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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야기

김해 사람들이 노무현을 지켜주어야 하는 이유

by 달그리메 2011. 4. 25.

평소에는 블로그에다 글을 다 써놓고 어떻게 제목을 달까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김해 사람들이 노무현을 지켜주어야 하는 이유" 이렇게 제목부터 달고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김해 사람들이 노무현을 지켜주어야 할 이유가 많은 것 같아서 글을 쓰야겠다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제목을 그렇게 달아놓고 이유가 뭔지를 이야기하자니 할 말이 너무 많아서인지, 그 이유가 너무 단순하고 분명해서인지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야 할까 싶네요.며칠 전에 분당 사는 친구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김해 선거는 당연히 야당이 이기지 않겠느냐며 분당은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좀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습니다.

친구와의 이야기 끝에 제가 그리 물었습니다. 왜 김해에서 당연히 야당이 이길 거라고 생각을 하느냐구요. 그랬더니 친구의 대답이 그랬습니다. 당연한 게 아니냐 노무현 대통령 고향이기도 하고 노무현 대통령이 묻혀 있는 곳에서, 그것도 노무현을 죽음에 이르게 한 MB 정권하에서 한나라당이 당선되는 게 말이 되느냐는 겁니다.

 

 

소박했던 노무현 대통령 모습입니다.

 

전화를 끊고 생각해보니 친구의 말이 너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돌아가는 분위기로 봐서는 그 말이 꼭 맞지도 않는 것 같아서 한편으로는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저는 흔히들 표현하는 노빠는 아닙니다. 그러므로 당연히 노사모 회원도 아니구요. 국민 참여당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노무현이라는 정치인이 지녔던 진정성과 서민적이고 인간적인 면에 대해서만은 평소에 존경하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살아생전 강조하던 지역주의 타파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바가 컸습니다. 노무현은 지역주의를 없애기 위해서 정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연고를 버린 사람입니다. 그러다보니 정치인들의 가장 큰 버팀목이 되는 텃밭이라는 게 없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합천에 가면 '새천년 생명의 숲 공원'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이 공원을 합천 사람들은 전두환의 호를 따서 '일해 공원'이라고 갖다 붙였습니다. 시민단체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기는 했지만 2007년 공원을 알리는 표지판에 '일해 공원'을 새겨넣기까지 했습니다. 전두환을 지키기 위한 합천 사람들의 뚝심은 대단했습니다.

전두환이 어떤 사람인가요. 수없이 많은 무고한 목숨을 앗았고 거기에 더해 수천 억원의 비자금을 숨겨 자손 대대로 잘 먹고 잘 살고 싶어했던 사람입니다. 역사에 길이길이 부끄러움으로 남을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런 전두환도 고향 사람들은 온갖 욕을 얻어먹으면서까지 끌어안으려고 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박근혜의 힘은 지역구 달성입니다. 대구 경북 사람들의 힘이 박근혜를 지금 그 자리에 있게 합니다. 박정희에 이어 대를 이어 충성을 하고 있습니다. 김대중이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전라도 사람들의 힘이었습니다. 살아 생전 노무현은 지역주의 폐해를 극복하고자 했지만 여전히 그런 정치 생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으로 인해 김해는 전국에서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그런 노무현의 뜻을 헤아리자면 김해 사람들이 한나라당을 찍지 말아야 한다거나 국민 참여당에 매여 있어야 한다거나 그럴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지역을 위해서 헌신할 수 있는 인물이라면 초당적인 선택이 옳습니다. 그렇지만 이번의 재.보궐 선거는 경우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허물을 덮어두고 보더라도 김태호의 김해 출마는 김해 사람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한 선택입니다. 김해는 자신의 정치적인 부활의 교두보로 삼기에 최적지였습니다. 노무현 고향에서 당선되었을 때 자신이 확보하는 입지를 충분히 계산을 했을 겁니다.
 
더 큰 것을 얻기 위해 자신이 가진 정치적인 배경이나 능력을 일년 정도 김해를 위해 써도 손해가 아니라는 계산까지 포함되어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일년 동안 김태호를 김해에서 국회의원 배지를 달게 해주는 대신 김해 사람들이 얻는 득과 실은 무엇이며 그게 얼마일까요.

 

 

김해는 노무현 대통령으로 인해 이미 민주 성지로 국민에게 인식되어지고 있습니다.

 

노무현의 생가와 무덤이 있는 봉하마을은 이미 김해를 대표하는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전국에서 김해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로써 얻는 것들이 일년 동안 한 사람의 국회의원이 던져주는 혜택과는 비교할 수가 있을까요. 

노무현 덕분으로 김해에 새겨진 상징적인 가치는 어떠한 손익 계산서로도 따질 수 없는 것입니다. 그것들을 지키고 껴안고 가야 할 사람들은 다름 아닌 바로 김해 사람들입니다. 그 사실을 밖에 있는 사람들은 훤하게 보는데 정작 김해 사람들이 보지 못한다면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김해 사람들이 노무현을 지켜주어야 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것이 곧 김해 사람들 스스로를 위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정의를 위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무관심은 미움보다 더한 무책임입니다. 이번 선거에 관심을 더 많이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은 관심을 가지고 그것을 표현함으로써 바뀌어지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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