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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우포늪 일출 광경 촬영기

by 달그리메 2011. 1. 4.

해마다 새해 첫날이면 떠오르는 해를 보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해맞이로 유명한 곳을 찾아가더군요. 그 많은 사람들의 무리를 보면서 빌고 싶은 간절함을 저마다 가슴에 안고 사는구나 싶기도 하구요. 그렇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새해 해맞이 그런 것에는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1년 365일 뜨는 해가 새해 첫날이라고 별시리 의미가 있을까 그리 생각하고 삽니다.

새해와는 상관없이 해돋이를 보러 우포늪으로 갔습니다. 해맞이를 하러 바다로 가야 하는데 우포늪으로 간 것은 최근들어 우포늪 해맞이가 유명해지기 시작했다는 소문을 듣고서 입니다. 
일출 시간이 7시 30분 쯤이라는 정보를 챙겨서 6시에 서둘러 집을 나섰습니다. 혹시나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일출 모습을 놓칠지도 모른다 싶어서요.

우포늪 해돋이 지점에 도착을 했을 때는 7시가 조금 지나 있었습니다. 아무도 없을 줄 알았는데 일출을 찍기 위해 KBS 방송국에서 먼저와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방송국 사람들이 세워놓은 카메라 옆에다 삼각대를 세우고 포카스를 맞추었습니다. 사실방송국 사람들이 어련히 알아서 자리를 잡았을라나 싶어 슬쩍 다리를 걸친 거지요.  

10분 20분 시간이 흐르고 주위는 환하게 밝았지만 해는 떠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지루하게 흘렀습니다. 오들오들 떨리기 시작했습니다. 옷을 여러벌 챙겨입고 나섰건만 겨울 아침 추위가 손끝 발끝까지 파고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좋은 풍경을 담고 싶은 욕심에 이리 저리 카메라를 돌려가며 정성을 들였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온 몸이 덜덜덜 떨리자 도대체 이 놈의 해가 왜 이렇게 안 떠오르는지 그 생각 뿐이었습니다.

옆에 자리를 잡고 있던 KBS 직원들도 어서 빨리 해가 뜨기를 바라는 마음은 저와 마찬가지인 것 같았습니다. 발을 동동 구르며 혹시 몇 시에 해가 뜨는지 아느냐고 묻길래 7시 반쯤으로 알고 왔다고 답을 했는데 그때 시간은 이미 40분을 넘어서서 45분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야 누가 올라가서 해 좀 꺼집어 올려라 이러다 얼어죽겠다." 방송국 아저씨가 그렇게 고함을 지른 2분 후쯤에 보일락 말락 애를 태우던 해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해가 완전하게 모습을 드러내는데 걸린 시간이 채 6분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 순간을 담기 위해 새벽 5시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1시간 가량을 사시나무 떨듯이 떨어야 했습니다.

한마디로 말을 하지면 우포늪 일출은 좀 싱거웠습니다. 바다에서의 해돋이처럼 장엄하거나 심금을 울리는 감동이 있거나 그런 게 훨씬 덜하다고 해야 할까요. 사람들이 왜 해맞이를 하기 위해서 바다로 모여드는지를 알 것 같았습니다.


어릴 때 팔월 한가위 정월 대보름 달맞이와 새해 해맞이를 하러 산에 올라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온 바다를 붉게 물들이며 물안개 틈으로 둥실 떠오르는 달과 해의 모습은 참으로 장관이었지요. 거기에 비긴다면 산에서 떠오르는 해돋이는 뭐랄까 좀 허무했습니다. 

아무튼 그런 저런 곡절 끝에 찍은 우포늪 해돋이 사진과 동영상입니다. 별로 폼이 나지 않아도 우포늪 일출을 보지 못한 분들에게 보여드리면 좋겠다 싶어서 올립니다. 우포늪 해돋이를 바라보며 새해 기원하는 일들이 잘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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