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농협에서 단감을 홍보하기 위한 2014년 블로거팸투어를 마련했습니다. 경남에서 생산되는 '단감'을 알리기 위해 재작년과 작년에 이어 세 번째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농산물을 홍보하기 위해 동일 품목을 두고 블로거 팸투어를 세 번이나 할 수 있었던 까닭에는 농민 운동을 했던 독특한 이력의 김순재 조합장이 있습니다.

 

창원에서 나는 단감은 우리나라 전체 생산량의 80%를 차지할 만큼 높은 비율을 차지함에도 다른 과일에 비해 인지도가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경남을 대표할 수 있는 과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람들에게 단감을 인식시키는 일이 필요하다고 김순재 조합장은 거듭 거듭 강조를 합니다. 단감 팸투어를 계속 하는 까닭도 거기에 있는 것이구요.

 

김순재 조합장

 

얼마 전에 농수산물 시장에 가서 좀 이상한 과일을 봤습니다. 파인애플 모양을 닮긴했는데 크기는 파인애플 보다 훨씩 작고 붉은색도 자주색도 아닌 것이 몹시 선명한 색깔을 띠고 있었습니다. 신기하긴 했지만 선뜻 손이 가거나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마트에 가더라도 흔하게 먹어왔던 우리나라 과일 만큼 외국에서 들어온 신기한 과일들이 많습니다. 괴상하게 생긴 열대 과일과 각종 수입 과일을 보면서 이제 정말 농사도 전쟁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여러가지 과일이 수입이 되는 것처럼 우리나라 과일도 다른 나라로 많이 수출이 되고 있습니다. 단감도 마찬가지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다른 지역도 아닌 과일이 지천으로 널려 있을 것 같은 동남아 지역으로 단감을 수출하느냐는 것입니다. 알고 보니 동남아로 단감 수출을 많이 하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동남아 지역에서 생산되는 과일은 기후 탓으로 과육들이 대부분 무르다고 합니다. 거기에 비해 아삭아삭한 식감을 가지고 있는 단감은 그 곳에서는 대접을 받는다고 합니다. 특히 동남아로 여행을 가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물렁한 그 곳 과일에 질러 단감을 선호한다고 하니 여행지에서는 그 곳 음식을 즐겨라  그런 이야기가 통하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그렇다면 동남아에 단감 대신 홍시를 수출하는 것은 불가능할까요?

 

단감은 중극이나 일본도 생산이 되고 있지만 우리나라 단감에 비해서 질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그런 이점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단감은 수출 시장이 많이 열려있는 셈입니다. 블로거 한 분이 땅이 넓은 중국에서 왜 단감 나무를 심지 않으냐고 질문을 했더니 여러가지 복합적인 문제가 있긴 하겠지만 무엇보다 단감은 심어놓고 제대로 된 상품을 수확하기 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하네요. 

 

다른 과일들은 4~5년 정도 지나면 돈을 만들 수 있지만 단감은 최소 7년, 제대로 된 상품을 생산해 내기위해서는 15년 정도 걸린다고 하니 성질 급한 사람은 단감나무 절대 못심을 것 같습니다. 그냥 흔하디 흔한 과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 말을 듣고 보니 새삼 단감이 다시 쳐다보입니다.

 

필리핀, 대만, 인도, 말레이시아, 싱가폴 등 동남아로 수출이 되는 단감은 최고의 품질은 아니라고 합니다. 손쉽게 사고 팔 수 있는 정도의 물건 정도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좀 더 고급 시장을 개척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갑부들이 많이 살고 있는 중국 상하이 시장을 겨낭하는 것이지요. 돈 많은 사람들이야 물건만 좋다면 가격이야 아무 문제가 없으니까요. 단감 수출 시장은 넓어보였습니다.

 

 

오전에 모여 간단한 설명을 들은 후 블로거들은 각각 배정받은 단감 농가로 취재를 나섰습니다. 우리가 찾은 농가는 문산에 있는 문산단감공선출하회 회장님댁이었습니다. 문산은 김해, 창원, 창녕 지역에서 조금 벗어난 곳입니다. 경남에 살면서도 문산에서 단감을 그렇게 많이 생산하는지 잘 몰랐습니다.

 

한창 수확철이라 눈코 뜰새없이 바쁠텐데 시간을 내서 미리 기다려주시는 회장님의 첫인상이 더없이 푸근해 보였습니다. 블로그를 통해 홍보하는 것이 단감을 알리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알지만 모르는 사람들은 잘 모릅니다. 특히 평생 딸흘리며 농사만 지어오신 분들은 더더구나 그렇습니다. 바쁜데 방해가 된다고 아예 거절을 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잠시 작업장에 앉아서 회장님께 이런 저런 궁금한 점을 물었습니다. 문산에 이렇게 단이 많은줄 몰랐다고 하니 단감 생산량이 진영, 북면에 이어서 문산이 3위이고 사천이 4위라고 말씀을 해주십니다.

 

한 눈에 봐도 농사가 어마어마해보이는데 전부 단감 나무가 심어져 있는 면적이 어느 정도냐고 물었더니 2만평이라고 합니다. 2만평이 어느 정도인지 사실 한 평의 땅도 가지지 못한 저로서는 짐작이 불가능했습니다. 2만평에 심어져 있는 단감나무가 3천주 정도 된다고 합니다.

