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팸투어 이튿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전 날 ATV 타기와 서바이벌 게임, 물축제, 고스트파크탐방까지 강행군을 하고 밤늦게까지 뒤풀이을 했던, 이제는 청춘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진 중년의 일행은 고맙게도 제 시간에 맞춰 씩씩하게 자리를 털고 일어났습니다.

 

1. 아침에 제 맛을 느낄 수 있는 정양늪

 

조금 느긋하게 시작할 수도 있었지만 서둘러 숙소를 나섰습니다. 아침이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는 정양늪을 둘러보기 위해서 입니다. 장소마다 찾는 시기와 시간에 따라 맛과 멋이 제각각 다른데 늪 만큼은 이른 아침이나 해가 떨어질 무렵이 제 격입니다.

 

그런데 합천 읍내에 있는 정양늪을 합천을 찾는 여행객들은 잘 모릅니다. 그리고 제대로 늪을 즐기는 시점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합천에 와서 가볍게 아침 산책을 하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즐거운 하나를 얻게 되는 곳이 바로 정양늪이기도 합니다.

 

 

 http://dalgrime.tistory.com/236 이곳을 클릭하시면 정양늪 이야기를 좀 더 자세하게 볼 수 있습니다.

 

2. 아침 식사는 황강 식당에서

 

세상에서 가장 큰 낙이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는 일이라고 하더군요.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생각나는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말이 그래서 생긴걸까요.

 

어쩄든 여행길에서 음식은 아주 중요합니다. 아무리 좋은 구경을 해도 음식이 부실하면 어딘지 허하다고 느끼게 됩니다. 반면에 음식이 좋으면 볼거리가 좀  별로여도 마음이 너그러워다. 그래서 이번 팸투어를 준비하면서 나름 음식을 정하는데 공을 들였습니다.

 

이틀 동안 네 끼 식사를 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으뜸으로 꼽힌 것이 바로 황강 식당 아침 식사였습니다. 전 날 저녁 1인 1만 오천원짜리 꽈배기 삼겹살도 좋았지만 6천원짜리 아침 식단에서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더 많았습니다.

 

된장 시락국과 고등어 무우조림 그리고 적당한 나물 반찬들이 아침 식사로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메뉴였다는 평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아침을 먹지 않기 때문에 직접 먹은 본 건 아니고 사람들의 평이 그랬습니다. 이른 아침 정양늪을 둘러보신 분들에게 아침 식사는 황강 식당을 추천합니다.

 

3. 수중 마라톤을 직접 보다

 

식사를 마치고 어제 갔던 황강을 다시 찾았습니다. 정양늪과 황강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걸어서도 갈 수 있는 거리입니다. 어제에 이어 물축제를 진행했는데 특히 오늘 행사의 하일라이트는 수중 마라톤입니다.

 

말로만 듣던 수중 마라톤을 보기 위해 황강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대회에 참가하기 위한 선수들과 응원을 나온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올해는 2,000명이 신청을 했는데 메르스도 있었고 경기도 안 좋고 해서 그런지 실제 참석자는 그보다는 좀 적다고 합니다.

 

 

합천 황강 수중마라톤은 올해로 20회를 맞이하는 전통이 있는 대회입니다. 2km, 5km, 10km 코스가 있습니다. 땅에서 달리는 것보다 수중에서 달리는 것은 그 보다 몇 배 힘이 든다고 하니 2km 선수라고 만만하게 볼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출발 시간을 기다리고 있는데 햇살은 대책없이 내리쬐고, 지역 유지분들 인사 말씀에~ 준비 운동에~ 그 놈의 경품 추첨 시간은 왜 그리 길던지~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1등으로 세탁기를 받은 사람만 입이 귀에 걸렸습니다.

 

 

몇년 전 수중 마라톤 행사 중에 어린이 익사 사고가 있었다고 하더군요. 황강은 모래 바닥이 고르지 못해 깊이가 일정하지 않습니다. 조금만 들어가도 금방 물이 깊어집니다. 물이 차고 깨끗하지만 그만큼 더 조심을 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하면서도 너무 흔해서 대충 대하는 두 가지가 공기와 물입니다. 사람들은 금덩어리는 귀하게 여기면서 물이나 공기는 아무렇게나 생각합니다. 뭐든지 너무 흔하면 그 가치를 잘 모르는 법이지요. 가장 넉넉하지만 가장 위협적인 이중성을 가지고 있는 물, 어쨌든 물 앞에서는 항상 겸손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긴 인내와 기다림 끝에 드디어 수중 마라톤의 출발 대장정을 눈으로 보고 카메라에 담을수 있었습니다. 물 속에서 달라는 것이 힘들다고는 하지만 날씨 탓인지 물 속을 달리는 선수들이 모습이 마냥 시원해 보였습니다. 300m나 500m 처럼 짧은 코스도 만들어 물놀이에 온 사람들이 수중 마라톤를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 더위를 피해서 휴식을~~

