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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야기

한나라당 6전 6패는 함양군민 손에 달렸다

by 달그리메 2011. 10. 18.

태어난 고향이거나 특별한 인연이 있거나 그렇지 않으면 타 지역에 대해서 속속들이 알기는 쉽지 않습니다. 잘 모르면 당연히 관심이 생겨나거나 관심을 가지는 일도 어렵습니다. 함양이라는 곳이 저한테는 그랬습니다. 그동안 수승대, 월성계곡, 칠선계곡, 구형왕릉 서암정사 등지를 여러 번 다녀왔음에도 산청 함양 거창의 경계 구분도 제대로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100인 닷컴에서 주관한 경블공 회원들과 함양 군수 윤학송 후보와의 블로거 간담회를 계기로 함양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새롭게 알게 된 것도 많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신선하고 흥미롭게 다가온 것이 한나라당 대 무소속의 선거 대결구도에서 한나라당이 무소속에 5전 5패를 했다는 것입니다.

블로거 간담회를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간담회에서 윤학송 후보가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시골에서는 사전 설문조사가 제대로 되지 않는데 겨우 10% 정도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한다고 합니다. 요즘은 도시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설문조사에 대해서도 이미 신뢰도가 떨어져 있지만, 거기에 더해 시골 사람들은 자신의 속내을 잘 드러내지 않는 특징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시골에 계신 저의 부모님의 경우를 보더라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자신이 누구를 지지하고 무슨 당을 지지하는지를 대단히 은밀한 일이라고 여기시는 것 같았습니다. 사람들이 모인 장소에서는 잘 표현하지 않았습니다. 함양처럼 무소속이 강세를 보이는 곳에서는 선거 결과 예상이 수월하지 않을 뿐더러 선거 운동이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보자면 숨어 있는 다수의 표가 보수성이 강한 농촌 지역에서는 도시와는 달리 여당표가 강세라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함양에서 한나라당이 무소속에 5전 5패를 했다는 것은 참 대단한 일입니다. 이런 현상이 반 한나라당 반 여당의 정서라고 단정하기에는 지역적인 문제가 복합적으로 내재되어 있지 않나 싶기는 합니다만 아무튼 한나라당 입장으로 봐서는 참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 전례를 가지고 있는 함양보궐 선거가 전국적으로 주목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선거를 앞두고 17일 장날에 맞추어서 박근혜 한명숙이 선거 운동을 하러 함양에 내려왔습니다. 조그만한 시골 군수 선거에 박근혜 한명숙이라는 거물급 정치인이 투입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박근혜가 내려온 것이나 한명숙이 내려온 것이 겉으로 볼 때는 서로 다를 바가 없으니 둘 다 똑 같지 않느냐고 이야기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조금 다르게 해석을 해 봤습니다.

한나라당에서 박근혜를 투입하는 초강수를 둔 건 우선은 5전 5패로 상한 자존심을 회복해 보겠다는 것이겠지요. 뿐만 아니라 김두관 도지사 비서관이었던 윤학송 후보의 당선을 막아서 김두관을 견제하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드러나지 않은 잠재표를 어떻게든 한나라당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몸부림이 박근혜의 행차에는 담겨져 있습니다.

사진- 거다란 블로그에서 빌려옴

그렇다고 다른 쪽에서 그동안의 전적만 믿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최한 방어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박근혜가 공격수라면 한명숙은 수비수라고 하면 맞을 것 같습니다. 함양 선거판에 특급 공격수와 특급 수비수가 투입이 된 셈입니다.


그렇다면 이번 선거의 결과는 누가 쥐고 있을까요? 박근혜? 한명숙? 둘 다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결국은 함양군민입니다. 함양 군민에 의해서 만들어진 5전 5패의 역사가 계속 이어질 것인지 말 것인지는 함양 군민의 손에 달려있습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그런 역사가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런 것은 명분을 위한 선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으니까요.

이번 블로거 간담회를 통해서 알게 된 윤학송 후보는 두 가지를 다 만족시킬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나라당을 누르고 무소속이 승리해 6전 6패의 선거 역사를 이어가면서 자존심도 지키고, 함양군을 위해 제대로 일 할 수 있는 사람을 뽑는다면 함양 군민으로서는 일거양득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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