 

연 순 수입이 궁금했습니다. 인건비를 포함해서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했습니다. 드는 비용을 제하고 순 수입이 얼마냐고 물었더니 웃으시면서 1억 정도 된다고 합니다. 생각했던 것 보다는 작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1억이라는 돈만 놓고 보면 많겠지만 1년 내내 2만평을 관리하고 수확하는 데 드는 노력이나 공에 비하면 그리 많다고 할 수 없지 않을까요? 

 

 

더 나이가 들어서 농사를 지을 수 없을 경우 이 많은 단감나무를 어쩌나 싶어 자녀들을 물어봤습니다. 3남 1녀가 있는데 다들 도시에 나가서 산다고 합니다. 자식 중에 한 사람에게 농사를 가르쳐서 물려주어야 하지 않겠냐고 하십니다. 요즘은 단감밭을 임대를 내주기도 한답니다. 큰 욕심만 내지 않는다면 자기 땅이 없어도 농사를 짓고 싶은 분은 이런 방법도 가능할 것 같았습니다.

 

단감농사를 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일손 구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봄 가을에 일손이 많이 필요한데 사람 구하기가 힘들어서 아주 애를 먹는다고 했습니다. 특히 봄에 감꽃을 솎아내는 일손 구하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품삯이 여자와 남자가 다른데 여자는 일당이 5만 오천원이고 남자는 10만원, 건강한 노동을 원하시는 분 강추입니다.

 

작업장이 너무 멀다고 대신에 주인 내외분이 단감 따는 장면을 직접 연출해주시겠다고 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 다음에 실직을 하면 이곳에 와서 일을 해도 되겠냐고 했더니 언제든지 환영한다고 합니다. 

 

 

깍아내놓은 단감을 먹어보니 당도가 높았습니다. 그래도 비가 잦아서 당도가 작년만 못하다고합니다. 농사는 사람이 아무리 잘해도 하늘이 도와주지 않으면 어렵습니다. 특히 단감은 수확시기가 중요한데 서리를 맞아버리면 상품이 안되기 때문에 따로 보험을 든다고 했습니다. 11월 10일 안으로 냉해를 입으면 보상을 받는다고 하네요. 세상이 참 좋아졌다 싶습니다.

 

회장님은 문산 단감이 참 맛이 좋다고 했습니다. 특별히 맛이 있는 이유가 있냐고 물었더니 일조량도 중요하고 특히 문산은 공기가 좋아서 그렇다고 합니다. 물 맑고 공기 좋으면 안 좋은 게 있냐 싶은데 회장님의 다음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문산에서 나는 단감이 맛이 좋은 이유는 무엇보다 나무가 고령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15년 생이 가장 맛이 있는데 문산 단감 나무가 15~17년 생이 많다고 했습니다. 회장님이 단감 농장을 시작한 것이 20년 가까이 되니까 대충 시기가 맞는 것 같습니다.

 

물론 시기도 중요하지만 거름을 주거나 나무 껍질을 벗기는 작업 등 관리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는 말씀을 보탰습니다. 무농약이나 저농약으로 농사를 지으면 훨씬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구요. 농장을 돌아보니 한창 물이 오른 감나무들의 둥치가 튼실했습니다.

 

 

회장님 농장에서 생산되는 단감의 판로는 대부분 수출을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 농가나 수출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합니다. 회원 자격이 있는데 3천평 이상 농사를 지어야 하고 농사를 지은 80% 이상을 수출 물량으로 내놓아야 회원 자격이 주어진다고 합니다.

 

수출을 하는 단감 농가는 단감 농사를 짓는 농가 중에서도 부농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농장에서 멀리 않은 곳에 있는 수출 물량 선별 작업장을 직접 안내를 해주시겠다고 해서 따라 나섰습니다.

 

 

수출 물량을 선별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이 장면은 연출입니다. 하필 도착을 하고 보니 일하는 아주머니들 휴식시간이라 기계가 쉬고 있었습니다. 마음씨 좋은 우리 회장님 금방 사진만 찍을테니 조금만 기계를 돌려라 해서 급하게 선별 기계를 돌렸습니다. 원래는 이렇게 덤성덤성 하지않고 감이 착 차서 돌아갑니다~ 어쨌든 회장님 배려심은 짱이었습니다~~^^

 

수출 물량을 선별하고 포장하는 맞은 편 건물에서는 서울 가락동 시장으로 보내는 물량들을 분주히 싣고 있었습니다. 수출을 할 수 있는 농가 자격이 있기 때문에 물량을 국내에서 소화하는 농가는 수출을 하는 농가에 비해 규모가 작습니다.

 

 

일손이 귀하기는 여기도 마산가지인 모양입니다. 동남아에서 온 노동자가 아닙니다.외국이나 유럽에서 온듯한 아주 세련된 모습의 일꾼입니다. 일하는 모습이 무척 밝아보여서 좋았습니다. 

 

문산에서 생산되는 단감이 동남아로 서울로 떠나고 있습니다. 수출하면 우리는 자동차나공산품을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FTA로 인해 농촌이 더욱 피폐해질 거라는 우려도 많습니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이렇게 쉽없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도 나도 도시로 모여들고 책상에 앉아서 하는 일이 더 가치 있다는 믿는 세상에서. 농촌이 건강해야~ 흙을 밟고 살아야~ 우리의 삶이 건강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팸투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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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달그리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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