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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딴에 이야기

잘놀아야 잘산다~ 남해 바다는 어떤가요!!.

by 달그리메 2013. 8. 19.

날씨가 무지 덥습니다. 여행이나 체험학습이 아무리 좋다한들 이런 날은 뭐니뭐니 해도 시원한 에어컨 바람 나오는 곳이 최고입니다. 8월 계획대로 광고를 내고 안내 문자를 돌리면서도 이런 무더위에 누가 신청을 하랴 싶었습니다. 그 마음 바탕에는 어른들도 안나서고 싶다는 심정이 더 많았던 거지요.

 

그런데 기특하게도 나서겠다는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수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는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솔직히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취소를 한다고 해도 뭐라하지 못할 숫자였기 때문입니다. 마지막까지 나서? 말어? 갈등을 하다 결국 '가자~!" 쪽으로 결정을 했습니다. 체험 여행을 보내는 어른들과 아이들에 대한 약속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아홉 명의 친구들과 세 명의 어른들이 함께 떠난 8월 추억만들기 여행은 남해 바다입니다. 7월 여행은 계곡으로 떠났기 때문에 8월은 바다로 잡았습니다. 어릴 때는 바다가 좋고 나이가 들수록 강이나 계곡이 좋아진다고들 하더군요.

 

저도 섬에서 나고 자라면서 여름이면 바다에 살다시피했던 기억이 있음에도 나이가 들면서 바닷바람의 끈적끈적함이나 몸에 달라붙는 모래가 별로라는 생각이 드니까요 어쨌던 아이들의 선택은 계곡이었을까요~? 바다였을까요~? 지금부터 남해바다로 출발을 합니다 ~~^^ 

 

 

 

대단하고 거창한 뭔가가 아이들에게 교육이 되고 경험이 되지 않을까 어른들은 종종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알고보면 소소한 것들이 뜻밖에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게 될 때가 많습니다. '삼천포 창선대교' 이 다리를 부모님과 함께 다들 한 두번씩은 건너봤다고 합니다. 그런데 "다리를 걸어서 건너본 적이 있는 사람" 했더니 아무도 없습니다.

 

오늘 여행은 삼천포 창선대교를 걷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아이들은 당근~ 고함을 지르고 난동(?)에 가까운 반응을 보입니다. 그렇지만 그런 난동이 하지 않겠다는 거부의 반응은 아니라는 것쯤은 압니다.

 

차에서 내려 다리를 걷기 시작하는 아이들은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뛰거나 걷기를 반복하며 다리를 건너갑니다. 멀리 바라보이는 섬 풍경이 그림같다고~ 멋있다고~ 고맙게도 아이들은 그런 표현들을 한마디씩 던져줍니다.

 

아마도 아이들이 이 다리를 다시 걷는 일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다음에 다리를 차로 건너면서 '아 그 때 이 다리를 걸어서 건넜지~' 그런 기억들은 떠올릴 수 있다면... 일단 걸어서 다리 걷너기는 성공입니다~~^^  

 

 

조개 캐기 체험을 하게 될 두모 마을 바다입니다. 남해에는 두모 마을 말고도 갯벌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두모 마을은 뻘이 적어서 아이들이 수월하게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뭐든 처음은 쉽지가 않습니다. 요즘 한창 뜨는 '아빠 어디가?'에서 서해안 갯벌체험을 할 때도 처음 조개 한 마리를 캐는데 무려 30분이나 걸리더군요. 아이들이 조개를 캐기 시작했지만 한 동안은 여기저기서 계속 허탕만 치고 있습니다. 어떤 친구는 뻘만 소쿠리에 한가득 담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아이들의 조개 캐는 실력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소쿠리에 담기는 조개가 제법 수북해졌습니다. 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조개 씨알이 너무 작다는 것입니다. 좀 커야 제 맛이 날텐데 말입니다. 사람들이 들어와 계속 체험을 하다보니 제대로 자랄 시간이 없어서 그런 모양입니다.

 

 

아이들이 시간가는 줄 모르고 갯벌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도시락을 준비해오라 할까하다 캔 조개로 칼국수를 끓여 먹기로 했습니다. 날도 더운데 바리바리 싸고 준비하는 게 여간 신경이 쓰이는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이런 경험들이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더 즐거울 수 있겠다 싶어서 번거러움을 감수하고 직접 해 먹기로 했습니다. 칼국수와 만두 조랭이 떡을 사고 호박과 버섯 파 감자는 미리 썰어서 준비를 했습니다.

