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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야기

내가 경선후보 자신을 돌아보라 했던 이유

by 달그리메 2012. 1. 3.
창원을 진보진영 경선 후보들과 블로거 간담회를 하고 난 후 제 블로그에다 '창원을 경선 후보들 자신을 한 번 돌아봐라(http://dalgrime.tistory.com/entry/창원을-경선후보들-자신을-한번-돌아봐라) 그런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그랬더니 공감을 하신 분들도 있었지만 뭐 개뿔도 모르고 그런 소리를 하냐 그런 반응들도 많았습니다. 이런 댓글도 달렸더군요.


 "무책임한 글이다.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이런 개소리는 더 이상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확하게 누가 잘못했는지 그로 인해 어떤 문제가 발생했는지를 밝혀야 한다.
  (* 원인제공한 인간이 가장 큰 잘못을 한 것.)
  결과만 보고 모두의 책임이다라고 하는 이러한 자세 때문에 신상필벌의 원칙이 무너지고 이 사회가 개판인 것이다"

안경쓴 분이 박훈 후보, 가운데 김창근 후보, 그 옆이 손석형 후보입니다.(사진 -실비단 안개)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정치에 대해서 정말 개뿔도 모릅니다. 블로그에 정치글을 가끔씩 올리기는 하지만 정치를 잘 알아서가 아니라 그냥 대중의 입장에서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는 바를 적을 따름입니다. 이 글 역시 그런 입장으로 적는다고 보시면 맞습니다. 

난장판이 되어가는 지금의 상황에서 책임을 묻자면 당연히 원칙을 어긴 후보의 잘못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 자체를 부정하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손석형 후보를 두둔하고 나설 까닭도 없습니다. 김창근 후보 말처럼 원칙도 지키지 않으면서 민주주의 운운하는 것은 애당초 잘못된 일이라는 생각에 백번 공감합니다.

그럼에도 제가 원인을 제공한 후보를 몰아부치지 않고 모든 후보들에게 자신을 한 번 돌아보라는 취지의 글을 쓴 이유가 있었습니다. 지금 진흙탕 속에 빠져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진보신당이니 통합진보당이니 하는 것들을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한 번 물어보십시오. 진보신당이 어떤 당인지는 물론이고, 민주노동당이 통합진보당으로 바꿨다는 것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일 겁니다.

말하자면 사람들은 크게 여당 야당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관심이 있거나 관계가 있는 사람들은 다르겠지만요. 한나라당이 들어서 4년 동안 살림살이를 말아먹어도, 말도 안 통하고 원칙도 없는 세상이 더러워도, 그래서 바꾸고 싶은 마음이 꿀떡 같아도 막상 찍으려고 하니 찍을 당이 없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사람들이 괜히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걸까요? 
진보신당이니 통합진보당이니 하면서 편을 갈라 자기들끼리 싸우고 지지고 볶으면서 서로가 잘났다고 옳다고들 합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절대 한 가족이 아니라고 합니다. 밖에서 보면 다 한 집안 식구로 보이는데 말입니다. 누가 큰 집인지 누가 작은 집인지는 모르겠지만요.

식구들끼리 니가 옳니 내가 옳니 그 난리를 피우는데 누가 그 싸움판을 기분좋게 들여다보고 있겠습니까? 자기는 다 옳고 상대가 틀렸는데 왜 사람들이 그걸 모르느냐고 답답해 합니다. 그러면서 집안 싸움의 내력을 모르면 무식한 인간 취급을 합니다. 여당 썩었다고 하면서 결국은 대중들 정치 불신을 키우는데 자신들도 일조를 한다는 사실을 스스로가 모른다는 것이지요.


경남도민일보에서 있었던 블로거 간담회 모습입니다.(사진-실비단안개)

그날 블로거간담회에서 마지막에 블로거 한 분이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만약 원인을 떠나서 선거 결과에 깨끗이 승복할 마음이 있느냐?'
그랬더니 박훈 후보는 내용이야 어떻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겠다. 그리고 단일후보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습니다. 손석형 후보 역시 선거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단일후보를 도와서 승리하는 데 힘을 거들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김창근 후보만은 원칙을 무시한 선거에 절대로 굴복할 수 없다는 답변을 했습니다. 후보 단일화를 도울 수 없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 답변을 듣는 순간 최악의 결과로 야당이 질 수도 있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그런 결과가 나온다 하더라도 끝까지 모든 책임의 원인을 손석형 후보한테만 돌리겠지요.

그렇다면 모든 유권자들도 그렇게 받아들일까요? 통합진보당 책임져라 진보신당 옳다~ 그건 어디까지나 당원들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지 야권을 응원했던 대중들은 야당의 실패를 전부에게 묻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서 점점 더 정치에 환멸을 느끼게 되겠지요.


김창근 후보가 내새우는 책임론 원칙론이 정당하다면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한다면 경선에서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설령 김창근 후보의 진심을 헤아지리 못하거나 안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지게 되더라도 그것은 유권자의 뜻으로 받아들이면 되는 것입니다. 이명박을 보더라도 알겠지만 진실이 반드시 언제나 승리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끝까지 책임론 원칙론을 내세우면서 선거 결과에 승복할 수 없고 그래서 야권 단일후보를 내는데 동참하지 않겠다는 것이 진정한 대의고 정의라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블로그에서 올린 내용이지만 정말 대의를 위해서 스스로를 희생할 줄 아는 정치를 하지 못하는 게 대한민국 정치인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본인들이 들으면 억울하고 황당한 이야기일지 몰라도 제가 상황 판단을 하지 못해서 후보 자신을 돌아봐라고 이야기 한 것은 아닙니다. 너무 한가운데 서 있으면 본질을 제대로 볼 수 없다고 그러지요. 이렇게 생각하는 대중들도 있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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