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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야기

강기갑 후보, 2시간 내기가 그리 어렵던가

by 달그리메 2012. 3. 29.

총선을 앞두고 블로거 간담회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경남도민일보와 100인닷컴, 경남블로그공동체에서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모두 열 번의 간담회를 준비했습니다. 사천 하동 남해 강기갑 후보와는 여덟 번째로 예정된 간담회였습니다. 처음 정해진 시간을 그쪽 사정에 따라 몇 번 변경을 한 결과, 28일 저녁 6시 반 삼천포에 있는 강기갑 후보 선거 사무실에서 간담회를 하기로 했습니다.

간담회 시간과 장소는 전적으로 후보들 스케줄과 형편에 맞춥니다. 시간과 장소가 정해지면 시간이 나는 블로거들이 모여서 움직입니다. 시간을 내는 것도 그렇지만 드는 비용도 모두 블로거들이 부담을 합니다.

약속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 경남도민일보 앞에서 4시 반에 모여 출발을 했습니다. 김훤주님, 이윤기님, 장복산님, 선비님, 천부인권님, 민병욱 기자 그리고 저까지 해서 모두곱 명의 블로거들이 저녁 시간을 냈습니다.

일곱 명이 한 차에 탈 수가 없어서 두 차로 출발을 했습니다. 사천을 지나 목적지에 거의 도착을 할 무렵, 앞서 도착을 한 민병욱 기자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강기갑 후보 쪽에서 6시 반에 시간을 맞출 수가 없고 9시가 되어야 가능할 것 같다구요.

1분 1초가 아까운 후보들 입장을 백 번 이해합니다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해도 이건 경우가 아니다 싶었습니다. 만약 6시 반에 시간을 낼 수 없을 사정이 생겼다면 미리 연락을 했어야 옳았습니다. 그래서 9시에 시간을 낼 수 있다고 알려주었으면 간담회를 할지 말지에 대해서는 블로거들이 다시 의논을 하면 됩니다.

런데 약속 시간에 맞추어 약속 장소에 거의 도착 할 즈음에야 사정을 알려왔습니다. 더 우스운 것은 선거 운동을 책임지고 있는 관계자가 선거 사무실에서 있을 블로거 간담회 일정조차 아예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블로거 간담회가 무엇인지도 잘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면서 무슨 일이냐고 재차 물었습니다.

사천이 남해 하동과 합해지면서 선거 구도가 복잡해졌습니다. 선거구는 하나로 합해졌지만 표가 분명하게 나뉘어져 내용을 들여다보자면 극명한 대립 구도를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지역구를 잃은 남해 하동 표가 똘똘 뭉치고 사천 표는 사천 표대로 뭉치게 생겼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느 지역구보다 선거 운동을 하는 후보들이 어려울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특히 강기갑 후보의 어려움은 더 큽니다. 사천 표라고 할 수 있는 이방호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를 하면서 사천 표를 나눠 먹어야 하면서 당선이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강기갑 후보는 지난 4년 동안 일약 스타 국회의원이 되었습니다. 독특한 모습과 더불어 몸을 사리지 않는 의정 활동으로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습니다. 강기갑 후보활약상과 그의 진정성으로 민심이 호의적이기는 하지만 하동 남해 지역민들의 이해 관계에 얽혀 그런 것들이 표심으로 연결되는 일이 쉽지 않은 것이 지금 처해진 현실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사천 남해 하동 지역의 성격상 인터넷을 통한 선거 운동이 다른 대도시와는 다르게 별 효과가 없을 거라고들 합니다. 저 역시 그런 이야기에 공감을 합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후보들에게 주어진 선거 운동 시간을 환산해보면 족히 수백 시간은 됩니다. 선거 운동을 하는 입장에서 보자면 1분 1초 가 아까울 것입니다. 그러나 그 수백 시간 중에서 단 2시간을 블로거 간담회에 투자를 하는 것이 강기갑 후보에게는 그리 손해rk 되는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거지요.

간담회를 통해서 사천이 남해 하동과 하나의 지역구로 묶어진데 대한 의견이며, 그동안 의정 활동을 하면서 느꼈던 일이나 생각들, 그리고 앞으로의 포부나 공약을 풀어놓으면서 그런 이야기들이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고 기록으로 남겨질 수 있다면 선거의 당락과는 상관없이 강기갑 후보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보람있는 일이 아닐까 싶은데 말입니다.

열심히 노력하고 욕심을 내고 그렇게 한 만큼 다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적당하게 운도 따라주고 기회가 찾아와 주고 그래야 한다는 것을 살면서 깨닫게 될 때가 많습니다. '가장 간절하고 절실한 것일수록 사소한 것에 매이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더 큰 것, 혹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게 된다.' 어디에서 주워들은 소리입니다.

간담회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2시간의 시간조차 기꺼이 내지 못하는 강기갑 후보를 보면서 한편으로 절박한 심정을 이해하면서도 지금 어떤 것에 너무 매여 허둥거리는 것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블로거들은 허탕을 치고 돌아왔지만 간담회와는 상관없이 어쨌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어떤 결과에도 후회가 없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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