 

 

미리 준비해 간 멸치와 다시마로 국물을 우려내고 캐 온 조개를 넣을 참이었습니다. 그런데 조개는 그냥 뺐습니다. 충분히 해감을 할 시간이 없어서 잘못햇다가 국물에 흙이 들어가면 작품을 망칠 우려가 생길지도 모르기 때문에요~~^^

 

 

드어어 칼국수가 완성이 되었습니다. 다들 먼저 먹겠다고 난리법석입니다. 조개를 캐느라 배가 고팠을텐데 야외용 버너의 화력이 좋지 않아 시간이 조금 더 늦어졌습니다.

다들 한그릇씩 받아들고 흐뭇한 표정들입니다. 뭐니뭐니해도 먹는 즐거움이 최고입니다.

 

 

한 그릇으로 끝낸 친구들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기본이 두 그릇, 세 그릇씩이나 먹은 친구도 있습니다. 맛있냐고 물었더니 다들 맛있다고 그럽니다. 배가 고파서 맛있다고 하는 사람말고 진짜 맛이 좋아서 맛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손을 들어보라했더니 전부 번쩍 듭니다. 빰을 뻘뻘 흘리며 요리를 한 보람이 있습니다.완전 기분이 좋았습니다~~^^

 

 

든든하게 점심을 먹고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상주 해수욕장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모래사장에서 편을 나누어 게임도 하고 모래성도 쌓고 딴에는 계획이 거창했습니다. 그런데 물을 만난 아이들이 뒤도 안돌아보고 너도 나도 바닷물에 풍덩풍덩 빠져들었습니다.

 

 

게곡이 좋으냐? 바다가 좋으냐? 적어도 아이들에게는 이 질문이 우습습니다. 바다가 완승입니다. 넘실대는 파도를 타며 즐기는 기분은 계곡에서는 느낄 수 없는 스릴과 자유~ 바로 그런게 아닐까요^^

 

 

여학생들에게는 튜브를 빌려주었더니 아주 잘 놀았습니다. 문제는 아이들은 한없이 즐거운데 아이들을 지켜봐야 하는 어른들은 땡볕에서 죽을 맛이었습니다. 어른들이 나누어서 몇 명의 아이들을 제가각 지켜봤습니다. 혹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것에 대비를 해서요. 그야말로 아이들은 신나고 어른들은 혼이 난 하루였습니다.

 

 

물놀이를 마치고 깨끗하게 샤워를 마친 아이들이 근처 미조 초전 해수욕장으로 옮겨 간식으로 컵라면을 끓여 먹었습니다. "죽일놈의 컵라면 중독성~쩝쩝^^:: " 컵라면 한사발이 아이들을 저렇게 행복하게 만들다니~~ 늘 느끼는 생각입니다.

 

지나가다 들린 초전 해수욕장은 몽돌 해수욕장으로 아담하고 꺠끗했습니다. 나무숲이 우거져있어 그늘도 풍성했습니다. 이곳을 알았더라면 처음부터 여기에서 물놀이를 했으면 좋았을뻔 했습니다.

 

처음으로 함께 간 3학년 현석이에게 오늘 재밌었냐고 물었더니 생각보다는 재미가 없었지만 그래도 재미있었다고 합니다. 뭐가 재미없었냐고 물었더니 또래 친구가 없어서 그렇다고 합니다.  이 친구는 장유에 사는데 아침에 창원시청까지 엄마가 데려다 주고 마치면 또다시 데려간다고 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체험학습을 하면서 새롭게 느낀 점이 있습니다. 체험학습이 아이들이 성장하는데 더 없이 좋은 경험이 되고 좋은 교육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실재는 체험학습 보다는 학교 성적이 훨씬 더 중요하고 영어 수학 학원에 목숨을 거는 부모가 대부부입니다. 그게 현실이라는 거지요.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는 친구들은 참 행복하다는 걸 스스로 알고 있으려나요~~~^^

남해로 떠난 추억만들기 여행 이야기는 여기까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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