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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야기

박근혜 손학규는 알겠는데 김정길이 누구지?

by 달그리메 2011. 7. 5.

김정길이 누군지 아느냐? 아줌마들이 모인 자리에서 제가 이렇게 뜬금없는 질문을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김정길이 누군데 혹시 탤런트 이정길을 묻는 게 아니냐고 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제가 손학규가 누군지 박근혜가 누군지 아느냐고 물었다면 반응이 어땠을까요? 당연히 모르는 사람이 없었겠지요.

손학규 박근혜는 지명도로 보자면 국민 정치인입니다. 그런데 제가 이런 질문을 한 까닭이 있습니다. 얼마 전에 대권 후보로 나선 김정길 전 장관과 블로거 인터뷰를 마치고 난 후 한결같이 나온 이야기가 사람은 좋은데 지명도가 낮아서~였습니다.

저도 솔직히 블로거 인터뷰를 하기 전까지 김정길이 뭐 하는 사람인지 잘 몰랐습니다. 인터넷을 열어보니 전 행자부 장관이었다고 나와 있었습니다. 대권에 도전할 정도면 나름 정치 스펙도 만만찮을 거라 짐작을 하면서도 김정길 하면 개인적으로 별시리 떠오르는 게 없었습니다.

 

부산 민주 공원에서 있었던 블로거 간담회 모습입니다.


사람들은 그를 두고 노무현과 비교를 많이 합니다. 노무현을 넘어서야 대권에 성공할 수 있다는 블로그 글도 있었고, 노무현이 바보면 김정길이 왕바보라는 글도 읽었습니다. 실제 노무현과 김정길은 한 살 차이의 친구 사이라고 했습니다. 때로는 동지로 때로는 선의의 경쟁자로 따로 또 같이 정치적인 행보를 해온 사람들입니다. 

저는 김정길과 노무현을 비교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파워나 카리스마 면에서 노무현이 김정길보다 낫다고들 하지만, 그런 건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노무현이 가진 장점이 있다면 김정길은 노무현과 다른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역사 속의 과거 인물과 비교하기 보다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인물과 비교하는 게 실리적으로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노무현과 김정길을 비교할 것이 아니라 지금 한창 대권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민주당의 손학규와 한나라당의 박근혜와 비교를 하는 것이 옳지 않겠나 싶습니다.

정치라는 것이 사실 이미지가 많이 작용을 합니다. 더불어 지명도가 높다는 것은 상당히 이로운 점이기도 하구요. 그렇다고 해도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손학규나 박근혜가 대권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단정하는 자체가 얼마나 잘못된 생각인지를 지적하고 싶습니다. 

사람들의 민심을 들어보면 박근혜나 손학규를 두고 물론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통령감이라고 생각하지 않은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마땅하게 대안이 없지 않는냐고들 합니다. 
 
대안이 없다고 지명도가 높은 사람을 우선 순위에 두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 싶은 거지요. 민주당에 소속되어 있는 손학규가 대통령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가 야당 대표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MB정권에 질려버린 사람들은 그래도 야당이 되어야 하는 데 그나마 손학규라고 합니다. 반대로 박근혜를 마음에 두는 사람은 박근혜을 대신할 사람이 한나라당에 없다고들 합니다.

그렇다면 손학규의 정체성을 한 번 들여다보면 어떨까요? 그가 진정으로 야당의 대표인지 야당의 껍데기를 쓰고 있는 여당 대표인지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그는 정치적인 소신으로 민주당을 선택한 사람이 아닙니다. 경선에서 3번이나 떨어지고 나서 갈아탄 것이 민주당이었습니다.

박근혜도 마찬가집니다. 한나라당이어서 안된다가 아니라 사람들이 한결같이 하는 이야기가 박근혜가 도대체 한 게 뭔데? 입니다. 떠도는 유머에 의하면 안 해 봐도 다 아는 사람이 박근혜입니다. 알다시피 경험해본 것과 경험해보지 않은 것은 하늘과 땅 차이지요.

박근혜는 한나라당의 잘못된 정책에 대해서 짚고 나서지 않습니다. 뭐 하나 시원하게 소신을 밝히는 법이 없이 끊임없이 뭔가를 재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그러면서 다음에 대권을 잡으면 두고보자 식입니다. 다음에 두고 보자는 사람치고 무서운 사람이 없습니다. 

한나라당이 잘못하면 나서서 쓴소리도 하고 바로 잡아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이 박근혜입니다. 그런데 박근혜는 언제나 침묵입니다. 지금 제대로 못하는 사람을 두고 뭘 믿고 나라를 맡길 수 있을까 그런 이야기들이 사람들 사이에서 공공연히 떠돕니다.

유신독재를 했던 아버지 백그라운드를 등에 업고 그를 추종하는 세력에 의해서 떠받들어지는 인물이 혹은, 단지 야당 대표라는 이유로 이게 아닌데 싶으면서도 또 마땅한 인물이 없다는 생각에 가두어져 있습니다. 
제대로 된 인물을 보려면 우선 손학규 박근혜 말고 사람이 없다는 그 생각부터 벗어던져야 더 좋은 사람 더 나은 사람을 볼 수 있습니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손학규 박근혜보다 이름이 덜 알려진 것 말고 정치적인 정체성을 보더라도 김정길이 두 사람에 비교해서 부족할 것도 없습니다. 노무현과 더불어 지역주의에 매이지 않은 사람이었고, 나름 정치적인 소신과 원칙을 지켜왔습니다. 국민을 국가의 중심에 두고 다함께 잘 먹고 잘 살 수 있기를 바라는 정치 소신을 가지고 있는 면에서 보자면 그들보다 더 낫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김정길만이 대령통감이다 그렇게 내세우는 건 아닙니다. 이름이 알려진 사람이 아니라도 제대로 된 길을 걸어온 사람, 국민을 중심에 둘 줄 아는 사람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할 몫이 아닐련지요. 그런 사람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으니까요.

그런 노력도 하지 않고 정작 선거 때가 되어서 손학규는 이래서 싫고 박근혜는 저래서 싫고 나는 찍을 사람이 없어서 찍을 당이 없어서 투표 안한다. 그런 무책임과 무관심은 대한민국 정치를 퇴보시킬 것이고 결국은 우리 자신들의 삶을 고달프게 할 뿐입니다.

우리는 지금 힘들다 힘들다 그런 이야기를 절로 하게 됩니다. 제가 늘 생각하는 것이 그래도 사람이 희망입니다. 좋은 사람 제대로 된 사람을 만나는 것이 얼마나 복된 일인지를 살아가면서 깨닫게 됩니다. 
김정길 전 장관과의 블로거 인터뷰에서 생각을 열어놓고 보면 새로운 대안이 얼마든지 있다는 희망을 본 것은 가장 큰 소득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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