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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가을 국화 축제~꽃은 죄가 없다

by 달그리메 2010. 11. 1.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다 보다... 서정주 님의 국화 옆에서 라는 시는 그렇게 시작을 합니다. 음주가무를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구경을 무척 즐깁니다. 구경하면 강 건너 불구경이 제 맛이지만 꽃구경도 재미에 빠지지 않습니다. 그 때문인지 겨울 살얼음이 채 녹기도 전에 산수유 축제를 시작으로 매화, 벚꽃, 유채, 진달래 축제가 전국 곳곳에서 피고 지며 이어집니다. 

튜울립, 장미, 양귀비, 메밀꽃, 코스모스 축제도 있습니다. 이른 봄에 시작한 꽃 잔치는 늦은 가을 국화 축제로 갈무리를 합니다. 지금 마산에서는 국화 축제가 한창입니다. 국화축제는 마산 뿐만이 아니라 곳곳에서 하고 있지만, 마산 국화 축제는 전국에서 제법 알려져 있습니다.

토요일 잠시 틈을 내서 돌아봤습니다.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가 울어댔다면 수천만 송이의 국화꽃을 피워내기 위해서 온 동네가 얼마나 시끄러웠을까요 ^^ 축제를 준비한 사람들의 공이 짐작되고도 남을만큼 넓은 광장에는 온통 국화 천지였습니다.

꽃보다 사람이 아름다운지, 사람보다 꽃이 더 아름다운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람들 속에서 형형색색의 꽃은 참 예뻤습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흥겨움이 절로 생겨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제 마음에는 꽃한테 좀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과 자연은 말 그대로 자연스럽게 어우러져야 아름답습니다. 광장에 피어있는 수천만 송이의 국화는 오로지 사람을 위해서만 존재해 보였습니다. 이런 저런 모양에 따라 꽃을 오그리기도 하고 펴기도 하고 그러면서 글도 만들고, 채소도 만들고, 용도 만들어내고 온갖 재주를 부려놓았습니다. 


사람들은 그 앞에 서서 꽃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인간의 재주에 탄복을 합니다. 어쩌면 이렇게 잘 만들어 놨을까!! 그러면서 말입니다. 흐드러지게~가 아니라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옹기종기 모여있는 국화를 보면서 길가에 피어나 가을 바람에 흔들리는 구절초나 쑥부쟁이의 애잔함이 뜬금없이 생각났습니다.
어떻든지간에 꽃은 죄가 없습니다.

 
 

아무래도 축제를 화려하게 빛나 보이게 하는데는 노란색만한 것이 없습니다.

                  
 

사람들은 이렇게 꾸며놓은 모습의 국화를 보면서 즐거워했습니다.

                      
 

꽃도 사람처럼 저 홀로는 아름답지 못한 모양입니다. 파란 하늘과 바다, 흰구름과 어우러져 노란 국화가 반짝 반짝 빛이 납니다

 
 


금방이라도 국화 꽃송이가 가을 바람에 남실남실 흔들릴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가보면 이런 모습은 아쉽게도 거의 볼 수가 없습니다. 각도를 달리해서 사진을 그렇게 찍어 봤습니다.

 
 


알록달록한 국화 꽃 색깔이 참 곱습니다. 마치 물감을 뿌려놓은 것처럼 선명합니다.
 

 
 


멀리 보이는 아파트와 국화가 사진 속에서는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국화를 보러 온 사람도 많았습니다. 사람들한테 보여주기 위해서 기다리고 있는 형형 색색의 국화 꽃송이들은 그보다 훨씬 더 많았습니다. 일부러 국화를 혹사시켜가면서 모양을 만들어 놓은 모습은 되도록 담고 싶지 않았습니다. 원래 그대로의 국화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꽃을 찾아 넓은 광장을 몇 번씩이나 빙빙 돌고 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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