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무렵이었습니다. 마산 시내에서 마재고개를 지나 내서로 들어오는 길목에서 본 모습입니다. 어깨에 띠를 두르고 벽 쪽으로 약간 기댄 듯한 자세로 서 있는 한 사람이 눈에 들어 왔습니다. 뭐하는 사람이지? 하고 지나치는 순간 아~맞다. 이번에 치르는 조합장 선거 후보다 하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차량 통행이 많은 곳에 서서 자신을 알리기 위해 선거 운동을 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그 모습이 다른 선거에 비해 조용한 정도를 넘어 초라하기 짝이 없어 보였습니다. 이번부터 농협, 축협, 수협, 산림조합장 선거가 전국동시조합장 선거로 바뀌면서 아마도 본인 외에도 아무도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는 법이 정해지면서 생긴 새로운 풍경인 것 같습니다.

 

전 국민이 다 투표권이 있는 다른 선거와는 달리 조합원만이 투표권이 있기 때문에 관심의 정도는 낮겠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모인 장소에서는 으례히 선거 이야기가 나오기 마련입니다. 한 모임에서 어떤 분이 조합원이 선거 운동을 할 수 없게 만든 것은 아주 잘못된 법이라며 목소리를 높이는 것을 들었습니다.

 

 

조합원이나 가족이 선거 운동을 하지 못하게 되면 새로운 후보가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면서 기존에 자리를 잡고 있는 후보가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되는 불공평 선거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혼자 길 위에 서서 선거 운동을 하는 후보의 모습을 보면서 들었습니다. 조합장을 한 경력이 있는 후보가 그렇게 선거운동을 하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선거를 홍보하기 위해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주관한 블로거 간담회 자리에서도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선거를 관할하게 되면 부정 선거는 다소 줄어들지 모르겠지만 조합원의 자율성을 해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새롭게 시행되는 조합장 동시 선거 제도가 이런 저런 문제점을 안고 있기는 하지만 한 편으로 남의 손에다 선거를 맡길 수밖에 없는 것이 다 자업자득이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동안 선거가 얼마나 난장판이었으면 일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싶은 거지요.

 

하기사 세상사에 돈이나 이권이 개입되면 스스로의 자정 능력을 잃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조합장으로 선출이 되면 누리게 되는 바가 일반 사람들이 상상하는 이상으로 크고 많다고 들었습니다. 1억에 가까운 고액의 연봉과 더불어 업무추친비가 주어질 뿐만 아니라 막강한 영향력과 지역 유지로서 대접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매리트가 아닐 수 없습니다.

 

거기에다 투표권을 가진 사람들이 조합원으로 한정되어 있다보니 자신의 표로 만들기 위한 금품수수 유혹은 떨치기가 어려울 법도 합니다. 얽히고 설켜 있는 조합원들간의 인맥을 자기 쪽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수단이 도를 넘었다고 판단을 했기에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으로라도 선택한 방법이 아닌가 싶습니다.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선거관리위원회 담당자 분들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블로그를 통해서 가장 알리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고요. 그랬더니 부정 불법 선거를 하면 어떤 처벌을 받는지에 대해서 널리 알리고, 위반 행위를 신고하도록 해서 최대한 불법 부정 선거를 줄 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적이라고 했습니다.

 

다른 선거는 투표율을 올릴 수 있는 홍보도 함께 하지만 조합장 선거는 투표율이 기본 80~90%는 되니까 선거 자체를 홍보하기 보다는 부정 불법 선거에 촛점이 맞쳐져 있는 것 같습니다. 조합원들의 자율성을 해쳐가면서 까지 법률로 제정을 해서 동시 선거를 하는 목적을 제대로 달성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깨끗한 선거라고 거듭 강조를 했습니다.

 

물론 후보자들이 금품수수 등 불법 선거를 하게 되면 선거법 위반으로 최대 당선이 취소가 되는 처벌을 받게 되겠지만 금품을 받은 조합원들도 처벌을 받는다는 것을 꼭 기억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반대로 위반 사례를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를 하면 포상금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가 위반 사례인지를 아셔서 받지도 말고 혹시 그런 사례를 보면 즉시 신고하시면 됩니다. 구체적인 위반 사례는 아래와 같습니다.

 

* 선거인이나 그 가족에게 금품 음식물 등을 제공하는 행위

 

* 선거인이나 그 가족에게 금품제공 등을 지시 권유 알선요구 승낙하는 행위

 

* 각동 행사에 찬조금을 제공하는 행위

 

* 조합 임직원의 지위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을 하는 행위

 

* 선거운동 기간 전에 선거운동을 하는 행위 (선거운동기간 2015.2.26~3.10)

 

* 후보자를 제외한 그 가족이나 제3자가 후보자나 후보자가 되려는 자를 위하여 선거 

  운동을 하는 행위 선거 관리 사무 종사자를 폭행 유인 감금하는  행위

 

* 선거관리 및 단속사무와 관련된 시설 물건 및 선거인 명부를 은닉 파손 훼손

   탈취하는 행위

 

이런 위반행위에 대하여 선거관리위원회가 인지하기 전에 그 위반행위를 신고한 한 사람에게는 포상금심사 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최고 1억원까지 포상금을 받을 수가 있다고 합니다. 물론 신고자의 신분은 '특정범죄 신고자등 보호법'에 따라 철저히 보호됩니다. 뿐만아니라 포상금은 신고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익명으로 지급 처리가 되니 이런 저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반대로 금품을 받게 되면 100만원 이하의 금품을 받은 경우는 제공받은 가액의 10배 이상 50배 이하(최고 3천만원)의 과태료가 부과 되지만 자수를 하게 되면 감경 혹은 면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돈이 목적은 아니겠지만 이런 제도가 후보자나 조합원 모두에게 경계가 되는 최소한의 장치는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돈에 따라 인심이 움직이는 세상이다 보니 부정 선거를 없애기 위한 방편이 양심이 아니라 돈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돈 몇 푼 받아서 부자로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보다는 정말 조합을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는 후보가 누구인지를 살펴보고 제대로 투표를 하는 것이 조합을 위해서든 개인을 위해서든 올바른 길이라는 걸 마음에 새기는 선거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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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달그리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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