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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야기

김두관 칭찬을 하든 침묵을 하든 블로거 자유다

by 달그리메 2011. 11. 30.

블로그를 하는 덕분으로 김두관 도지사와 세번씩이나 간담회를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처음은 선거 기간이었고, 두번째는 경남 팸투어를 하면서 였습니다. 처음과 두번째 간담회를 하고 후기글을 블로그에 올려놓고 사람들로부터 속된 말로 김빠가 아니냐는 소리를 들었을만큼 그야말로 김두관 도지사에 대한 충성의 글을 썼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이번 세번째는 경우가 좀 달랐습니다. 글을 써야 겠는데 무슨 내용을 써야 할지 좀 막연하기도 했습니다. 간담회 때 한 질문을 바탕으로 정리를 해서 글을 썼습니다.
김두관 도지사에 대한 평가를 두고 개인적으로 표현한 '그럭저럭'과 김두관 도지사가 스스로 매긴 '65점'이라는 점수를 함께 묶어서 기대가 큰 만큼 사람들은 여전히 김두관 도지사에 대해서 허기가 진다 뭐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블로거 간담회의 모습입니다.

두번째 글을 올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런 저런 일이 생겨 글을 쓸 틈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마땅한 글감이 없어서 고민을 하던 중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선비님의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망가져가는 블로거와 김두관 도지사"(http://sunbee.tistory.com/entry/망가져가는-블로그들과-김두관도지사)라는 제목이었습니다. 내용인즉슨 블로거 간담회를 했으면 잘한 것만 칭찬을 할 게 아니라 잘못한 것에 대해서도 제대로 비판을 해야 하지 않느냐 그런 이야기였습니다.

선비님의 글을 옮겨보면 이렇습니다.

김두관 도지사와의 인터뷰를 마치고 많은 실망을 하고서도 그동안의 우호적 관계 때문에 차마 비판의 글을 쓸 수가 없어 성형 이야기와 부부관계 등의 신변잡기 이야기로 땜빵을 하였고 이윤기님만이 불편했던 속내를 블로그에 조심스레 올렸습니다. 나는 이 대목에서 김두관 도지사와 블로그들이 함께 망가져가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왜냐하면 블로그들이 공통적으로 그런 느낌을 받았다면 분명 김두관 도정에 뭔가 부족함이 있었다는 것이고, 도정에 부족함이 있다는 것은 결국 도민들에게 그만큼 손해가 가는 일이이므로 경남도민을 위해 김두관 도지사를 사정없이 질책하여 차후라도 경남도정이 바로 서도록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읽고 곰곰히 생각을 해봤습니다. 만약 선비님의 말이 사실 그대로라면 블로거들도 마땅히 반성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을 해보면 선비님의 표현이 다 옳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객관적인 팩트이긴 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선비님의 주관이 많이 개입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선비님 말씀은 진보적인 성향의 블로거들과 김두관 도지사의 우호적인 관계 때문에 비판의 글을 제대로 쓰지 못한다는 것인데, 인간이기에 그런 감정이 작용을 할 수도 있겠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이번 블로거 간담회는 선거 때와는 달리 뚜렷한 이슈가 만들어져 있었던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기사를 만들어내는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준비한 질문에 대한 답변도 특별하게 반박의 여지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구요.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비판을 해야 한다는 측면에서도 그렇습니다. 비판의 요지는 김두관이 왜 예전 남해 군수 시절처럼 혹은 박원순 서울 시장처럼 뭔가 화끈하고 앗싸리한 정책을 내 놓지 않거나 못하느냐~ 표를 던진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거 아니냐~ 초반에 4대강 사업이 있기는 했지만 그 이후로 노인 틀니나 보호자 없는 병동 그 외 몇몇을 빼면 제대로 한 게 뭐가 있느냐 그런 것이 겠지요.

그런 의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 역시 그 부분에 대해서는 뭔가 서운하고 아쉽다고 생각을 합니다. 김두관이 도지사가 되면 그동안의 관행에서 벗어나 좀 더 진취적인 일들을 많이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었고 그런 기대는 여전히 있습니다. 김두관을 지지하고 힘을 실어주었던 많은 분들이 그런 생각을 하겠지요.

그러나 특별한 실정이 있어서 그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거나 그렇지 않으면서 블로거 간담회에 참석을 했던 모든 블로거들이 입을 모아 도대체 한 게 뭐가 있느냐 왜 예전같이 하지 못하느냐 그런 식으로 다그치는 글을 쓸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제대로 비판을 하는 것이고 능사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블로거 간담회를 하고 있는 김두관 도지사

다른 블로거 간담회에 비해 유독 이번에 글이 많이 나오지 않았던 것으로 압니다. 뿐만아니라 글 내용도 그렇지 않은 글도 있었고 선비님 말씀대로 신변잡기 위주의 글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글로 표현하는 것만이 비판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악플보다 더 무서운게 무플이라고 침묵은 어쩌면 더 무거운 비판일 수 있습니다.

블로그라는 것이 주관 저널리즘이기에 기존 언론에 비해 비판이나 칭찬에 구애됨이 없이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한 공간이기는 합니다만,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성향이 강하게 드러날 수도 있고,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고, 표현할 자유도 있고 표현하지 않을 자유도 있는 것입니다. 내 생각대로 표현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판단하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지 않을까 싶거든요.

아무튼
선비님 덕분에 그 자리에 있었던 블로거들이 졸지에 세트로 멍청한 인간이 돼버렸습니다. 멍청한 블로거들을 대신해서 선비님이 올려놓은 경남 도민을 배신하는 김두관(http://sunbee.tistory.com/entry/경남도민을-배신하는-김두관)이라는 글을 읽으면서 역시 공무원 까기의 대가(^^)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편으로 공감을 하기도 하고 한편으로 걸치적거리는 부분도 있었지만 그것도 다 도지사와 경남에 대한 애정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을 했습니다.

내용을 크게 정리를 하자면 두가지더군요. 하나는 남해군수 시절 했던 것처럼 전국이 주목할 만한 화끈한 정책 같은 것 없냐 그런 거 좀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은 대선에 더 관심을 두다보니 그런 게 아니냐 그렇다보니 함께 일하는 사람들도 몸조심하면서 제대로 일을 하지 않는 것 같다.

 
그런데 이 두 가지 말에는 좀 모순이 있는 것 같습니다. 화끈한 이벤트로 전국적인 관심을 끄는 것은 김두관이라는 이름을 널리 알리는 방법이 되겠지요. 그렇다면 그것은 의도했던 하지 않았던 결국 대선을 겨냥하는 게 됩니다. 이래도 저래도 대선 출마라는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김두관 도지사가 누누히 강조한 것은 임기동안 대선 출마 안한다. 경남 도정이 우선이다. 대권 도전을 생각하고 있지만 그것은 차차기가 될 수 있다. 아무리 강조를 해도 측근들도 안 믿고 도민들도 안 믿고 그러면서 뭐 화끈한 거 없냐고만 하면 김두관 도지사도 참 갑갑하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랑하면 매도 들고 혼도 내고 그러지만 비판이 언제나 득이 되는 게 아니라 때로는 독이 되기도 합니다. 김두관 도지사도 그 정도 이상으로 알 거는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쯤에서는 그냥 믿어주는 미덕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비판은 다음 행보 때 원없이 해도 늦지 않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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