 

원래는 은어잡기 체험을 하기로 했는데 내리쬐는 햇살에 모두들 지쳐버렸습니다. 여름이라 덥긴하지만 그 중에서도 합천 더위는 알아주지요. 35~36도를 오르내는 날씨에 체험이고 뭐고 만사 귀찮을 수밖에요. 서둘러 철수를 하고 찾은 곳이 영상테마파크 안에 있는 커피집 입니다.

 

에어콘 바람 앞에 앉아 빙수와 냉커피를 마시면서 다들 행복해 했습니다. 자연이 주는 위안이 아무리 크고 좋다하더라도 현대인들은 이미 문명의 이기에 물들었고 그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존재임을 어찌하겠나이까.

 

5. 레프팅으로 화려하게 마지막을~

 

합천댐 근처 유명한 음식이 북어찜, 황태찜 이라는 것을 두고 궁금해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붕어나 잉어 그런 종류의 음식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붕어찜이 유명한 곳도 있지만 이 음식은 호불호가 강한 편이거든요.

 

그래서 가장 구하기 쉽고 대중적인 메뉴가 자리를 잡은 것 같습니다. 북어찜으로 점심을 먹고 찾은 곳이 팸투어 마지막 일정인 레프팅 장소입니다. 처음 가시는 분들은 이주홍 문학관을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레프팅하면 거친 물살을 타고 내려가는 약간의 모험심을 겸비해야 하는 레포츠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일행 중에서 미리 겁을 먹은 세 명의 낙오자가 생겼습니다. 한 배를 타도 되는 인원이었지만 재미를 위해서 두 팀으로 나누어서 타기로 했습니다. 비용을 아낌없이 투척하면서 말입니다~^^ 참고로 한 배에는 11명까지 탈 수 있는데 그보다 적은 인원이 타도 30만원을 내야 합니다.

 

 

텔레비전 화면에서 보는 레프팅처럼 거친 물살 같은 건 전혀 없었습니다. 오히려 너무 잔잔해서 밋밋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팀을 나누어 움직였기 떄문에 밋밋함을 없애는 잔 재미가 많았습니다. 서로 물싸움을 하기도 하고 경주을 하는 그런 재미지요. 물에 빠지기도 하고 빠뜨리기도 하면서 신나게 놀았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감탄스러운 것은 물 길을 타고 내려오면서 펼쳐지는 주변 경치였습니다. 파아란 하늘에 두둥실 떠있는 뭉게 구름은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습니다. 초록 숲이 만들어 놓은 넓은 혹은 좁다란 물길을 따라 이어지는 경관이 마치 이국의 어느 곳에 온듯한 느낌이었습니다.

 

 

한가지 아쉬웠던 것은 미리 정보를 입수 하지 못해서 통닭이나 캔맥을 준비해 가지 못한 것입니다. 가족끼리 레프팅을 할 때는 간단한 음식을 준비해서 좀 넉넉하게 즐긴다면 이보다 더 좋은 힐링이 없을 듯 합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이쉬웠던 것은 정해진 일정 때문에 시간을 많이 줄인 것입니다. 보통 3~4시간은 즐길 수 있는데 1시간 반 정도로 시간을 줄여야 했습니다. 우리가 아쉬워한 점을 참고로 해서 준비를 하고 일정을 잡으면 정말 즐거운 시간이 될 것입니다.

 

이런 말이 있지요. 시작도 중요하지만 끝이 중요하다고. 만남보다 이별이 더 중요하다는 말도 있구요. 마지막 프로그램인 레프팅으로 인해 이번 팸투어는 훨씬 즐겁고 좋았다는 기억을 안고 1박 2일 동안의 일정을 기분좋게 마무리했습니다.

 

인간은 원래 편하면 지루해 하고 힘들고 고통스러워합니다. 하지만 그러거나 저러거나 다 지나갑니다. 덥다고 에어컨 바람에만 몸을 의지하지 마시고 훌쩍 나서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움직인만큼 몸과 마음에 긍정적인 에너지가 쌓이게 됩니다. 시원한 여름나기 장소로 합천도 괜찮다는 것을 참고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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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달그리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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