠나는 여행도 좋지만 조금만 주위를 둘러보면 의외의 장소가 있기 마련입니다. 함안은 유명한 관광지가 많은 곳은 아니지만 곰탁곰탁 짧은 나들이 하기 좋은 곳들이 많습니다. 함주공원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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